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여행자’들의 아름다운 삶

[서평]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박상주)

2009-09-0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 (박상주 지음, 북스코프 펴냄, 1만3천원)

이 책은 일간지 기자로 20여 년을 생활하던 저자가 어느 날 기자 생활을 접고서 오지여행을 하며 기록한 내용이다.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의 두메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한국인들의 사연을 기록한 책이다. 현재 프리랜스 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리포터의 시선으로, 이들이 머무는 오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반군이 활동하는 깊은 산악 지역까지 찾아가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전기와 수도는커녕 화장실조차 없이 생활하는 농민들 틈에서 소와 닭을 키우고, 거리의 빈민 아동들을 모아 공부를 시키고, 에이즈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이른바 ‘행복 여행자들’의 삶이 이들이 머무는 곳의 절경과 함께 펼쳐진다. 지은이는 넉 달간의 오지여행을 통해 삶과 새로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책 말미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마리아수녀회, 지구촌공생회, 굿네이버스, 팀앤팀, JTS 등 주요 해외봉사 단체들에 대한 정보가 소개돼 있다.여행지에서의 색다른 체험, 뜻하지 않은 사건, 나 홀로 여행에서 느끼는 짜릿함 등을 원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을 통해 세계 오지에서 한국을 빛내며, 그러나 자신들의 명예와 부와는 관계없는 삶을 사는 멋진 한국인들을 만나다 보면, ‘야~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삶의 방식과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