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채권단, 실사 결과 비공개로 협상 진행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실사를 진행 중인 안진·삼정 회계법인은 이번주 내로 실사 결과를 KDB산업은행(주채권은행)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협상에 나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 등 협상단은 실사 결과 검토 후 곧바로 가격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단은 실사 결과가 채권기관을 통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과를 채권기관에 통보하지 않고 가격 협상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채권단의 이 같은 협상 방안이 실사 결과가 좋지 않은데 따른 전략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실사 결과가 채권단의 기대치에 미치지 않자 이를 비공개로 하고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금호산업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던 호반건설이 제시한 매각가가 6007억원이기 때문에 채권단은 적어도 금호산업 매각가로 6007억원은 받아야 한다.
당시 채권단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매각가가 지나치게 낮다며 본입찰을 유찰시킨 바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7000억원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채권단은 매각가에 200% 이상의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지 않을 방침이다. 때문에 이번 실사에서 금호산업 가치가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돼야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 이상의 매각가를 책정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최근 금호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실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지난 8일(1만5000원) 기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7.5%(1990만주)의 가치는 3000억원 수준으로, 본입찰에 진행됐던 4월 중 금호산업의 주가(2만2850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빠진 금액으로 나타났다.
한편, 매각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경우 매각을 연기하자는 주장도 채권단 내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그리스·중국발 악재로 국내 주식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에 무리하게 매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박 회장과의 매각까지 무산될 경우 오히려 금호산업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정가에 매각하자는 주장도 적지 않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