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알고리즘

2015-10-06     니콜라 믈랑

소설 <사랑과 알고리즘>에는 천재적인 인물 러브스타가 등장한다. 그는 제비갈매기들이 보내는 파동의 신비를 풀어낸 다음, 세상을 전기케이블과 전자기기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킨다. ‘근대의 무선 인간’은 새로운 변화 단계로서 각광 받는다. 기업 ‘러브스타’는 새로운 데이터 전송방식을 독점한 덕택에 옥사나달루 계곡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 진출하게 된다. 동시에 마이더스의 손과 같은 마케팅 서비스를 도구로, 어렵지 않게 기술의 표준과 사회의 모델을 전 세계에 제시한다.

러브스타는 과학자에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모두가 손을 맞잡고 제국을 발전시키고,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결국 러브스타는 개개인의 입소문을 통해 저절로 유명해진다. 말 그대로 바이럴마케팅, 즉 홍보 메시지를 입에서 쏟아내게 만드는 파장을 타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보통 새로운 것을 선도하는 기업은 인간의 슬픔과 방황에 대한 치유책을 제시하게 마련이다. 러브스타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사랑의 죽음’은 장례문화에 혁명을 일으킨다. 오랜 관습인 매장 대신, 우주로 보내 별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즉각 시장을 장악한다.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방법으로 슬픈 장례식보다 환상적인 이벤트를 선호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러브스타는 케케묵은 걱정을 해결해주고, 현재를 우울하게 만드는 문제를 획기적인 방식으로 해결한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골칫거리인 아이를, 착한 아이였던 때로 되돌려놓는 식이다.

러브스타가 개발한 또 하나의 어플리케이션, ‘인러브’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반쪽’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찾아준다. 덕택에 ‘우연한 연애’는 있을 수 없게 되고, 연애에 있어 곤란한 요소는 일찌감치 제거된다. 하지만 계산적으로 이루어지는 연애를 기피하고 순간적인 감정, 갈등이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유의 희생자’로 취급된다. 주인공인 시글리드와 인들리디는 르네 바르자벨의 <시간의 밤>에 등장하는 커플을 연상시키는 순수한 젊은 연인이다. 두 사람은 데이터 분석이 아닌 마음을 통해 사랑하지만, 러브스타가 만든 기계의 톱니바퀴에 흔들리지 않고 변치 않는 사랑을 지켜내야 한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이들의 사랑 역시 통계적 유효기간인 5년 7개월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두 사람은 러브스타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각자의 진정한 반쪽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인러브가 내세우는 조건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저자 안드리 스뇌 마냐슨은 아이슬랜드 출신 작가로 1973년생이다. 청소년 도서 작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아이슬랜드의 환경 및 재정 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드림랜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소설 <러브스타>(2002)는 마냐슨의 첫 작품으로, 공상과학소설의 형식을 빌어 기이하고 흥미로운 디스토피아를 통해 기발한 철학을 제시한 소설이다. 놀라움을 선사하는 전개 과정과 판타지의 요소가 잘 결합된 소설이다.

 

글·니콜라 믈랑 Niclas Melan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