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가 불이익을 보는 음반산업

2015-10-06     다비드 코메이야스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다운로드 없이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음악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서비스 품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연 뮤지션들과 음반사들 간에, 그리고 뮤지션들 간에 공정한 수익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는 2014년 음악계의 전 세계 매출액(150억 달러)이 음원판매와 음반판매로 균형 있게 분배된다고 밝혔다.(1) 합법적인 다운로드는 지속적인 감소세(-8%)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다운로드 없이 직접 청취하는 스트리밍의 증가세는 아찔할 정도다. 스트리밍 정기권 가입자들로 인한 소득은 5년간 6배 증가해 작년에는 16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측면에서, 음반산업국가연맹(SNEP)은 프랑스 오디오 스트리밍 사이트의 가입자가 2백만 명에 달해 지난 1년 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사양길에 접어든 음반산업에 다시금 희망을 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음반시장 호황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는 것이다.

온라인 청취가 이렇게 급격히 성장하게 된 요인은 스마트폰 판매의 급증이다. 프랑스 인구의 약 2/3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저마다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권이 포함된 요금제를 제공하며 사이트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스포티파이(Spotify)’, ‘디저(Deezer)’ 등 인기 있는 사이트의 서비스 품질은 더욱 좋아졌다. 인터넷가입자들은 월 9.99 유로의 비용(2)으로 고음질을 갖춘 사이트, 예술작품(인터뷰나 만평 등), 진지한 예술가 비평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갖춘 사이트에 무제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제는 전기서비스에 가입하듯이 음악 또한 정기권으로 가입하는 시대가 되었다. 가상 스위치를 클릭만 하면 수백만 개의 음원에 접근이 가능하다. 프랑스 국내시장의 리더격이자 세계 180개국으로 영역을 확장한 디저는 3,500만 개의 곡을 제공한다.

그러나 합법적인 다운로드는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반면, 스트리밍은 아직 떳떳하지 못한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 이용자들은 음원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좋은 반면, 뮤지션들에게 돌아가는 대가는 박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뮤지션들은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빈약한 대가에 실망한 아이슬란드의 비요르크, 영국그룹 라디오헤드,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등은 최신 앨범을 스트리밍 사이트에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5년 6월, 영국그룹 포티스헤드의 제프 패로우는 조회수 3,400만으로 추산되는 음원에 대해 그들에게 돌아온 대가는 고작 1,700 파운드(2,435 유로)가 전부였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래퍼이자 기업가인 제이 지(Jay Z)는 “보다 공정한 시장구축을 위해”(3) 노르웨이의 스트리밍 사이트인 ‘타이달(Tidal)’을 고작 5,600만 달러(약 510억 유로)에 인수했다. 그리고 2015년 5월, 발족 기자회견이 있었고, 카니예 웨스트, 마돈나, 다프트 펑크가 참석했다. 기자회견 후 소셜미디어인 라 프레스 록과 소셜미디어 및 음악 관련인들은 “우리는 스트리밍 때문에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었으며, 타이달이 이러한 상황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익의 75%를 뮤지션 및 제작사에 환원하겠다”는 제이 지의 약속은 타당성이 있는 것이며, 그렇게 해서 그의 회사가 수익 창출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다른 경쟁사들도 줄지어 같은 방식을 택할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예술가협회들은 스트리밍 사이트와 대기업 간의 계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대기업에 속해있지 않은 소규모의 독립 음반사들은 계약관계를 보다 투명하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워너, 소니, 유니버설은 독립 음반사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까? 디저의 프랑스 본사 사장 시몽 발데이루는 인터뷰에서 유독 이 질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독립 음반사들은 단체를 구성했다. 독립 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의 스테파니 슈미츠는 “우리도 메를렝(4) 등의 단체를 통해 힘을 합쳤다. 단체가 생기니 개별적으로는 불가능했던 계약조건을 성사시켰다.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그들 자신은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대부분 대기업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사이트의 존폐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음원수익 9.99 유로 중 뮤지션 몫은 0.46 유로

 

프랑스 예술가권리관리단체(ADAMI)는 2014년 11월 4일자 <르몽드>지에 ‘디지털 음원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하자’는 제목으로 신문광고를 냈다. 여기에 첨부된 자료를 참조하면, 9.99 유로 정액제의 경우, 뮤지션에게 불과 0.46 유로가 돌아가는 반면, 6.54 유로의 수익을 사이트와 제작자가 나눠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9 유로는 사회보장세 및 부가가치세 등이다.

실제로 스트리밍 사이트 순익의 평균 2/3가 음반제작사로 돌아가고, 제작사는 계약에 따라 해당 뮤지션에게 비용을 지급한다. 이 문제의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뮤지션과 소속사의 관계를 명시하는 계약조항을 찾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지 못한 조항을 찾는 것이다. ADAMI는 온라인 음악의 부가가치 분배에 대한 두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강조한다. 피에르 레스퀴르의 보고서(2013년 5월)와 크리스티앙 펠린의 보고서(2013년 12월)가 그것인데, 두 보고서에는 공통적으로 음반제작사들이 수익을 낮출 의사가 없다는 것에 대한 유감이 드러나 있다.

사실상 요즘에는 대부분의 음악이 음반과 디지털 파일로 동시에 출시되는데, 디지털 파일의 경우는 제작비, 재고비 및 유통에 드는 제반비용이 빈약하다. 따라서, 음반제작사는 수익에서 더 많은 부분을 뮤지션에게 지급해야 마땅할 것이다.

많은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용 형태는 다음과 같다. 미가입 방문자가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원하는 음원에 접근할 수 있다. 그 대신, 사이사이 광고가 뜨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사이트도, 제작사도, 음악인도 이윤을 얻기 어렵다. 광고주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에서 득을 보는 것은 방문자 뿐이다. 가입하는 번거로움도, 비용의 부담도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프랑스에서는 응답자 중 35%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했으며, 16%만이 유료 콘텐츠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취된 컨텐츠에 따라 수익 배분해야

 

또한 스트리밍 사이트는 청취된 곡의 수에 비례하여 정액제 소득을 분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가수의 곡이 전체 곡 리스트의 2%를 차지한다면, 그 가수의 소속사가 사이트 수익의 2%를 받는 식이다. 이처럼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정액제에 가입한 회원들 중에서도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뜸하게 이용하는 이들에 비해 수익 배당에 대한 결정권을 더 가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룸바(Rumba, 쿠바에서 기원한 삼바와 유사한 춤, 춤곡-역주)만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하루에 룸바 서너 곡을 듣기 위해 정액제에 가입했다. 그가 매월 지불하는 9.99 유로는 그가 좋아하는 쿠바의 거장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듣는 팝가수나 랩퍼들의 은행 계좌로도 흘러들어가게 된다. 개인소속사 ‘와그람’의 알렉시스 퐁슬레는 “현재 방식을 고수한다면, 소형 소속사의 시장 점유율이 대기업에 흡수돼버릴 수 있다. 대안은 수익을 청취된 컨텐츠에 따라 분배 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실 이러한 거대 음반사들이 음악애호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스트리밍 사이트의 추천 콘텐츠 목록은 예전에 대형유통점인 프낙이나 버진 메가스토어에 진열되었던 음반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비교할 때 가격, 속도, 음질, 그리고 곡목 리스트 등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또 하나의 프랑스 스트리밍 사이트인 ‘코뷔즈(Cobus)’는 오래 전부터 고품질의 음향을 선보이며 재즈와 클래식에 초점을 맞춰왔다. 또한 고품질 다운로드 옵션을 포함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코뷔즈의 사장 이브 레이젤은 “하나의 앨범이 단지 신제품으로서 업로드 되는 것 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선보일 때, 대중은 보다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뷔즈는 정기적으로 파산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며 매년 생존을 위해 펀드레이징(정당, 단체에서 벌이는 모금활동 - 역주)을 해야만 했다. 2014년 8월, 코뷔즈는 사법보호 하에 놓였다.(5) 그 동안, 인터넷상의 대기업들은 유망한 스트리밍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유튜브는 지난 겨울 거의 완성된 버전의 사이트 ‘뮤직 키’를 테스트했으며, 아마존은 ‘프라임 뮤직’을 출시했다. 애플도 최근 ‘애플 뮤직’을 도입했으며 조만간 애플 컴퓨터와 아이폰에 탑재할 예정이다.

 

스트리밍 전쟁에서 살아남기

 

스트리밍 전쟁으로 인해 곡의 리스트와 뮤지션을 제시하는 ‘추천’ 방식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디저 프랑스 본사의 사장은 말한다. “결정적인 요인은 선택도 아니고 헤픈 조언도 아니다. 디저는 단순히 거대한 주크박스가 아니다. 우리는 고객 각자의 취향에 맞춰 최적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알고리즘과 스태프가 직접, 그리고 함께 제안하는 디저의 추천방식은 차원이 다르다.” 알고리즘은 가입자 개개인이 최근에 들은 곡목, 접속방식, 청취습관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곡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가입자들은 ‘마이 프로필’을 통해 스타일, 기분, 뮤지션 별로 구분된 플레이리스트를 관리할 수 있다.

유니버설사(社)의 디지털 지부 담당자 쟝 샤를르 마리아니는 “스포티파이에서는 가입자의 60%가 플레이리스트에서 곡을 선택해 듣는다”고 말한다. 플레이리스트는 사이트 자체 내에서 구성되기도 하고, 가입자들이 개인적으로 구축하기도 한다. 플레이리스트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유니버설은 2014년 9월에 거의 모든 사이트를 아우르는하이브리드 미디어, 디지털 브랜드 ‘딕스터(Digster)’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유니버설 파리 사무소에서는 두 명의 직원이 ‘봄의 노래’, ‘일터에서 듣는 재즈’, ‘음악과 영화’ 등 딕스터의 테마별 리스트를 구축하는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포르고티파이닷컴’이라는 사이트에서는 스포티파이에 업로드된 곡들 중 가입자들이 한 번도 듣지 않은 곡들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무려 400만 개의 곡이 있다고 한다.

 

글·다비드 코메이야스 David Comeillas

 

 

번역·김혜경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1) ‘Digital Music Report 2015,’ <IFPI>, 런던, 프랑스 SNEP의 연례보고서.

(2) 주요 스트리밍 사이트 프리미엄 정액제 가격.

(3) ‘Jay Z talks Tidal, Jimmy Iovine, & Rewriting the music business rulebook.’ <Billboard.com>, 2015년 3월 30일

(4) www.merlinnetwork.org

(5) Aude Fredouelle, ‘코뷔즈 사법보호 하에 놓이다 : ‘우리는 4개월 내로 펀드레이징을 해야한다’’, <Journaldunet.com>, 2014년 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