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주의와 내셔널리즘 사이에서

2015-04-02     도미니크 비달
이 책(1)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을 최초로 다루고 있으나 특히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군사 및 정치 무대를 주로 다룬다. 공동 저자 세 명은 1980년대에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설명한다. 이 운동은 이슬람을 기본으로 하고 지하드를 팔레스타인 해방의 수단이자 목표로 다룬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2000년과 2004년에 이슬라엘군에 대한 테러에서 자살테러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무장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게 되었다. 2005년부터는 이스라엘에 사격포 공격도 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 파타흐와 하마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두 조직과 맺는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슬람 지하드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어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 이데올로기 패치워크처럼 여러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중동을 단순한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이슬람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동시에 내셔널리즘도 추구하고 있다. 수니파인 이 단체는 이란 혁명에서 영감을 받고 있고 헤즈볼라를 주요 동맹으로 보고 있다. 어쨌든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옛 유물 취급을 받는 제3세계 연대주의를 그 뿌리로 하고 있다.
 
정치인 올리비에 로이가 이 책 서문에서 마침 다루고 있고 저자들도 분명히 강조하고 있는 면이 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 동시에 추구하는 이슬람주의-내셔널리즘은 이슬람을 편견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모순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이 이 책에서는 일반인을 목표로 쉽게 잘 설명이 되어 있고 본문 아래에 달린 주석 설명도 풍부하다. 여기에 여러 단체기 꽤 자세히 정리되어 있고 이슬람 전반을 다룬 참고문헌도 풍부하다.
 
저자들은 나름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연구 대상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에 대해 연민을 드러낸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창설된 1980년대와 달리 무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도 물리치지 못하고 있고 파타흐,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해방운동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하루 전에 세 번째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독립투쟁)가 일어났는데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은 단순히 벌판에 불을 붙이는 불씨가 아니라 화재 같은 존재로 봐야 할 것이다.’
 
아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사망한 지 10주년을 맞았다. 예루살렘에서 유럽1 채널의 통신원으로 근무한 적 있는 엠마뉘엘 포는 아라파트가 어떻게 해서 죽음을 맞았는지 따져본다.(2) 알 자지라 방송은 아라파트가 세상을 떠나고 7년 후에야 아라파트의 암살설을 은근히 언급했다. 이에 아라파트의 미망인 수하는 프랑스에서 소송에 들어갔다. 스위스 전문가들은 아라파트가 폴로늄으로 독살되었을 수 있다고 했으나 러시아와 프랑스 전문가들은 자연사라고 결론지었다.
 
 
 
<각주>
 
(1) Wissam Alhaj, Nicolas Dot-Pouillard, Eugénie Rébillard, <교리에서 해방까지?(De la théologie à la libération?)>, La Découverte, 파리, 2014년.
(2) Emmanuel Faux, <아라파트 사건(L'affaire Yasser Arafat)>, L’Archipel, 파리, 2014년.
 
 
 
글·도미니크 비달 Dominique Vidal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