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평 단신

2015-06-04     편집자

 

-아프리카 편

<아름다운 거지 나라 : 내전 이래의 앙골라> / 리카르도 소아레스 데 올리베이라

아프리카 경제 순위 3국인 앙골라를 상세히 다룬 보기 드문 책에 속한다. 옥스퍼드 대학의 조교수인 저자는 2000년대 전후시기를 맞고 오일 붐으로 국내총생산이 10배가 늘어난 앙골라를 연구한다. 그러나 이 성공 스토리는 사실 모래위의 성에 지나지 않았다. 자원을 가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앙골라도 지도층의 무능으로 자원을 활용해 제대로 된 발전을 구축하지 못했다. 인프라가 부족하고 인프라 관리도 형편없었다. 저자는 앙골라의 새로운 엘리트층의 오만한 행동을 분석하며 나라가 발전하려면 힘의 관계가 아니라 정부가 고안한 정책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나라를 근대화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교육과 문화> / 레오폴 세다르 생고르

1960년에서 1980년까지 세네칼 대통령으로 있었던 레오폴 세다르 생고르가 1963년과 1987년 사이에 행사 혹은 세미나에서 했던 연설 원고 42개가 수록되어 있는 귀중한 자료집이다. 생고르의 평소 생각이 담겨 있는 연설집으로 태동하는 공화주의를 건설해 공고히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생고르는 정치인이지만 대학에서 문법을 전공하고 고전 문학과 언어학을 가르친 적이 있는 문학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정신을 깨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1972년 세네갈 일반 콩쿠르 수상자와 이들의 교수진에게 생고르는 교육은 인간의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하고 사회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시인이자 대통령인 생고르는 새로운 세계 문화 질서를 완성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라고 철학자 술래이만 바시르 디아뉴가 서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아메리카 편

<독재의 혼란 속 선교 활동> / 클로드 라카이유

퀘벡 출신인 클로드 라카이유는 1960년에서 1980년까지 라틴 아메리카 독재체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 곁에서 선교사로서 활동한 경험을 들려준다. 연대의식과 핍박받는 사람들의 수호를 표방한 이 같은 종교적 약속은 식민 역사로 점철된 라틴아메리카 사회에서 이루어졌다는 면에서 가톨릭교회가 추구하는 정신을 보여준다. 힘 있는 자들을 돕는 이론을 고수하는 사람들, 그리고 해방 교리에 영감을 받아 약자 계층을 보호하기로 한 사제들이 대립했다. 당시 아메리카의 반공산주의 투쟁에 바티칸이 개입하자 서민 동네와 시골에 세워진 가난한 자들의 교회는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 사상 사이에 전례 없는 대화의 창을 만들어 굴종과 배척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상당한 액수를 모집했다.

 

-아시아 편

<새장의 컬러> / 아룬 페레이라

마오쩌둥 사상을 따르는 게릴라의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죄목으로 아룬 페레이라는 2007년 5월에 체포되어 인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 한 곳에서 5년의 수감 생활을 했다. 페레이라가 갇힌 감옥은 인도 중부 도시 나그푸르의 중앙 감옥으로 강도, 살인자, 불법 무기 소지자 등이 수감되는 곳이다. 페레이라는 2011년도 1차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감옥에서 출소하는 날, 페레이라는 또 다른 반란을 주도했다는 죄목으로 다시 체포되었다. 마오쩌둥 사상을 따르는 운동을 격파하려던 당시 시대의 희생자였던 셈이다. 페레이라 같은 정치범은 여러 번 체포되기에 수감 기간이 긴 경우가 많다. 페레이라는 2012년 1월에 다시 자유를 찾게 되었고 감옥에 있는 동안 수첩에 기록을 했다. 수첩에는 심경을 담은 간단한 글과 편지, 스케치도 있다. 페레이라의 기록은 민주주의 국가로 포장된 인도의 수감 현실을 드러낸다.

 

-사상 편

<철학가, 사제, 그리고 화가> / 스티븐 내들러

르네 데카르트는 1629년에 30대가 되어 조용히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네덜란드에 정착하기로 한다. 중간 중간 짧은 여행 다녀온 것을 빼면 데카르트는 20년 간 네덜란드에게 머물렀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 스티븐 내들러는 당시 경제가 풍요롭던 지방에 사는 주민들의 학문과 예술 생활을 묘사했고 데카르트 사상의 기원과 모음집도 설명한다. 데카르트의 친구들 중에 아우구스틴 블뢰마르트 사제가 있었다. 학자와 철학가들과 교류하던 사제였다. 블뢰마르트는 데카르트가 크리스틴 여왕의 부름을 받고 스톡홀름에 가기 전에 프란스 할스에게 데카르트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의뢰했다. 그러나 데카르트가 추구했던 마음의 안정이 흐트러지게 된 계기는 스웨덴의 정신이라 불린 관용과 표현의 자유가

정작 스웨덴에서 어느 정도 제약이 있어서였다. 당시 스웨덴은 여러 종교가 받아들여지긴 했으나 가톨릭 신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었다.

데카르트의 사상,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범위에서 벗어난 형이상학적 성찰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두 대학에서는 데카르트의 철학을 가르치는 일이 금지되게 된다.

 

리뷰 단신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

중국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고비를 넘을 수 있을까? 중국의 경제, 인구, 부정부패, 민족 간 갈등에 관한 일곱 가지 기사를 통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본다.

(Vol. 94, n° 3, 5-6월, 격월간, 1년 정기구독 : 89.95달러 – 58 E 68th Street, New York, NY 10065, 미국)

 

<디 아틀랜틱>(THE ATLANTIC)

이슬람 신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동성애자와 페미니스트들을 대신해 미국 보수당의 표밭이 되었는가? 직원들이 대학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는 미국의 중산층을 구해낼 수 있을까? 캐나다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재가 보수당을 낙선시킬 것인가?

(5월, 월간, 4.95달러 – 600 New Hampshire

Avenue, NW, Washington, DC 20037, 미국)

 

<디슨트>(DISSENT)

세계의 이주를 다룬 특집 기사에서는 미국 이민자를 위한 인권 운동가 두 명이 최근의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중국 노동자 계급에 대한 기사도 다뤄본다.

(봄, 계간지, 10알러 – PO Box 15025,

North Hollywood, CA 91615, 미국)

 

<라 르뷔 드 레네르지>(LA REVUE DE L’ÉNERGIE)

1973년과 2014년 사이에 일어난 흐름을 살펴보면서 석유 가격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 기사가 소개된다.

(N° 624, 3-4월, 격월간, 40유로 – 1, rue du Bac, 75007 Paris)

 

<랑 02>(L’AN 02)

새로운 자본주의에 관한 특집기사는 경영진의 권한 독점, 유기농 농업의 시장 종속에 따른 부작용을 개선할 방법으로 개인의 발전(자발적 기업가 마인드)을 제안하며 이에 관심을 갖는다.

(N° 7, 봄, 6개월마다 발행, 7유로 – 12, cité Leroy,

75020 Paris)

 

<시앙스 에 상태>(SCIENCE & SANTÉ)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가 발행하는 잡지로 이번 호는 전염병과 관련한 놀라운 현상을 소개한다. 30년 만에 유럽과 미국에서 근시환자 수가 두 배나 늘어났고 싱가포르인 83%도 근시환자로 나타난 것이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며 먼 곳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N° 25, 5-6월, 격월간, 무료 – 101, rue de Tolbiac, 75013 Paris)

 

<레조>(RÉSEAUX)

개인 정보 보호와 사생활 보호 법에 대해 알아본다. 분산된 네트워크 구조를 도입할 것인가? 검색엔진 배제선언의 robots.txt의 기술 및 법적 가치에 대해 조사해 본다.

(Vol. 33, n° 178-179, 1-3월, 격월간, 25유로 – La Découverte, Paris)

 

<르뷔 데 듀 몽드>(REVUE DES DEUX MONDES)

강한 정부의 복원을 주장하는 장 피에르 슈벤망 프랑스 전 내무부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를 다룬다. ‘군대와 도전’은 프랑스와 유럽의 시각에서 분석해 본다.

(N° 5, 3월, 월간, 15유로 – 97, rue de Lille, 75007 Paris)

 

번역 ⁃ 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졸. 번역서로는 <프랑스 엄마처럼>(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