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재교육 받은 콩고 엘리트들
‘아프리카 의식’ 운동, 그리고 콩고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정당인 아바코는 식민지 문화의 잔재를 끊으면서 새로운 생각을 불어 넣었다. 국민의 정치의식을 깨워 발전시키자는 생각으로 1960년에 콩고는 독립 쟁취의 길을 다졌다. 하지만 약 50년 전부터 대학교수들의 문화와 과학 산물이 정치 체제를 단단히 다지는데 기여하고 있다. 1960년 9월부터 콩고의 정치 체제는 일부 대학교수들을 경찰학교(Collège des commissaires généraux)에 보내 군대식으로 다루었다. 경찰학교는 조셉 모부트가 1960년 9월 14일 1차 쿠데타 이후에 설립한 기관이다. 당시 국무장관이던 모부트는 파트리스 루뭄바 총리를 몰아냈다.
역사학자 장 마리 뮈탕바는 회의자료 전체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경찰학교와 조셉 카사 부부 대통령(1960-1965년 집권)의 관계, 그리고 모부투와 유엔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해 ‘엔지니어’라 불리는 모부투 정부의 정치 비전이 부족하다는 점과 지적논리가 부족하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1) 경찰학교는 루뭄바 정권과 야당을 밀어내는 무시무시한 탱크 역할을 한다. 그리고 CIA의 지부장 래리 데블린과 전직 벨기에 식민지 치안 담당관 앙드레 라아예가 경찰학교의 심의에 참여했다는 놀라운 사실도 다뤄진다. 경찰학교의 마지막 회의는 루뭄바가 암살되고 나흘 뒤인 1961년 1월 21일에 열렸다.
행정기구 진흥, 법률·행정 국립학교 창설, 교육자와 의료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 기구와의 협약 같은 일부 괄목할 만한 진전은 분명 경찰학교의 덕이다. 하지만 경찰학교는 콩고를 새로운 식민 지배 방식으로 다스리려는 콩고와 서방의 로비스트들에 의해 도구처럼 이용되기로 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구조는 2001년 이후로 재현되고 있다. 2015년에 대학교수 집단이 <카빌라와 거인의 자각>(2)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노래하는 조셉 카빌라 대통령의 영광에 대한 찬가가 좋은 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의지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친 카빌라 대통령의 ‘명예를 살린다’는 그럴듯한 구실을 대면서 이 책은 경제 인력 관리에 태만한 정부의 무능함, 그리고 기자, 인권운동가들을 살해한 범인들이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 부당함을 억지스럽게 옹호하고 있다.
콩고 대학교수들의 의식은 어쩌면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느 지식인 그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동원하기 위해 콩고의 정치 체제를 자세히 분석한 책을 발표한 것이다.(3) 콩고가 독립하고 초기에 지식인들의 활동이 활발했다가 깨졌는데 그로부터 약 60년 만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이 책은 대학교수들이 정치 권력의 시녀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비판적인 지성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글·아니세 모베 Anicet Mobé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Jean-Marie Mutamba, <Autopsie du gouvernement au Cong-Kinshasa>(콩고-킨샤사 정부의 해부), L'Harmattan, 파리, 2015
(2) Lambert Mende Omalanga, <Kabila et le réveil du géant>, L'Harmattan, 2015년
(3) Fweley Diangitukwa, <Les Congolais rejettent le régime Kabila>(카빌라 정권을 거부하는 콩고인들), Monde Nouveau / Afrique Nouvelle, 브베(스위스),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