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 요청 이어 오늘 개혁안 제출

2015-07-09     온라인뉴스팀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구제기금에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리스가 유로존 정상들이 통화공동체에 남으려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내세운 요구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첫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에 유럽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 정부는 8일(현지시간) 유럽안정화기구(ESM)에 3년간 자금지원을 요청하며,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일련의 개혁조치를 즉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공식 요청서에 이어 9일 자정까지 개혁조치와 예산 삭감 등에 대한 세부적 내용을 담안 포괄적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정상들은 오는 12일 예정된 회의에서 이 제안서에 담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연금및 세제 개혁 입장을 면밀히 살핀후 구제에 나설지 여부를 판단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제적 검토는 완전한 패키지가 회의 석상에 올려져야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협상 타결을 위한 분위기는 만들어지고 있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 부담을 덜어낼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또 오는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럽중앙은행(ECB) 부채 35억유로를 상환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전체 장기 협상에서 단기 자금제공이 담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달부터, 그리스는 지난 5년 동안 유동성을 공급해온 2450억유로 규모의 기존 구제금융에서 자금을 더 이상 지원받을 수 없다. 지난달 30일 구제금융은 만료됐다. 또 그리스는 지난주 약 15억유로의 IMF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

미국은 독일 등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구제금융 협상에서 융통성을 발휘하길 요청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필요한 개혁을 단행한다면,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부채 축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 장관은 "그리스의 부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그리스 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유로존 정상들이 부채 재조정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이후 그리스의 최대 채권기관 중 하나인 IMF는 부채 재조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주에 유럽은 그리스의 부채 만기를 "최소" 20년 정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오는 20일 ECB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ECB는 긴급유동성공급(ELA)을 중단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금융시스템은 붕괴돼 그리스 정부는 자체 통화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사실상 그렉시트인 셈이다.

이날 그리스 정부는 은행 영업을 정지하고  현금인출기(ATM) 1일 인출한도를 60유로로 제한한 자본통제를 1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ECB가 ELA 동결을 지속하면서 이뤄진 조치이다.

ECB의 정책위원인 크리스티앙 누아예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 합의 전까지 그리스 은행에 대해 ELA 한도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과 클라우스 레글링 ESM 대표 앞으로 보낸 서한은 2년 구제금융을 다뤘던 지난주 요청서를 대체한다.

이날 요청서에서 차칼로토스 장관은 그동안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 협상에서 핵심이었던 세제, 연금과 관계된 조치를 포함해 일부 개혁이 이르면 다음주 초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은 또 이전보다 강한 어조는 아니지만 부채 감축도 요청했다. 유로존의 고위 관리들은 이날 오후 지원 요청서를 의논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ECB에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럽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독일 닥스지수는 0.7%, 프랑스 CAC40지수는 0.8% 올랐다. 남유럽에서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2.6%, 스페인 IBEX는 0.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