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호 프랑스 서평 단신들

2015-02-0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호랑이와 파리> / 조르당 푸이유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내몽골 자치주의 황량한 초원에서 중국 총킹의 산악지대 마을, 보하이 바다에서 양쯔강까지 여행하면서 중국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강에서 시신을 끌어올리는 작업, 해적 소탕 혹은 경찰과의 숨바꼭질 등 중국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자비한 자본주의와 포스트 마오쩌둥식 정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중국의 모습을 짧은 텍스트와 사진으로 살펴본다. 생생한 묘사와 감동적인 문체 덕분에 관광·국제도시로서 상하이가 보여주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일반 중국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빛도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6㎡의 작은 방에서 생활하는 물 긷는 여성의 모습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해 싸우는 중국 서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법치국가의 길> / 플로랑 파르망티에

“우리에게 유럽연합 가입은 유럽과 러시아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를 조금씩 유럽화시키고 법치국가를 채택할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입니다.” 어느 우크라니아 여기자가 메이던 광장의 사위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이 여기자의 말을 바탕으로 이 책은 유럽이 모델이 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크라니아 및 구소련 내 동유럽 국가의 정책 변화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유럽 제도들이 국제기구의 영향을 받아 법치국가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이어서 우크라니아와 동유럽이 자체적으로 법치국가를 실질적으로 이뤄가는 데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광업 붐> / 릴라 슐리

농산물과 면화가 수출품의 90%를 차지하는 부르키나파소는 금광도 보유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금광 11곳이 개발 중이다.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국민들이 삶의 질과 구매력을 높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금광 분야는 노동력 착취가 여전하다. 요하네스버그대학의 연구가로 있는 저자는 수 년 전부터 부르키나파소의 노조 갈등을 연구해오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광부, 주민, 노조, 투쟁가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파업과 시위는 정부에 의해 가혹하게 진압되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게 해 주었다. 하지만 광산 지역의 노동 조건과 생활수준은 여전히 열악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시오니즘> / 피에르 스탕뷜

프랑스 유태인평화연합 소속인 저자는 시오니즘의 다양한 성격을 연구하며 ‘국가주의, 식민주의, 반유태주의에 대한 보복, 메시아 신앙의 왜곡된 형태’가 뒤섞인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건국 신화를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태인 중심 역사의 허구적 수치, 역사의 왜곡, 성경의 민속적 해석을 비판하며 저자는 인간의 얼굴을 한 시오니즘을 구축해 간다. 이에 대한 증거로 시오니즘 좌파는 언제나 피식민지배자였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또한 저자는 시오니즘이 유태인 공동체의 다양한 디아스포라 역사를 버리고 군사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이념이 지배적인 새로운 유태인 역사를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왜 부익부빈익빈은 심해지는가?> / 모니크 팽송 샤를로, 미셸 팽송

이 책은 예시가 풍부한 매뉴얼 형식으로, 부유층 전문 사회학자 두 명이 10세 이후의 아동을 대상으로 펴낸 것이다. 총 19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속 자본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중심 사상을 쉽게 소개한다. 사회 계급, 계급투쟁, 금융 자본 혹은 상징적 자본, 노동, 봉급, 이익, 상속, 투기, 세금, 틈새시장, 조세 천국, 공장의 해외 이전, 이자 등의 개념을 정확하고 쉬운 언어로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독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