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를 느낄 때일지도 모르겠다.” 제1장의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의 방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공포를 느낀다고? 실제로 신문매체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신문의 경제 모델도 주춤거리고 있다. 광고 수입이 감소하고 광고주들이 인터넷과 같은 다른 매체, 정보와 같은 다른 콘텐츠에 관심을 돌리면서 신문의 존재가 위협받게 되었다. 신문 구독자들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표면에 불과하다. 더 큰 위기는 바로 신문의 저널리즘이 타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정보가 중요한 저널리즘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취재를 위해 발로 뛰는 일도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과 공짜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회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2006년에 저자 넬슨 리히텐슈타인은 <월마트: 21세기 자본주의의 얼굴>이란 총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 후 2009년에 나온 새로운 저서가 <월마트, 기업-세계>이다. 전자는 거대 유통기업 월마트의 성장을 짚어보는 책이고, 후자는 월마트와 대중 머천다이징의 성장을 연관짓는 책이다. 1962년 미국 남부 시골에 세워진 월마트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가 되었다. 연간 매출액이 무려 3750억 달러에 이르고, 전세계에 6천 개 체인점을 두고 있다. 멕시코, 캐나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종업원 수를 둔 거대기업이기도 하다. 중국 제품의 수입으로 인해 월마트와 공급업체들의 관계가 국가 간 외교적인 관계로까지 확산될 정도다. 그야말로 월마트는 새로운 자본주의 단계인 ‘기업-세계’다. <월마트, 기업-세계>는 미국인 고용주가 야기하는 차별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국민이 힘을 합해야 진정으로 월마트의 고용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핵무기? 대부분의 전략과 강대국 정치인들에게는 필요악으로 인식되는 존재다. 저자 조르주 르 겔트는 원자력청(CEA)에서 국제관계를 총괄한 바 있다.
저자는 책에서 핵무기는 꼭 있어야 할 무기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 논리는 많다. 저자에 따르면 우선 핵무기가 있다고 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며 정치적 목표를 성공시켜주지도 않는다. 더구나 핵무기가 어떻게 사용되느냐는 정부 수뇌의 합리적인 행동에 달려 있다.
“핵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도박이나 믿음일 뿐 확실한 것도 아니고 정책이 될 수도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핵무기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할 뿐만 아니라 지난 30년간의 국제관계를 요약해준다. 저자는 프랑스의 이론가들, 특히 푸아리에 장군과 생각을 같이한다는 느낌을 준다.
푸아리에 장군은 ‘핵의 합리적인 미덕’을 강조한 바 있다. 즉, 핵보유국들은 자동적으로 핵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는 의미다. 이 책은 핵을 억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뚜렷하게 내세우지는 않지만 핵무기를 구체적으로 감축할 필요는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