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호 보존의 희망

2015-03-04     로마노 프로디

사헬(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의 지역을 지칭한다. 1년의 대부분은 건기이고, 6∼8월의 짧은 우기에 200mm 안팎의 비가 내린다. 유목민의 생활무대이며 세네갈 강(江) ·나이저 강 ·차드 호(湖)의 연안에서는 농사도 짓는다-역주) 지역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으며 3천 만 명의 저수조 역할을 하는 희귀한 자원인 차드호(湖)가 가속화하는 사막화와 호수유역 주민들의 압력으로 사라지고 있다. 차드호가 불안정한 지역의 평화를 조장하는 만큼 그걸 다시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환경시스템과 경제개발, 그리고 지역 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로마노 프로디|전 EU집행위원회 의장

 

차드호는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대호수인데, 가속화된 사막화와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위험에 처해있다. 사하라 사막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우기 시즌의 유무에 지나치게 민감해 언제나 수위가 급격한 변화를 보여 왔다. 평평한 편인 호수 바닥 때문에 놀라운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1962년 이래로 수위가 4m나 낮아져 호수 표면적이 90%나 축소됐다. 게다가 1980년대부터는 가뭄이 계속되고 강수량이 감소하는 것과 같은 기후변화, 그리고 호수 연안 주민들의 자원 착취로 인해서 물의 75%가 호수에 이르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해서 현재는 호수면적이 2,500㎢이하로 축소됐다. 특히 지류인 엔자메나 강으로 합류하는 로고네강과 샤리강 같은 지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지역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3천만 명의 식수, 어업, 가축사육, 농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물의 양이 급감해 긴장감을 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소과 동물의 종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차드호는 이제 중앙아시아에서 아랄해(海)가 이미 겪은 같은 운명을 맞이할 위험성이 농후하다.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차드호는 급속히 사라질 것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종의 다양성 위기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에 자리 잡은 국가들은 니제르에서의 쿠데타라던가 중앙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의 폭력 사태, 카메룬에서 선거후에 발생한 혼란, 차드에서의 군사 작전 등과 같은 정치적 위기, 증가하는 빈곤, 국제적 개입 등에 대응해야했다. 호수가 사라지면 이런 주변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며 이 때문에 해당 국가들이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2년 전에 인근 국가들인 카메룬, 니제르, 나이지리아, 차드와 차드호 위원회(CBLT)의 여타 가입국이 9억 유로에 달하는 5개년(2013∼2017년) 투자계획을 채택했다.(1) 이 액수 중 10%는 위원회가 직접 관리하는 국경 간 활동에 할당되고, 나머지는 소속 국가가 관리하여 호수 인근 지역에 투입될 것이다. 지난 4월 볼로냐에서 열린 회의에서 기부국들은 이 계획에 원칙으로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사헬 지역 국가들을 지원한다는 목적 내에서 상당액의 금융지원을 할 것이다. 아프리카 개발은행(BAD)도 참여해 벌써 8천만 유로를 풀었다.

이 플랜은 이 지역의 경제와 환경 조건의 개선, 안정, 빈곤 퇴치를 위해 필수적인 자원으로서의 호수를 보존하려고 개입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단지 수자원과 사용 가능한 물의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농업과 어업, 연안의 축산 농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또한 이 지역 주민들이 수입원을 보존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지역 주민들을 능동적으로 참여시켜 지역의 통합과 협력을 이끌어낸다는 기대도 있다.

이 활동은 각 연안 국가들이 관리하는 하위 프로그램으로 나눠진다. 한편으로는 환경시스템을 보존하고 지역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관건이다. 즉 어업센터를 활성화시키고 가축사육을 장려하며 곤충과 기생충, 곰팡이나 버섯류로부터 수확물을 보존하는 새로운 기술을 전파하고 호수 연안이 해로운 식물들로 잠식되는 일을 막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 계획은 환경상의 피해, 특히 살충제의 남용을 최소화하고 동식물의 종의 다양성을 보존하면서 생산성을 증가시키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호수의 수자원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모두 개선해야 한다. 샤리-고로네 강의 준설작업과 인수 작업을 통해서, 또한 훨씬 더 야심차게도 차드호의 물의 일부를 유리한 계절, 그러니까 우기에 콩고강의 지류인 우방기강으로 내보내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를 실현하려 한다.(2) 30년 전에 이미 이탈리아 엔지니어인 마르첼로 비치가 트란사가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콩고강의 물을 인근 차드호로 끌어오기 위한 다기능 인프라구축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 계획들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차드호 위원회 가입국들은 현실성이 없는 ‘새로운 기술’ 연구에 매진하지 않기로 했다. 새로운 기술이란 것은 벌써 50년 동안이나 가입국 주민들의 삶을 옥죄이면서 소리만 요란했을 뿐이다. 호수가 곧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는 한시가 중요하다. 주민들의 생각을 움직여 다시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 ‘차드호의 지속가능한 개발프로그램’(Prodebalt)이 유럽연합과 아프리카개발은행의 공동보조로 2008년 6천만 유로에 달하는 예산으로 착수되어 구체화됐다. 토양 복구 및 보호와 더불어, 8천 헥타르 면적의 사구 조성, 2만 3천 헥타르 크기의 목초 환경시스템 재조성이 그 주요한 작업들이다.

차드호 위원회 가입국들은 5개년 계획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동시에 전례가 없이 의욕적으로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했다. 공적 자금이건 사적 자금이건 기부금을 모으는 임무는 두 사람의 걸출한 아프리카 인물에게 맡겨졌다.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인 올루세군 오바산조 올루세군과 부르키나파소의 전 외무부 장관인 하마 아르바 디알로가 무거운 책무를 맡았다. 아프리카연맹(African Union)의 의장인 모리타니아인 모하메드 올두 압델 아지즈, 유럽집행위원회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아프리카연맹집행위원회 의장인 엔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는 이 책무를 보조한다. 사실상 이 계획은 거대한 위기를 맞이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위기 대처능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들은 또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도움도 요청한다. 금융지원 뿐 아니라 이미 시험을 마친 선진국의 과학과 기술을 차드호 위원회에 이전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해 4월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볼로냐에서 국제회의가 열려 차드호를 구하기 위한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볼로냐선언으로 회의는 마무리됐는데,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 소득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프로젝트가 가장 적합한 역량을 갖춘 주체들에 의해서 추진되도록 세계과학위원회도 만들기로 합의했다.

나는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하고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엔 사무총장이 사헬 지역에 보낸 특사로서의 사명을 끝마치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먼저, 주민들에게 식량과 물 공급을 보장해주어야 하고, 위생과 교육,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 보고서는 폭력이 더 광범위하게 인접지역으로 확산되어갈 뿐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작성된 것이다. 다르푸르, 리비아, 수단, 말리에 이어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 특히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북부 지역을 유린한 보코하람 테러단체의 폭력 행위가 증폭되는 상황과 더불어 이 지역은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차드호를 재생하려는 일 같은 프로그램은 갈등을 예방하거나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고정하는 전략과 부합한다. 이 계획은 빈곤과 젊은이들의 절망 뿐 아니라 전쟁과 테러와도 직면해야 하는 이 지역에 커다란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차드호 위원회 소속국가들의 새로운 정책의 방향은 특히 공공질서의 회복과 안전 분야에서 이미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2월 16일 누아촛에서 열린 짧은 정상회담에서 모리타니아, 부르키나파소, 말리, 차드와 니제르의 대통령은 ‘사헬 5개국’을 결성해 개발과 안전에 관한 각 나라의 정책을 상호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수장격인 아프리카연맹의 의장인 모리타니아의 모하메드 올두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아 대통령은 이 그룹을 가리켜 “이 지역의 상호 협력을 감시하고 조율하는 제도적 기구로서, 안전에 관한 정책을 조율하고 사회적‧경제적 발전 프로젝트를 실현해야하는 2중의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공동으로 할당되어 소집된 3,000명의 병사들이 차드호 주변의 국경들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호수의 안전에 관한 국방장관들의 회담이 열린 시기에 카메룬에서부터 출발했다. 위원회 소속 회원국가들 간의 상호 조율은 보토하람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5월 17일 파리에서 주최된 회합과 같은 국제적인 연대의 움직임과 더불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는 보다 확고한 투명성과 엄격성을 요구하는 거대한 보존 프로그램의 시작에 불과하다. 아프리카개발은행과 세계은행을 필두로 한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이 계획의 건전한 관리를 보장할 감사단을 발족시킬 필요가 있다. 신뢰성과 미래는 이런 식으로 쌓여 가야한다. 물론, 이 계획만으로는 사헬과 특히 위기에 봉착한 차드호 남쪽 지역의 모든 난관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관리 방법에 있어서 총체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을 촉발할 것이다. 그로부터 발생한 변화가 경제적 발전을 가져와, 갈등과 빈곤으로 생이 점철됐던 관련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다. 그 어떤 하늘 아래서도 평화를 다지고 개발을 추진하는 데 있어 불신과 분열과 원한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다. 서로 함께 일한다는 건 국민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또한 그 장애물을 극복하는 가장 멋지고 훌륭한 제도인 것이다.


(1)차드호 위원회는 1964년 호수 연안의 4개국에 의해서 결성됐다. 그 이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가 가입했다. 호수에 운명에 무관심 할 수 없는 다른 국가인 수단, 이집트, 콩고, 콩고 민주 공화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했다. www.cblt.org
(2) www.transaquaproject.it

글‧로마노 프로디 Romano Prodi
전 이탈리아 총리. 2012년과 2013년 사헬지역에 유엔 특사로 파견됐다.

번역‧이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