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새 브랜드 'The-H'에 밀리나?

2015-06-19     선초롱 기자

현대건설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존 입주자들과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19일 <시사포커스>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일 열릴 서울 반포동 삼호가든3차아파트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를 앞두고 삼호가든3차에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The-H’를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가든3차는 강남권에서 올해 첫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건축 단지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교대역으로 넘어가는 법원 언덕길에 있고, 교통과 학군이 좋아 강남의 요지로 꼽힌다. 내년 12월 착공 예정인 삼호가든3차는 기존 424가구에서 34층 6개동 835가구로 변모할 예정이다. 추산 사업비 규모 또한 1200억원에 달하고 일반 분양가 하한선은 3.3㎡당 평균 36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조건이 잘 갖춰진 지역의 재건축인 만큼 대형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것저것 제안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건설도 이에 질세라 삼호가든3차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 ‘The-H’를 사용한다고 입찰 제안서에 밝혔다.

현대건설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으려하는 이유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인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의 새로운 브랜드 요구 또한 힐스테이스의 브랜드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6년 현대건설이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힐스테이트는 브랜드 선호도에서 2010년 2위에서 2011년 6위로 급격히 떨어지는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원하는 ‘최고’의 이미지에서는 점차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빅5’ 건설사 중 5위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실제로 반포동 삼성 래미안퍼스트지(84㎡) 시세는 14억5000만원으로 바로 옆 반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84㎡) 보다 1억5000만원 정도가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당시에 비해 반포 래미안퍼스트지는 가격이 2억원 이상 올랐고, 힐스테이트는 1억5000만원 가량 시세가 떨어졌다. 이에 삼호가든3차 조합원들도 현대건설의 ‘The-H’의 적용 방침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지난해부터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 ‘현대엠코’를 놔두고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퇴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이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현대건설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이번 삼호가든3차 재개발 수주전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야심차게 준비한 ‘The-H’ 브랜드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호가든3차 재건축을 위해 1회성으로 적용되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라는 말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기존 힐스테이트 입주자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반발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새로운 브랜드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The-H 브랜드가 1회성으로 사용되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로 결정되든,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수명이 다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삼호가든3차 수주전을 통해 현대건설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