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평범한 가정들, 공교육에 맞서다

홈스쿨링의 새로운 부상

2008-09-26     룰리엥 브리고 | 저널리스트

국가 이데올로기 거부감, '교육부 폐지론'도
공교육의 '베이비시터' 전락에 학부모 반기

난 2004년 대통령선거 이슈에 종지부를 찍었던 주(州), 오하이오 내에서 '아메리카의 심장'이 뛰고 있다. 1)
 지난 세월 광맥이 있던 계곡 바닥 깊숙이 하킹 강이 흐르고, 캡틴 송과 울새들의 노래 소리에 공기가 살랑인다. 그 곳에는 특별한 두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는 톰킨스 가족의 전원주택이 있다.
 비록 검은 칠판은 없지만, 톰킨스네 거실도 부모들이 직접 자기 자식들을 교육시키는 수 천 개의 개인 교실 중 하나다. 자택교육 혹은 '홈스쿨링'이 진행되는 현장이다.
 선반 아래에는 고속 인터넷에 연결된 두 대의 컴퓨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설사 모르는 것이 있어도, 분명 그것을 아는 세상의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이 자택교육의 모토 중 하나다. 그가 네티즌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고, 도서관에 있는 저자일 수도 있다.
 과거 오하이오 주, 아테네 대학에서 예술사 교수로 재직했던 제인 톰킨스 부인이 열 두 살짜리 아들 윌과 열다섯 살짜리 딸 베키가 지켜보는 가운데 들려준 말이다. 그녀는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이 하던 미국 헌법에 대한 충성맹세를 기도와 성경읽기로 대치시켰다.
 이런 '홈스쿨러들'의 가정에는 눈을 씻고 봐도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아이들은 수업중에 '교실'에 앉아서, 수업하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숙제를 챙긴다. 윌, 베키 그리고 가톨릭 신자인 이웃 주민의 자녀 두 명이 받는 교육이, 전통적인 미국의 교육시스템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유일하게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든지 수업을 멈춰가며, 자신들의 리듬에 맞춰 공부하고,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그들의 프로그램은 일상생활과 다름없었고, 엄마의 역량과 아이들 요구에 따라 꼼꼼히 짜여졌다. 피아노수업, 역사, 과학, 수학 수업 그리고 타자와 그 밖의 수업들이 있다. 한눈에 봐도 아이들은 호기심이 넘쳐보인다. 굳이 그들이 우파 혹은 좌파 이념 중 어느 쪽에 서있는가는 중요치 않다. 홈스쿨링 동참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교육과 배움에 대한 '개념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아무데서나, 아무 때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말과 바캉스에도 진행되는 열린교육이 있을 뿐이다. 인터넷이나 혹은 통신판매로 구입한 교과서를 챙기고, 유사한 생각을 지닌 가정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협동체에 동참하고, 블로그, 전문가 사이트 혹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단체들을 찾아 가입한다. 그런 홈스쿨러들은 날로 점증하고 있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고(박스 기사 참조) 프랑스, 영국,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도 예외는 아니다.2)
 안정된 중산층이자 기독교 신자인 톰킨스 부인이 아이들을 공교육장으로부터 빼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악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계기가 또한 자택교육 운동의 초석이 됐다. 학교건 사교육장이건 간에, 그곳을 드나드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악적이며, 병든 가치를 설파하고 있다고 이들 부모들은 판단한다.
 고등학교와 대학 캠퍼스에서 생긴 인질극과 대량학살사건 등, 일련의 사건들은 '학교는 위험한 곳이며, 신체적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한층 강화시켰다. 그 밖의 부모들은 자식들을 '컨트롤'하지 못할까봐 우려한 나머지, 스스로 모든 것을 도맡아 해보려는 속내를 내비친다.
 그러나 그것은 톰킨스 부인이 '히피'라 칭하는 좌파 '홈스쿨러들'의 '근심꺼리'와는 또다르다. 정작 좌파 '홈스쿨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학교가 순하고, 시스템에 순응하는 아이들을 가공해 내고, 애국적이고 관료적인 도그마를 설파하며, 소비 성향의 가치를 주입시키는 장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반대 이유들을 내세워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히피'이건 아니건, 부모들은 자식들을 집단교육의 장으로부터 빼내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자택교육이 미국의 50개주에서 합법화되고, 그로부터 1년후인 1994년 톰킨스네 첫딸은  충격에서 채 가시지 않은 상태로 학교에서 귀가해, 엄마에게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들은 욕설에 대해 털어놨다.
 톰킨스 부인은 침착하고 인내심 많은 부인이나, 딸의 얘기를 듣곤 그 며칠 전,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청했던 제임스 돕슨씨의 가족 기도문을 떠올렸다. 그는 전 세계로 전파되는 복음방송 '가족포커스'를 진행하는 유명인이다. 그때만 해도 자택교육이 '히피'들만의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강사가 교재와 가족협동체를 이용하면 스스로 자기 아이들의 학습을 얼마든지 책임질 수 있다고 하던 말이 퍼뜩 떠 오른 것이다. 그녀는 방송에서 들은 충고대로, 딸을 즉각 지역학교에서 빼냈다. 아테네 콩테지역 만큼 무사안일한 곳이 또 있을까. 지역 미디어들은 애들까지 끌어들여 공립학교는 파멸의 장소와 그다지 닮지 않았다는 기사들을 반복적으로 터뜨렸다.
 콩테에 속한 5개 지역구중 3곳에서, 65가구의 100여명 정도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고, 3700명이 공교육을 받는다. 취학아동 숫자의 3%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아직 해일까지는 아니지만, 철썩대는 파도 정도에 비유할 만 하다. 1999년부터, 학교에서 자녀들을 빼내거나 보내지 않겠다고 결심한 가구 수가 85만 가구에서 200만 가구로 거의 3배 이상 늘어났다.3)
 다섯 가정의 협동체를 헌신적으로 운영하는 어머니 슬하의, 열다섯 난 존 클로빈스는 단 한 번도 학교에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다.
 클로빈스의 어머니는 "아이들의 종교가 홈스쿨링을 하게 된 유일한 동기는 아니며, 국가가 우리 애들의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반대해서"라고 말했다. 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생이었던 샤론 콜빈스 부인은 "더도 말고 교육부만은 꼭 폐지하길 바란다"는 자유론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교육부가 자택교육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6년 펴낸 자료를 보면, 자녀들을 학교에 맡기지 않겠다는 부모들의 31%가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의 분위기와 계층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대답했다.4)
 30%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지때문에, 16.5%의 부모들은 이미 밝혀진 이유 즉, 학교에서 제공하는 지적교육에 대한 불만족을 이유로 각기 꼽았다. '특별 도움이 필요하다'는 7%의 아이들과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지닌 7%의 아이들 역시 자택교육을 간청했다.
 1960년대 말에는, 이와 같이 학교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가 정점에 달했다. 모두 우파 기독교집안 출신인, 미국교육학자들 레이몽과 도로시 모어는 1975년 그들의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한 「취학 늦을수록 좋다(Better Late Than Early)를 펴냈다. 이들은 아이들의 취학이 지나치게 일찍 시작해서, 신체적, 정신적, 지적인 면에 해가 되는 만큼 사회생활면에서 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덟이나 혹은 아홉 살, 혹은 아예 열두 살 정도에 시작해야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 당시 좌파들 사이에서는 학교를 마치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해 내는 산실처럼 여기며 비판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요약하자면, 학교를 다니건 안다니건 학교가 기회의 평등을 제공한다는 것은 미끼라는 주장이었다. 어차피 평등이란 말 자체가 가치중립적이지 않던가. 좌파운동은 제멋대로 짜진 문화적인 콘텐츠들과 전통적인 교육방법을 고발하는 한편,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와 지적인 소통문제를 곧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다가 점차, 학교에 대한 비판이 학교의 궁극적인 목적과 학교의 예산 등 학교의 원론적인 것들에 대한 비판으로 변질된다. 마침내는 학교의 존재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건드리게 된 것이다.
 「학교 없는 사회」5) 의 저자 이반 일리치(1926-2002)는 이들 좌파의 생각을 옹호하며  '탈 취학화' 사회를 주장했다. '감시당하는 주택'이나 다름없는 학교를, 자유로운 상호교환이 가능한 망을 갖춘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시설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일리치는 의무교육, 길어진 학제, 졸업장을 따기 위한 경쟁들이, 교육 당국이 짜둔 프로그램을 소화해내고, 제도에 순응할 준비가 된 순한 학생들을 생산해내는 잘못된 진보의 이미지를 조각해 낸다고 못 박았다.
 미국에서는 수필가 존 홀트(1923-1985)가 그 주제들을 계승 성공시킨다. 1977년 격월간지 <학교 다니지 않고 성장하기 Growing Without Schooling>의 지면을 활용해 자택교육의 실험 교환 장소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가정들이 거기에 동참한다. 그들은 그것을 '탈취학화' 즉 '데스콜라리자시옹'이라 칭했다. 서사적이고, 자유분방하고, 혹은 급진적이기까지 한 홀트 역시, 좌파였다.
 많은 자택교육 신봉자들이 콩테의 발상지인 주 청사 소재지, 아테네시의 시립도서관에서 한 달에 서너번씩 자기 아이들에게 합동교육을 시키기 위해 오다가다 서로 마주친다. 청소년 부서의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아미 킹 부인도 역시 딸을 2001년 공교육장에서 빼낸 케이스다.
 그 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 어떤 아이도 방치돼 운명에 맡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No Child Left Behind' 법안을 제안,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 시켰다. 이 법안은 학교들을 경쟁체제로 만들고, 사립학교 입학을 용이하게 하고, 교육채권을 발행해 진정한 교육시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됐다.6) 킹 부인은 "프로그램의 표준화가 재난을 초래하고, 학교를 엄숙하게 만들고, 학생 간에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신속한 배움만이 유일한 교육의 목표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홈스쿨링 학부모 협의체 미 전역 확산
이념을 초월한 인간존중의 교육 욕구
 

음악가이자,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농부이며, 풀타임 가장인 33살의 스코트 그랜디는 흔히 도서관 안쪽에 위치한 긴 소파중 하나에 앉아 가계부를 정리하고, 그의 두 딸, 조라와 소렐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하루에 여섯 시간씩 강제로 애들을 앉혀 놓으려는 것은 꽤 잔인한 일"이라며 "나는 우리 애들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배우고, 그들 나이에 맞는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 수입은 2만 달러가 채 안 되니, 매월 1,000유로 정도인 셈이다. 그의 집 책상위에는 항상 책들이 놓여있고, 매일 같이 분수, 나눗셈, 덧셈 같은 산수를 하고, 때론 쓰기, 독서, 음악, 예술수업 등을 하기도 한다. "애에게 빵 만들기와 아담한 집짓기를 가르치고, 비판적인 사고 교육도 시키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부모에게 교육을 받아 정말 자유롭다"는 7살짜리 소렐은 자기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한다. 왜냐 하면 "그 나이에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라고 했다. 만약 그녀가 학교를 다닌다면, 원치 않는 프로그램을 따라가느라, 일이년 혹은 삼년 뒤에는 정상적으로 배우는 것들을 배울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집에서 그녀처럼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만족한다고도 했다.
 아테네 계곡의 기독교인들처럼, 그녀의 부모들도 한주에 한번 꼴로 모임을 갖는 협동체에 동참한다. 종교인들은 그 단체를 협동체라 부르고, 아테네 사람들은 그룹이라 칭한다. 서로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부모의 지식을 공동의 것으로 만들고, 합동수업을 조직하자는 논지는 같다. 여덟 가구가 스코트 그랜디 그룹에 속해 있다. 나이는 사회적 관계에 주요한 요인이 되지 않는다. 평생 동안, 나이와 무관하게 배운다. 그룹 아이들은 규율이 없고 자유로운 편이다. 그것 때문에 최근에 한 가정이 이탈했다. 부모들은 애들이 너무 논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이 문제 중 하나이나, 분명 합당한 묘책은 존재한다.
 그러나 자택교육에 대해 제기된 비판들은 주로 아이들을 사회성 저하로 내몰 수 있는 위험과 함께, 학습 내용의 질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홈스쿨러들은 그 분야 대한 교육은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부실한 교육을 시킬 개연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시스템에 편입된 학생들이 수업준비도 잘하고, 평균치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1998년 메릴런드 대학의 로렌스 루드너 교수가 자택교육을 받은 2만760명의 실력을 테스트 해 본 결과, 그들의 성적은 최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7) 이 같은 결과는 어쨌든 곱씹어 봐야 한다. 게다가  홈스쿨링 추종자들은 성직자 같은 삶을 선택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요컨대 십 수 년 전부터 공교육 기관은 재정적으로 미국에서 희생당했다. 특히 공화주의 행정부에 의해 그랬다.
 자신의 아이들을 외부와 단절시킨 곳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는 놀라울 정도로 간소하다. 오하이오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충분하다. 원하는 가정들은 연초에 지역 당국에 통보하고, 한 해 학습기간 동안 자녀들이 900시간 이상의 수업을 받는다는 것을 보장하는 예상 프로그램을 제출하면 된다.
 오하이오 주에서는 독서, 발음, 쓰기, 지리, 미국과 오하이오의 역사, 시민의식교육, 수학, 과학, 보건 그리고 소방훈련 등이 필수과목으로 정해져 있다. 교육위원회의 지역 공무원들이 학습 내용을 평가하지는 않지만, 추후에 부모가 제출한 프로그램과 학습한 프로그램이 잘 일치하는지 점검하게 된다. 그러나 평가가 없다보니, 어떤 과목을 가르쳤다고 주장한들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테네의 한 중학교 교장은 "사람들이 합법을 내세워 집에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겠다며,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는 있다."면서 "문제는 일 년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1993년 전국에서 자택교육이 합법화된 것은 8만 가구가 넘게 소속된 선교회가 주축이 된, '합법적인 홈 스쿨을 위한 수호 연대'의 로비의 공이 크다. 하지만 주에 따라 절차가 다르다. 플로리다 혹은 텍사스에서는 부모가 당국에 고지할 필요조차 없고, 북 다코타와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는 점검 기준이 까다롭다.8)
 지난 8월, 캘리포니아 주의 제 2구역 법정에서는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부모들에게 자식교육을 금지시켰다. 그 이튿날부터 16만 6,000명의 학생들이 범법자로 전락하고, 그들 부모들은 기소될 판국이었다.
 '합법적인 홈 스쿨을 위한 수호 연대'의 회장 마이크 스미스씨는 즉각, 캘리포니아에서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교육 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권리쟁취를 위해 투쟁에 나서서 목청을 높였다. 미국 내 다른 49개주에서는 부모들이 홈스쿨을 사립학교처럼 운영할 수 있다. 교육시키는데 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말은 헌법에도 없다. 그러니 부모가 자식교육 시킬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페닉스의 엘리슨 연구소'9)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질문에 답변한 사람들의 50%가 "자택교육이 공교육만큼 효과가 있다"고 했다. 스미스씨는 여론이 호의적인 것은, 부모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종종 미국 대학입학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하이오 남동부에 위치한 스튜어트에서 연방고등학교를 운영하며, '민주주의와 교육포럼'의 수장이기도 한, 조지 우드씨가 자신이 공동집필한 책, <많은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 10) 를 선반에서 뽑아들었다. 그는 자택교육의 도약을 걱정하기보다는 "자신의 학교는 재정부족이 더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 놨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자택교육이 우려된다"고 이 교장은 속내를 내비쳤다. 가정 내에 머물며 영향을 받은 탓에, 이 미래의 시민들은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다양한 의견과 성찰에 문을 열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만약 이 아이들이 부모가 경계를 그었던 다른 인종 혹은 경제적, 지적 수준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게 될 경우, 즉 민주주의적 삶에 동참하게 될 나이가 되었을 때, 이들은 다른 의견들을 즉각 거부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란 걱정이기도 했다.
 자택교육의 비약적인 도약에 힘입어 부모 교사들은 교원노조에도 가입하고 있다. 'No Children Left Behind'법을 입안한 로드 페지 씨는 2004년 부모교사들을 '테러리스트 그룹'이라 칭했다. 전국교원노조(NEA)는 홈스쿨링 극렬 반대주의자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공교육기관이 아무리 비난 받을 만하더라도, 문화와 사회적 지식을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기초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하이오의 NEA멤버이자, 에임스빌 초등학교 교사, 젠 톰슨 부인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녀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삶을 배우고, 다양한 의견을 접하는데, 학교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해서, 부모들이 자식들을 학교로부터 격리 시킬 권리는 없다"고 못 박았다.
 많은 관찰자들처럼, 아테네대학의 교육학연구원인 에이미 하우리 부인도 자택교육이 기술적 측면에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란 평을 내놨다. 왜냐하면 자식을 가르치는 일이 부모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특히 엄마가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풀타임 교육이 요구하는 지적 희생을 감수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설령 자택교육 현상이 중요할지라도, 그 현상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런 면에서 전통적인 학교의 미래는 밝다는 전망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부모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배우는가는 별로 개의치 않고, 자식들을 맡기기 때문이다. "어쨌든 공교육장이 미국 아이들의 중요한 베이비시터임은 분명하다"는게 에이미 하우리 부인의 자문이다.

교육의 아마추어리즘

 30년전 만해도, 자기 집에서 자식들을 교육시키려면, 개척자처럼 힘이 들었다. 대다수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들은 가정에 책을 판매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크게 불평등을 겪었다. 그러나 요즘은 평범한 소비자처럼 행동하면 된다. 교재시장은 신상품들도 넘쳐난다. 그게 오히려 선택을 힘들게 한다.
 세 자녀를 둔 쉐리 놈 부인은, 1990년대 초, 오하이오 아테네 지역에서 자택교육을 추종하는 기독교인 어머니들이 창설한 비인가단체인 '페이스 플러스'에 동참했다. 그들은 매월 한번 씩 모임을 갖고, 수많은 전문 기업체들이 홈스쿨링 시장에 내 놓은 교재를 비교하고, 특정한 책이나 가상교재 혹은 새로운 장난감을 소개한다. 그 분야에 있어서 메이저 업체들인, 밥 존스 대학 프레스,  알파&오메가, 아베카, 칼버트 스쿨 등은 년 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률을 낸다.11) 샤론 콜빈스씨는 '풍자만화형식으로 소개된  미국역사'책에 몰두하는 것처럼, 50달러짜리 전자사전에 푹 빠졌다. 한 부인이 호주머니에서 소형 계산기를 꺼내 보이며, 셈이 막힐 때, 써 먹는다고 말한다. 3시간 동안 엄마들은 60여 가지의 정보들을 서로 교환했다. 그 중 한명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미국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비인가 단체들처럼, 이 단체의 많은 부모들도 선라이트(Sonlight) 교재로 자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매년 봄에 자택교육 캐털로그를 발간, 등록된 고객들 가정으로 발송하며, 기독교 가정 아이들이 특별히 필요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교재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기업 이름을  딴 콜로라도에 있는 출판사는 자신들의 교재들이 150여 개국에 팔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번역 : 조은섭 chosub@ilemonde.com> 


 

각주

1) 토마 프랑크, 왜 가난한 사람들은 우파에 표를 던지는 가, 어떻게 보수주의자들은 미국과 여타 부유한 나라의 마음을 얻었는가. 아곤느, 마르세유, 2008
2) 독일에서는 금지된 자택교육이 그리스, 프랑스, 스위스, 멕시코,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남아프리카에서 부각되고 있다.
3) 브리앙D. 레, 자택교육에 대한 사실보도연구, PhD, 국가 자택교육연구소, 2006년 6월 10일;
http://www.nheri.org
4) 미국에서의 홈스쿨링, 2003년 통계분석 보고서, 국립 교육 통계 센터, 미국 교육부, NCES 2006-042, 사이트에서 자료 볼 수 있음: http://www.nces.ed.gov/pub2006/homeschool/
5) 이반 일리치, 탈학교 사회, 하퍼와 로우, 뉴욕, 1970, p37
6) 학부모들은 그들이 낸 세금- 교육부예산으로 할당되는-만큼 직접 교육채권으로 지급받았다. 그 돈으로 그들은 학교시장에서 소비자가 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의 이러한 전환은 극자유주의자인 경제학자 밀톤 프라이드맨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7) 루드너, 로렌스, "1998년 홈 스쿨 학생들의 인구학적인 특징과 학문적인 성취", 교육정책분석문서, 제 7권 번호 8, 1999
8) 합법적인 홈 스쿨을 위한 수호 연대(HSLDA)는 홈스쿨링가정을 위해 절차정도에 따라 주를 분류했다. 부모가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주가 10곳, 부모가 고지만 하면 되는, 즉 미약한 규칙을 요구하는 주가 15곳, 암묵적인 합법이 이루어지는 주가 20곳, 절차가 까다로운 주가 6곳.
http://www.heritage.org
9)
http://www.ellisonresearch.com/releases/20080424.htm
10)조지 우스와 데보라 메이어, 많은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Many Children Left Behind). 어떻게 방치되는 아이들을 없게 할 수 있을까. 행동이 해가 된다. 우리 아이들과 우리 학교. 교육과 민주주의 포럼. 브장송 프레스,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