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아기정수기 '분변'소재 광고 논란
2016-02-01 선초롱 기자
청호나이스가 최근 출시한 아기용 정수기 광고로 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과 혐오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혐오적인 소재를 사용한 광고를 사용해 광고자율심의규정의 위반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4일 아기전용 정수기 '베이비스 워터티니(Baby's Water-Tiny)를 출시하고 TV광고, 유튜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제품을 광고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는 5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광고될 '여러분이 마시는 물, 안심할 수 있나요?' 편을 두고 비난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해당 광고에서는 일반인처럼 보이는 모델들이 1ppm(백만분의 일)의 오염물질이 들어간 물을 마신 전후의 반응을 보여주는 블라인트 테스트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 '1ppm의 오염물질' 은 청호나이스 광고의 주요 문구다.
광고에서 모델 5명은 오염물질을 알기 전에는 "일반 물맛이었다", "시원하다"고 답했지만, 오염물질이 공개된 후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청호나이스 광고모텔 홍혜걸 박사는 모델들이 먹은 물의 오염물질이 '분변'이라고 알려준다. 이어 광고는 1톤 규모의 수조를 준비한 뒤 1ppm에 해당하는 분변 1g을 유리컵 속 물에 섞은 후 이 컵 내용물을 수조에 붓는다.
이어 홍 박사는 컵으로 수조에서 물을 떠 모델들에게 마실 것을 권유하자, 모델들은 "1pp 오염물질이 섞은 물을 마시지 않겠다", "토할 것 같다"고 말한 반응을 소개하는 화면 아래 작은 글씨로 '실험은 사람의 분변이 아닌 된장으로 실험했다'고 고지한다. 그 뒤 광고는 베이비스 워터티니를 홍보하면서 끝난다.
이 같은 광고 내용은 1ppm 오염물질이 섞인 물은 일반 물과 육안으로 구별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분변을 소재로 삼은 것은 광고자율심의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광고자율심의규정 제8조는 '광고가 소비자의 정서를 해치거나 광고의 품위를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중도덕과 사회윤리에 위배되고 혐오감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의 반응도 비추천 의견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광고라고는 하지만 매일 먹는 물에 분변을 넣는 영상은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과 역겨움을 느끼게 한다"며 "다른 예를 들어도 되는데 굳이 분변을 사용해 물에 대한 불쾌감을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불쾌감 외에도 먹는 물과 경쟁사 제품에 대한 비방, 과장광고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