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그리스 사태 불안감에 '혼조'
유럽 주요증시가 2일(현지시간) 혼조로 마감했다. 오는 5일 그리스에서 실시되는 구제금융안 찬반 국민투표를 앞뒀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부담을 안겼다.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협상을 중단한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0.33% 상승한 6630.47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98% 내린 6630.47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0.73% 내린 1만1099.35로 거래를 마감했다.
그리스는 오는 5일 채권단이 기존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내걸었던 협상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투표용지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구제금융안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인쇄된다.
국민투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의 신임을 묻는 측면이 강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표가 나올 경우 국제 채권단과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했다.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우세할 경우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그리스 국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회견에서 오는 5일 예정인 국민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으로 나오면 다음날에도 장관직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무 재조정이 불가능하며 긴축을 요구하는 또 다른 구제금융안에 서명할 바에야 자신의 팔을 자르겠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가 일으킬 효과는 미지수다. 국민투표의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 반대를 확인하더라도 국제 채권단과 협상에서 교섭력을 강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리스 최대 여론조사 기관 프로라타의 조사 결과 이번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투표자의 비율이 47%, 찬성이 37%로 전망됐다. 반면 세계적인 베팅업체 패디파워에서 찬성에 돈을 건 이들의 비율이 85%에 달했다.
영국의 석유대기업 BP가 4.4% 상승하며 FTSE100 상승에 힘을 실었다. BP는 2010년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고 미국 정부에 187억달러(약 21조6600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