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도약하는 아프리카연합
[Spécial] 아프리카의 역사를 새로 쓰다 1
평화와 안전·발전을 향한 아프리카인들의 꿈 실현
공동체의식 형성·불확실성 제거가 공동번영의 관건
아프리카통일기구(OAU)를 대체해 2002년 출범한 범아프리카 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은 아프리카 대륙의 정치적·경제적 통합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구의 기본 강령과 체제는 아프리카 대륙이 과거에 겪어온 난관들에서 교훈을 찾으려 한다. 특히 안전 및 인권, 개발 같은 주요 분야에서 그렇다. 이를 위해 AU의 최종 의사결정 조직인 평화안전위원회는 AU가 분쟁방지와 평화유지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또한 쿠데타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잘못이 있는 국가를 AU에서 제외시키는 대책도 제안됐다. AU는 국제 무대에서 아프리카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대의를 갖고 2009년 4월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장 핑 AU 위원회 위원장과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이끈 고위 대표단이 참석했다. 하지만 AU는 대륙의 끊이지 않는 분쟁과 빈곤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선택을 요구받는 게 현실이다. AU 회원국들은 차후 아프리카합중국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1999년 9월 9일 아프리카통일기구(OAU)와 사무국을 대체해 아프리카연합(AU)과 그 집행부가 출범했다. 이 사건은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갈망, 그리고 새로운 의지를 요구하는 아프리카 대륙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단결 의식과 공통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통합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거부할 수 없는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이 사건은 또한 OAU 기구를 설립한 선구자들이 꿈꾸던 아프리카 대륙의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려는 아프리카인의 성숙함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결국 AU는 아프리카 비관주의자들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든 실제적인 것이든, 모든 숙명을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갈망과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4대 전략의 지표
이런 전망에서 나는 우리 팀과 함께 2009년부터 2012년까지의 위원회 로드맵이랄 수 있는 ‘전략 플랜’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4대 핵심 전략을 마련했다. △평화와 안전 △발전·통합·협력 △공동의 가치 △제도적 역량 강화가 그것이다. 이 4대 전략은 공포와 가난에서 벗어난 아프리카, 아프리카 시민에 의해 평화롭게 통치되고 효율적으로 관리·경영되는 아프리카, 국제 무대에서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힘을 발휘할 아프리카라는 우리의 주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전략 플랜은 위원회가 임무를 수행하고 아프리카 대륙 통합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도록 하는 중요한 제안이다. 많은 나라들이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일부 목표밖에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전략 플랜은 AU 53개 회원국(1)이 그 목표에 가장 근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플랜은 아프리카의 단합과 연대, 그리고 통합을 강화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나는 아프리카가 세계화의 도전에 저항할 수 있는 방안은 단합과 연대뿐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정해진 4대 전략은, 특히 우리가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기 힘든 분야에서 이룩한 발전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가는 길에는 수많은 함정들이 있고 때로 험난한 길이 되겠지만, 아프리카의 모든 잠재력과 거대한 능력은 미래의 풍요로움을 증가시킬 것이다.
위원회의 중요 목표 중 하나는 분쟁 지역의 평화 정착이다. 분쟁의 원인을 완전히 해소하고 통합적·실제적·지속적 발전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그 본질적 원인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전쟁과 기근이 창궐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행해지는 행위는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일인 만큼 더욱 그렇다. 2009년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헌 사태들이 발생한 상황에서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전 문제는 우리의 개입을 필요로 했다.
모리타니와 기니에서 일어난 쿠데타는 알제 선언(2)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기니비사우에서는 2009년 3월 주앙 베르나르두 비에이라 대통령과 참모총장 암살 이후 일련의 암살 사건이 벌어졌다. 다행히 모리타니와 기니비사우에서는 국민 합의에 의한 해결책이 나왔지만, 이 두 나라에서 벌어진 사건들로 인해 민주주의는 위험에 처하게 됐다.
안정과 성장
소말리아의 상황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지부티 행동강령’으로 뚜렷한 진전이 있기는 했지만, 국가 부재 상태와 끊임없는 동족상잔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이 여전히 잠복해 있는 실정이다.(3) 천혜의 지정학적 요지라는 취약성 때문에 소말리아는 계속해서 국제 테러리즘과 해적의 근거지가 될지도 모른다. 소말리아는 또한 대규모 불안이 발생하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국제사회는 소말리아의 암울한 미래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소말리아 과도연방정부(TFG)의 용감한 선택으로 구원의 길이 보이고 있다.
이런 여러 상황으로 인해, 희망을 간직하고 아프리카의 명예를 드높이려는 아프리카인들의 노력과 고무적인 결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나는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가나에서는 2009년 1월 선거를 통해 존 아타밀스 교수가 대통령으로 선출돼 민주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모리타니에는 헌정 질서가 회복됐으며,(4) 부룬디에서는 후투 인민해방당-민족해방군(팔리페후투-FNL)과 정부 사이의 휴전협정이 체결됐다.(5) 라이베리아 같은 국가에서는 안정과 성장이 회복됐고, 부룬디·코모로·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중앙아프리카공화국·남수단 등지에서는 분쟁 후 재건과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2008년 9월 15일의 평화협정과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정상회담 공동성명(2009년 1월 27일)에 따라 올 상반기에 통일정부가 구성됐다. 마다가스카르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어 헌정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6)
2008년 말 이래 세계는 유례없는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도처에서 온갖 종류의 위협과 재앙이 일어나고, 신종 플루 같은 새로운 유행병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는 사회적 불평등과 용납하기 힘든 구조적 부정부패가 지속되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과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수많은 지역들, 특히 개발도상국들과 아프리카에 경종을 울리며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한 방안과 노력들을 약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불확실성을 제거하자
아프리카연합의 주무부처로서(7), 위원회는 아프리카가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정치적, 경제적 통합을 짓누르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나는 아프리카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아프리카는 모든 차원의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와 기본적인 자유, 그리고 합법적인 국가에 대한 존중이라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온전하게 책임질 것이다.
글·장 핑 Jean Ping
아프리카연합(AU) 위원회 위원장
번역·김계영 canari62@ilemonde.com
<각주>
(1) ‘폴리사리오 전선이 자칭한’ 서사하라 아랍민주공화국(SADR)이 AU에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모로코만 잠정적으로 AU 가입을 거부했다.
(2) 1999년 7월 OAU는 알제에서 쿠데타로 탄생한 정부를 OAU 정상회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3) 소말리랜드와 푼트랜드로의 분리에 직면한 소말리아는 이슬람 용병과 소말리아 재해방연합(ARS)의 공격을 받고 있다.
(4) 2008년 8월 6일 쿠데타로 최초의 민주 대통령 시디 울드 체이흐 압달라히 정부가 무너졌다. 이후 2009년 7월 18일에 대선이 치러졌다.
(5) 르완다의 인접국 부룬디는 1994년부터 내전을 겪고 있다. 2001년 평화협정이 시작됐고, 2003년에는 선거를 통해 후투족과 투치족이 권력을 나눠갖게 됐다. 현재 팔리페후투-FNL만이 반군으로 남아 있다.
(6)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09년 1월 소요 사태로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이 물러나고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취임했다. 모잠비크에서는 2009년 8월 민주화를 위한 협정이 체결됐다. 레미 카라욜, ‘마다가스카르 기업가들의 결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9년 3월호 참조.
(7) AU 회원국들은 2009년 7월 31일, 리비아에서 AU 체제 개혁을 결정했다. 세부 사항은 현재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