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위한 새 긴축 개혁안 제출
그리스 정부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개혁안을 막판 제출했다. 새 개혁안은 기존보다 강도 높은 긴축을 수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등 외신은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이 9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개혁안을 받았음을 그의 대변인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개혁안 제출 시한은 벨기에 브뤼셀 현지시간 이날 자정(한국 현지시간 10일 오전 7시)이었다.
그리스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개혁안을 승인했으며 오는 10일 의회에 세수 증대와 연금 개혁 관련 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친다.
그리스 측의 재정수지 개선 규모는 지난 5일 국민투표로 부결시킨 채권단의 기존 제안보다 긴축 정도가 강해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결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그리스 현지 일간 카티메리니가 이날 출처를 특정하지 않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새 개혁안에서 내년까지 각종 경제개혁 조치들로 개선될 재정수지 규모를 기존 80억유로에서 120억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그리스 측은 앞서 80억유로 규모의 재정수지 개선폭이 담긴 기존 개혁안의 내용을 채권단과 큰 틀에서 합의했었다.
이번에 재정수지 규모를 조정한 것은 그리스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그리스와 채권단은 올해 그리스의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1%, 내년 2%로 합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재정수지 개선 규모가 2년간 130억유로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결국 그리스 측의 재정수지 개선 규모는 지난 5일 국민투표로 부결시킨 채권단의 기존 제안보다 확대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새 개혁안이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일부 세력은 물론 연정 파트너인 그리스독립당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Left platform)은 추가 긴축이 조건으로 붙는 3차 구제금융 협상안에 부정적이었다.
유로그룹은 오는 11일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평가해 브리지론과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통한 3년간 자금지원 협상 재개 여부를 협의할 계획이다. 오는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통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