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지적글에 사실 덮기에만 '급급'

직원의 회사 지적글에 임원이 직접 반박 '논란'

2015-08-13     선초롱 기자

최근 대한항공 사내 게시판에 부기장 A씨가 게재한 회사의 문제점과 경영진의 소통부재와 관련된 글과 관련해, 사측 임원이 반박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부기장 A씨는 사내 소통광장 게시판에 '조양호 회장님께'라는 글을 올렸다. 글에는 조 회장이 땅콩회항 사건 당시 국민들이 질타를 받은 직원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고, 근무여건 악화로 직원들의 사기가 꺾였는데도 이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과중한 비행 계획과 느린 승급, 중국 항공사 보다 적은 급여 등으로 많은 승무원들이 대한항공을 떠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적혀 있었다. 이에 조 회장은 소통광장에 직접 "고쳐 나가겠다"는 댓글을 남긴 바 있다.

논란은 글이 게재된 이틀 뒤인 6일 대한항공 이모 본부장이 '07사번 부기장(A씨) 등재 내용 관련'이라는 반박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반박 글에는 "단협 위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 중국 항공사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으나 3년 단기 계약직이고, 중국 항공사의 내국인 운항 승무원 급여 수준 또한 대한항공의 60~80% 정도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회사 임원진의 반박글에 대한항공 노조는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리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올해 50명이 넘는 조종사가 대한항공을 그만 둔 것에 대한 지적에 대해, 경영진이 단순 오해라며 얼버무리고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들도 노조 홈페이지에 이 본부장의 글을 규탄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는 등 사측과의 갈등을 빚고 있어, 대한항공의 소통부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