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회에서 세계정부로

프랑스서평(1)

2015-07-31     클로에 모렐

국가사회에서 세계정부로

 
신선하면서도 읽는 재미가 있는 <수호자들>(1)은 캐나다 출신의 역사학자 수잔 페더센이 오랫동안 꼼꼼하게 자료조사를 해 완성한 결과다. 이 책에서 페더센은 제1‧2차 세계대전 사이에 국가사회(유엔의 전신)가 맡았던 역할에 대해 다룬다. 페더센은 특히 1918년 이후에 어떻게 독일의 식민지들이 프랑스의 손에 넘어갔고 오스만 제국의 옛 영토들이 어떻게 각각 프랑스(레바논, 시리아)와 영국(이라크, 팔레스타인)에 넘어갔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이 영토들의 자주 독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강대국들의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었고 그 가혹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페더센은 팔레스타인을 언급하며 여러 유럽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에 영토를 하나 만들어 자국 유대인들을 보내 골치 아픈 유대인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고 강조한다. 당시 유럽에는 반유대주의 바람이 높아지고 있었다.
프랑스인 정치인 아르노 블랭과 프랑스계 칠레인 경제학자 구스타보 마린이 집필한 <세계 정부 사전>(2)은 ‘국가 연합’, ‘인권’ 같은 국가를 초월하거나 국제적인 사안과 관련된 용어를 자세히 분석한다. 이 사전은 역사적인 부분을 다루고 미래를 전망한다. 이 사전은 17세기부터 이루어진 평화 회의의 역사를 다뤄보고 세계 무역 기구 같은 국제기구들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설명한다. 아울러 이 사전은 새로운 국제화의 등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공공재산’, ‘세계 정부’ 같은 새로운 개념들에 대해 분석한다. 결론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예상하며 세계 공공재산 관리원칙을 세우고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세우고, 나아가 세계정부와 세계시민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방법이야말로 민주주의로 더욱 한 발짝 나서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의 시장자유주의의 지배가 아닌 새로운 협력을 고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독자층이 분명한 또 다른 책은 국제사회에서 몇 년 전부터 자주 사용하는 ‘바람직한 방식’의 개념을 연구한다. 강제력이 없는 관리 방식을 지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식’이다.(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76년부터 다국적 사회 정책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주요 원칙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목표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방법에는 자유주의적이고 민영화와 자유화에 우호적인 방침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2000년대부터 민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득은 민간 부분이 보고 있다. 게다가 유엔 부서마다 자체 규정이 만들어지는 등 내부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글·클로에 모렐 Chloé Maurel
 
번역·이주영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졸. 번역서로는 <프랑스 엄마처럼>(2014) 등이 있다.
(1) Susan Pedersen, <The Guardians>, Oxford University Press, 2015년
(2) Arnaud Blin, Gustavo Marin, <세계 정부 사전(Dictionnaire la gouvernance mondiale)>,
Nuvis, 콩데 쉬르 누이로, 2015년
(3) Asmara Klein, Camille La porte, Marie Saiget, <국제기구의 바람직한 방식(Les Bonnes
Pratiques des organisatins internationales)>, presses de sciences Po, 파리,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