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도 시설도 내·외국인 구별
내국인이 쓰는 화폐는 모네다라 부른다, 외국인은 컨버터블 페소를 쓴다. 컨버터블 페소와 미국 달러의 환율은 100:90이다. 즉, 100달러를 바꾸면 90컨버터블 페소를 준다. 이전까지 달러와 컨버터블 페소의 환율은 1:1이었다. 여행자들은 컨버터블 페소로 환전할 필요가 없이 달러로 지불했다. 그러나 2004년 미국 달러에 대한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더는 미국 달러를 쓸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유로화나 엔화를 가져가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쿠바에서는 외국인과 내국인이 사용하는 화폐만 다른 것이 아니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구분돼 있다. 외국인은 외국인에게 허용된 호텔과 숙소에서만 머물 수 있다. 택시도 외국인과 내국인이 이용하는 것이 구별돼 있다. 시보레 택시의 경우 내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또 버스도 외국인 전용버스가 따로 있다. 시설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훨씬 좋다. 비싼 값을 치르는 만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지만 엄격한 통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도 요령껏 내국인이 쓰는 화폐(모네다)를 쓸 수 있다. 또 내국인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과 시장과 가게를 이용할 수 있다. 버스나 택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식당이나 빵 가게, 거리의 아이스크림 가게 등 내국인이 이용하는 시설을 적절히 이용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이를테면 외국인 전용 레스토랑에서는 점심값으로 팁과 음료를 포함해 보통 15 컨버터블 페소(약 17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내국인 식당에서는 20페소(약 70센트)면 거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또 길거리 피자 한 판은 6페소(30센트), 색소를 넣은 음료수는 1페소(5센트)다. 쿠바인은 외국인 전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하나, 비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