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리인상 후퇴 가능성에 1% '급등'
뉴욕증시는 10일(현지시간) 대형 인수합병(M&A)과 9월 금리인상 가능성 후퇴 전망을 반기며 일제히 1% 넘게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9% 상승한 1만7615.17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28% 오른 2104.18에, 나스닥종합지수도 1.16% 뛴 5101.80에 거래됐다.
달러 약세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에너지 부문이 2.5% 상승,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또 최대 860억유로(약 110조원)에 이르는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나온 다음에야 비로소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누차 밝혀왔다.
이날 증시의 최대 호재는 스탠리 피셔 미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의 발언이었다.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 정상화가 근접하고 금리인상도 임박했다고 밝혔다.
GW&K 투자운용의 애런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의 낙관적인 전망과 버크셔의 M&A가 이날 시장을 부양했다"고 말했다.
◇ 피셔 미 연준 부의장 "9월 금리인상 확정된 것 아냐"
이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고용시장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은 아직 매우 낮다"며 "물가상승률과 고용이 보다 일반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피셔 부의장이 9월 금리인상이 확정된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지난달 고용지표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셔 부의장은 재닛 옐런 의장에 이어 연준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일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1만5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6월) 수정치 기록인 23만7000명 증가는 물론 전망치인 22만3000명 증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6월 신규 취업자 수는 당초 발표된 22만3000명에서 1만4000명 상향 조정됐고 5월 기록도 역시 1만4000명 더 늘어난 것으로 수정됐다.
고용 상황이 계속 나아지고 있는 추세는 확인됐지만 완전한 회복세라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피셔 부의장은 또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다"며 "연준은 다음 회의 때까지 남은 5주 동안 보다 면밀하게 각종 지표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록하트 "美 경제 정상화 근접…금리인상 임박"
미국의 경제 상태가 전반적으로 정상화를 회복하고 있다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가 이날 밝혔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프레스 클럽에서 행한 오찬 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며 조만간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금리인상 시점이 가까워졌다"며 "미국 경제는 크게 회복됐고 수용 가능한 정상화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상태는 더 이상 비정상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준 내 중도주의 성향으로 간주되고 있는 록하트 총재는 다만 9월 금리인상에 투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종전의 발언은 반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 경제가 올해 초 자신이 내다봤던 주요 장애물들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는 점은 분명하게 밝혔다.
록하트 총재는 또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나 중국의 시장 붕괴 위험성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유가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미국 경제는 이제 분명하게 완전 고용에 가까워져 연준의 주요 목표들 가운데 하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록하트 총재는 미국 경제가 강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수개월 후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올 초와 비교하면 확실성은 커졌고 우려는줄었다"며 "이제 우리는 치유된 상태에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록하트 총재는 지난 5월부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강력한 고용시장 성장이 계속됨에 따라 힘을 얻었다.
◇ 버핏, 프리시전 43조원에 인수… 항공·우주산업에 베팅
월가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프리시전 캐스트파츠 인수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버크셔는 이날 항공기 부품업체인 프리시전과 공동성명을 통해 1주당 235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7일 종가인 193.88달러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버크셔는 이미 이 회사 지분 3%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투자금액은 3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프리시전의 채무까지 합치면 총 인수금액은 372억달러에 달한다.
인수 작업은 주주총회와 감독기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버크셔의 역대 최대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업계에서 100년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석유와 가스 가격이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별 상관이 없다"면서 저유가가 여러 해 동안 이어질 것을 미리 알았더라도 이 회사를 인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M&A 활발 프리시전·렌테크·말린크로트 선전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M&A 발표에 힘입어 전장 대비 19.07% 급등했다.
비료회사인 렌테크 니트로겐 파트너스도 전장 대비 28.77% 급등했다. 앞서 암모니아 제조사인 CVR 파트너스는 렌테크를 5억3300만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M은 전장 대비 1.08% 올랐다. 앞서 버핏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한 발언이 IBM 주식 매입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됐다.
제약사인 말린크로트도 전장 대비 3.11% 상승했다. 앞서 이 업체는 면역치료제 전문제약사인 테라코스를 약 13억3000만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쇼셜 네트워크 업체인 트위터는 전장 대비 9.14% 상승했다. 앞서 전미미식축구연맹(NFL)은 공식 NFL 비디오와 다른 콘텐츠를 다년간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매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