알렉시스 토크빌은 확실히 혁명주체는 아니었다. 1848년 6월 노동자 봉기에 대해 그가 기술한 내용은 극히 반동적인 성격의 글이 실린 책자에나 나올 법하다. 하지만 상류층 인사에 속하는 토크빌조차도 프랑스 혁명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경의를 표하는 정도로 그칠 수 없었다.
“혁명을 일으킨 프랑스 사람들이 종교에 관해서는 우리보다 믿음이 약하다고 하나, 적어도 이들에게는 우리에게 없는 가히 존경할만한 수준의 믿음이 남아있었다. 자신들 스스로를 믿었던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인간이 가진 힘과 개선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인간의 긍지를 세우고자 자발적으로 나서며 열과 성을 다했고, 인간의 덕성을 믿었다. 자부심은 저들이 가진 무기였다. 자부심이 과도하면 실수에 이르기도 하지만 자부심이 없으면 국민은 예속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저들은 사회 변혁과 인적 쇄신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프랑스 국민들에게 있어 이 같은 감정과 열정은 일종의 신흥 종교처럼 여겨졌으며, 종교가 일으켰던 것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며 저들을 개인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 열정과 감정이 프랑스 국민들을 영웅주의와 헌신의 세계로 몰고 갔고,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사소한 재산들에 무심하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 역사를 연구해온 필자는 프랑스 혁명 초기에 나타났던 것과 같은 혁명은 여태껏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솔직한 애국심으로 그렇게 사심 없이 그렇게 진정한 위대함을 보여준 혁명은 없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 L'Ancien Régime et la Révolution (1856)>>, 제III권 제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