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폭발사고 '정경유착 의혹' 제기
중국 톈진항 폭발사고 뒤에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패가 키운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밤 폭발사고는 톈진항 물류 회사 루이하이 소유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생했다. 불이 보관된 화학물질들로 옮겨붙으며 연쇄 폭발과 함께 유독가스도 유출됐다는 지적이다. 회사로서는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루이하이 인터내셔널이 제출한 기업자료에는 리량과 슈정이 각 55%와 4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리량의 출자액은 2750만위안, 슈정의 출자액은 2250만위안으로 명시돼 있다.
이외 법인대표는 즈펑이라는 자가 맡고 있으나 그는 지분이 없는 관리직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당시 큰 부상을 입어 현재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이 가운데 이 회사의 실제 소유주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와 관련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자 명부상 주주중 한명인 슈정은 현지 언론에 자신은 지인을 대신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직원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한명인 리량은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
현지 언론들이 밝힌 실소유주는 둥모씨로 전해졌다. 톈진 시당국의 소식통들은 "루이하이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는 둥 모씨"라며 "그는 톈진항 공안국장을 역임한 둥페이쥔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둥 전 국장은 지난해 암으로 사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자료 상에는 2명의 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여러명의 지분을 '대리인' 자격으로 소유하고 있다"며 "둥 씨가 실제 주주 중 한명이라는 사실은 알려진 적이 있으나 그의 이름은 주주명부에 언급되어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슈 씨는 둥 씨가 실제 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 "둥 씨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며 "단지 누가 나의 신분증을 이용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 안다"고 말했다.
신경보는 현재 둥 씨가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있다고 전했다.
국영기업인 톈진항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선친의 위세를 배경으로 둥씨의 루이하이는 온갖 혜택과 편법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신경보에 따르면 루이하이는 인화물질 등 위험물질 수송을 위해 반드시 발급받아야 하는 허가서를 1년간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루이하이는 지난 2014년 5월 톈진교통위원회로부터 '위험물 저장 및 보관 사업'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위험물질 수송이 가능한 '항만위험화물작업증'은 지난 6월에서야 발급받았다. 즉 약 1년간 무허가로 관련 사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편법과 위법행위가 대형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폭발사고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됐다가 큰 희생을 당한 소방대원들 대부분이 톈진항 공안국 소속의 계약직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전날까지 확인된 실종자 95명 중 소방대원은 85명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현역 중국 소방국 소속의 소방요원은 단 13명에 그친다. 나머지 72명은 톈진항 공안국 소속 소방대원이다.
톈진항 공안국 소방지부는 중국 소방국 소속이 아닌 교통부 산하 공안국의 파출소 산하에 조직된 지부다. 공안국 소방 시스템과는 별도로 운영되며 국유기업인 톈진항이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특히 이들은 농촌에서 돈을 벌기위해 올라온 계약직들로 훈련량 등에서 소방국 소속 정규대원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톈진시 안전감독국 부국장인 가오화이여우는 "사스 이후로 톈진항의 안전, 환경, 위생은 모두 지방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지만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톈진항을 관리하기에는 인사권도 없는 등 힘이 크지 않아 사실상 관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