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中 추가 랠리 가능, 고평가는 경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중국 증시가 올해도 높은 수익과 랠리를 지속하겠지만 주식에 대한 과잉매입과 지나치게 높은 평가는 경계해야 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금융과 투자 전략 정보를 제공하는 '키 파이낸셜 미디어'의 설립자인 트랑 호는 주식차트를 보면 중국의 상장지수펀드(ETF)가 과잉매입 상태이며 주식 평가도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투자자들이 증시가 저점으로 복귀하기 전 조정 장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싶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최근 통화정책 조치들을 보면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겐 중국 지도자들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은행 대출을 늘리고 성장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19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약 2개월 만에 다시 종전보다 1%포인트 낮춘 18.5%로 결정했다. 인하된 지준율은 20일부터 적용된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지준율을 또 낮춘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통화당국이 외환보유고 감소를 만회하려고 국내적 대응책 정비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까지 외환보유고가 약 2630억달러(약 285조원)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통화량 지표인 M1통화(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의 약 4.7% 손실에 해당한다"며 "연간 M1 확대율이 종전의 8.9%에서 2.9%로 감소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 이는 어느 누구도 바라는 일이 아닐 것"이라며 "GDP 성장이 약 7%에 불과한 점에선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이 당초 20%에서 지난 1월부터 2단계 인하를 통해 1.5%포인트 줄었고, 이에 힘입어 본원통화는 7.5% 늘었다"며 "이는 이미 시행된 지준율 인하는 물론 앞으로 시행될 지준율에 대한 보완책도 된다"고 강조했다.
◇ 성장 둔화·부동산 시장 침체·디플레이션 등은 부정적 요소
중국 정부는 주택수요 부양을 위해 '2차 모기지' 대출 조건을 완화했다. 모기지란 구입 대상 주택을 담보로 장기주택자금을 빌리는 것이며, 2차 모기지란 그동안 상환한 장기주택자금을 다시 대출받는 것이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17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2015~2016년에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다. 특히 중소도시들의 경우 주택 재고량은 넘치는 데 비해 부동산 투자 수요는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중국의 주거용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앞서 1~2월 감소율은 18%다. 전체 부동산 판매는 같은 달 2% 줄었고 1~2월엔 16% 급감했다. 지난달 부동산 부지 판매는 20% 감소했다. 1~2월 감소율은 18%다.
부진한 신용대출 증가율, 생산자물가 하락, 저조한 소비자물가 증가율 등은 모두 중국이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해 있음을 나타낸다.
바클레이즈 보고서는 "부진한 무역 성장률과 저조한 통화 및 금융 관련 지표들이 나온 이후 시장의 기대는 이미 낮아진 상태다"면서도 "중국의 경제활동 부진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위력적인 부정적 요소"라고 보았다.
또한 "특히 산업생산 성장률은 전년대비 5.6%로 크게 둔화해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전기 및 전력 생산과 제조업 설비 감소가 전반적인 둔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올 들어 현재까지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14% 증가로 더욱 줄었다(1~2월은 13.9%)"며 "같은 기간 소매 판매도 10% 증가로 감소했다(1~2월 11%)"고 덧붙였다.
◇ ETF, 과잉 매입 상태에선 주가 방향 하락 반전 가능성 있어
중국 주가를 따라가는 '마켓벡터 중국 AMC SME-차이넥스트 EFT'(CNXT)는 올 들어 17일 현재까지 약 45% 급등했다. 이 EFT는 선전증시를 구성하는 중소기업보드(SME Board)와 창업보드(ChiNext Board)에서 거래 중인 '100대 중소기업주 자본가중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CSI300지수를 추종하는 '도이체 X-트래커스 하베스트 CSI300 차이나A주 ETF'(ASHS)는 올 들어 현재까지 약 40% 유입됐다. ASHS는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A주 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시가총액 규모가 큰 중국의 300대 기업들의 주가를 따라간다.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FXI)는 20% 상승했다. FXI는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25개 중국 대형주다. 이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주식은 H주라고 한다.
MSCI 선진진수인 '아이셰어즈 MSCI 차이나 ETF'(MCHI)는 22%,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대표적인 ETF인 'SPDR S&P 차이나 ETF'(GXC)는 19% 급등했다.
중국 ETF들은 해외 ETF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신흥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이머징마켓 EFT'(EEM)는 올 들어 9% 올랐다. 또한 미국 외 선진증시지수인 MSCI EAFE 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EAFE ETF'(EFA)는 8% 상승했다.
FXI와 또 다른 차이나 ETF들은 50거래일 평균치와 200거래일 평균치를 모두 웃돈다. 이는 모두 과잉 매입 상태임을 나타낸다. 이 기술적인 수준을 지나치게 웃돌거나 밑돌 때마다 방향이 반전되는 경향이 있다.
◇ 과거 선례로 볼 때 추가 랠리 가능하나 지나친 고평가는 문제
US 글로벌 인베스토스에 따르면 중국의 과거 활황 시장을 분석해보면 현재의 주가가 아직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US 글로벌 인베스토스의 프랭크 홈즈 CEO는 17일 고객들에게 발송한 이달 보고서에서 "중국 H주에서 계속되고 있는 랠리는 역사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며 "앞으로 더 오를 여지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년간 중국 H주의 거래내역을 조사해보면 오늘날까지 25차례의 랠리에서 평균적으로 27주 동안 약 75% 상승했다"며 "최대 기록은 62주 랠리에 207%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홈즈 CEO는 "현재의 랠리는 56주간 계속돼왔고 상승폭은 58%"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조만간 있을 조정 장세는 장기적으론 매수 기회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ETF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최대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차이나 ETF인 CNXT와 ASHS는 현재 수준에선 과잉 평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CNXT와 ASHS의 주가수익비율(PER)은 FXI의 각각 2배와 3배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매출액비율(PSR) 역시 높은 어닝 성장률을 감안하더라도 FXI에 비해선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