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전산장애, 항공취소·거래중단·언론차단

2015-07-09     온라인뉴스팀

미국에서 8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항공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르기까지 거의 동시 다발적으로 컴퓨터 오류가 발생했다.

먼저 미국 4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의 전산에 장애가 발생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8일 오전 8시. 유나이티드 소속 여객기들은 미 전역의 공항에서 이착륙을 준비했지만 갑자기 운행이 일제 취소 혹은 지연됐다. 

유나이티드는 항공사 전체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오류로 먹통이 되면서 여객기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두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시스템이 복구돼 운항이 재개됐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800편이 지연됐고 59편은 취소됐다.

유나이티드는 성명을 통해 "(네트워킹 장비인) 라우터 문제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의 네트워크 연결에 장애가 발생해 8일 오전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라우터 문제는 해결됐고 현재 정상 가동중"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문제가 일단락되자 금융가에 오류가 잇따라 발생했다. 오전 11시 32분. 글로벌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 거래가 예고도 없이 중단됐다. 운영업체인 NYSE 그룹은 "내부의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공지했다. 구체적 원인을 명시하지는 않은 채 "해킹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나스닥과 전자증권거래소 등 다른 거래소들은 정상으로 운영됐고, 투자자들이 이곳을 통해 거래하면서 집단적 투매나 '패닉'은 빚어지지는 않았다. 거의 4시간만인 3시 10분 시스템 복구로 거래가 재개됐지만 중국 증시 폭락, 그리스 채무 위기로 가뜩이나 위축됐던 투자 심리에 기술오류까지 겹쳐 매매주문 취소가 잇따랐다. 결국 NYSE의 다우지수는 261.49(1.47%) 떨어진 1만7515.42로 마감했고 나머지 주요 지수들도 1.5% 이상 하락했다.

월가에서 가장 저명한 경제지인 WSJ의 홈페이지도 NYSE의 거래 중단 소동으로 접속이 불가했다. NYSE의 거래 중단과 거의 동시적으로 WSJ의 홈페이지의 메인홈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NYSE 거래중단과 관련한 기사나 정보를 찾기 위해 다수가 WSJ 웹사이트로 접속하면서 과부하가 걸려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 중단과 관련한 NYSE의 공식발표와 해킹 가능성을 배제하는 당국의 발표가 나온 이후 오후 부터 WSJ 웹사이트 접속이 원활해지기 시작했다.

컴퓨터 오류가 몇 시간 격차를 두고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조직적 해킹과 배후에 대한 음모론적 추측이 잇따랐다. 하지만 당국은 개별적 오류라며 연쇄적 해킹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국토안전부는 NYSE 일시 거래 중단이나 유나이티드 소속 항공기들의 운행 지연취소에 대해 기술적 오류 이외에 외부의 악의적 활동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의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의 해킹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련의 기술적 오류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회 전반의 디지털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NYT는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일반인은 물론 기업, 국가 역시 이러한 기술 오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