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부지점장 20억원 횡령 후 잠적

2015-06-08     선초롱 기자

우리은행 직원이 고객 계좌에서 수십억원을 빼돌려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금융센터 부지점장 A씨는 지난 4일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 돈 20억원을 횡령한 후 호주로 도주해, 우리은행 본점 검사국이 사건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가족이 호주에 거주하는 ‘기러기 아빠’로 알려진 A씨는 횡령한 돈 일부를 호주 현지 은행에 만들어 놓은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빼돌린 돈은 기업계금으로, 예금주인 B기업 담당자가 “예금조회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은행 측에 신고하면서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우리은행 측이 사실 확인에 나서자 이날 오전 평소처럼 출근해 근무 중이던 A씨는 곧바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리은행은 곧바로 해당 계좌에 출금제한을 걸어 약 11억원을 회수했고 현재 나머지 9억원에 대해서도 환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A씨가 횡령한 돈을 언제, 어떻게, 어디로 보냈는지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20억원 외에 더 횡령한 돈이 없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A씨의 가족들은 이미 한국을 떠났고 A씨가 호주행 티켓을 끊은 사실과 관련해, 은행 측은 A씨의 가족이 호주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 간 금융사고 규모는 1조3248억800만원(29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신한은행(54건)과 NH농협은행(53건)의 뒤를 이어 52건을 기록했다.

또 횡령과 유용과 관련된 사고는 농협(159억원)의 뒤를 이어 우리은행이 115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10억원 이상 건수는 우리은행이 4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