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직원 불만글에 ‘악의성 댓글?’
온 국민의 질타를 받은 ‘땅콩회항’ 사건의 주인공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가 또 다시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조양호 회장이 직원들과 소통을 하겠다며 만든 대한항공 사내 익명 게시판에 불만글이 올라오자 조 회장이 ‘으름장’을 놓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변함없는 행태를 꼬집으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 또한 조 회장에게 배운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난달 대한항공 ‘소통광장’이라는 사내 익명 게시판을 개설했다. 이 게시판은 지난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땅콩회항’ 사건 이후 오너 일가의 수직적 문화와 소통 미흡 문제해결을 위해 마련됐다.
소통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만큼 직원들의 여러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 20일 <MBN>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한항공 사내 익명 게시판인 ‘소통광장’에서 직원 전용 주차장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대한항공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본사 직원은 매달 1만8000원을 지불하고 이용하고 있는데, 오히려 본사 외 직원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끼리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은 게시글이 올라온 다음 날인 지난 11일 “회사가 주차장을 제공할 의무가 없으며, 말이 많은 OC 주차장은 없앨 계획입니다. 걱정 마세요”라는 댓글로부터 시작됐다. 특히 이 댓글의 작성자가 조양호 회장으로 밝혀졌다고 <MBN>이 보도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익명 게시판인 만큼 누가 글을 쓰고 댓글을 달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댓글 작성자가 조양호 회장이라는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소통’을 강조하며 개설한 게시판에서 한 달 만에 갑질논란이 발생한 것은 대한항공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도 결국 조 회장의 가르침(?) 덕분에 생긴 것 아니냐”는 등의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땅콩회항’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선고를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징역 3년을 구형 받았다. 지난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1심과 같은 형량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