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 정권에 맞선 두 사람 이야기

2016-03-02     앙토니 뷔를로
1940년부터 비시 정권은 본격적인 제거작업을 시작했다. 장 제이와 피에르 망데스 프랑스는 비시 정권에게는 특히 정적이었다. 극렬한 사회주의자에 진보정당 당원이었으며, 유대인 출신이자 프리메이슨단의 단원으로, 뮌헨 협정에 반대하던 두 사람은 새로 권력을 잡은 비시 정권에게는 참으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1939년에 입대해 북아프리카로 파견돼 전투를 수행했던 두 사람은 탈영죄로 구금됐다. 하지만 1941년 6월, 망데스 프랑스는 탈옥에 성공해 런던으로 건너가, 자유프랑스 공군에 복무했다. 그러나 제이는 투옥된 후 감옥에서 친독 의용대원들에게 살해당했다.
두 사람이 겪은 고초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다. 제이는 투옥 기간 일기를 써서 귀중한 자료를 남겼다. 자기성찰과 일상에 대한 기록, 전해들은 소식에 관한 의견, 지난 10년간의 정치에 대한 회상이 담긴 <기억과 고독>이 그것이다. 프랑스가 나치로부터 해방된 후 이 책에 이어 수감기록 한 권과,(1) 최근 기이한 전쟁에 대해 다룬 서신집(2)이 출간됐다. 한편, 망데스 프랑스는 1943년 뉴욕에서 수감생활과 탈옥과정을 그린 에세이를 출간했다. 1977년 개정판으로 나온 <자유, 사랑하는 자유>는 현재 상세색인 목록이 가득한 정식판본으로 구입할 수 있다.(3) 한창 전쟁 중이던 때 망데스 프랑스가 구상한 이 책은 대중에게 호소하는 성격이 짙고 투쟁적이다. 또한 지금에도 매우 흥미로운 자료다.  
제이와 망데스 프랑스는 각자의 방식으로, 공통적인 경험을 각자의 책에서 다루고 있다. 전쟁과 패배의 혼란(“마치 눈에 안 보이는 폭탄이 우리 일상과 주변 사람들에게 떨어진 것 같았소.” <제이가 아내에게 쓴 글>), 특별법원이 선고한 유죄판결, 감옥 생활, 갖은 고초에 관한 경험이다. 이 두 권의 책들은 단순히 저자들의 개인적 증언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1930년대 프랑스의 상황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제이는 당시 상황을 회상해 그가 목격한 현실을 명확히 설명했다. 제이의 문체는 <이상한 패배>를 쓴 프랑스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를 연상시킨다. 그러한 문체로 제이는 패배의 현실을 그렸고, 망데스 프랑스는 쫓기는 몸으로 숨어서 상황을 관찰하며 나치의 프랑스 점령과 프랑스 비시 정권의 나치부역에 대해 이야기 했다.
두 사람이 쓴 책들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것은 글쓰기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동하는 인물’인 두 사람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사회 활동이나 취미 활동이 아니라 지적인 정화 활동, 몸과 마음을 훈련하는 작업, 방향상실과 흑색선전에 저항하는 수단인 것이다. 수첩, 일기, 회고록,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하는데 왜곡된 진실을 재확인하고, 정체성을 힘겹게 지키고, 뒤죽박죽이 된 혼탁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게끔 한다.  
전쟁 시기를 다룬 이러한 글들은 제이와 망데스 프랑스를 투쟁하는 공화주의자들로 보여준다. 제이가 팡테옹(위인 묘지) 전당에 안치되던 2015년 5월, 역사학자 올리비에 루브가 짧은 에세이(4)에서 시도했던 접근 방법이다. 짤막한 세 개의 장(‘자유’, ‘평등’, ‘박애’)으로 이루어진 이 에세이는 정치와 사회 민주주의를 깊이 연구하려는 혼신의 노력에 대해, 그 의미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 짧은 에세이는 최근에 출간된 제이와 망데스 프랑스의 전기들(5)처럼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장 제이를 타협하지 않는 투쟁적 인물로 묘사하는 데 성공했다. 엄청난 경의의 대상이 된 제이와 망데스 프랑스가 가지고 있던 열정과 강인함에 대한 재발견은, 두 인물의 유산을 통해 현재 ‘공화국을 재정비’할 무기를 보여주는 일과 같다. 
 
글·앙토니 뷔를로 Antony Burlaud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Jean Zay, <Ecrits de prison. 1940-1944>(수감기록 1940-1944년), Berlin, 파리, 2014년
(2) Jean Zay, <Lettres de la drôle de guerre. 1939-1940>(희안한 전쟁에 관한 서신집 1939-1940년), Belin, 2015년
(3) Pierre Mendès France, <Liberté, liberté chérie. 1940-1942>(자유, 사랑하는 자유 1940-1942년), Démopolis, 파리, 2015년
(4) Olivier Loubes, <Réarmer la République! Jean Zay au Panthéon. Essai d’histoire tonique>(공화국을 재정비하다! 팡테옹 전당의 장 제이. 강렬한 역사의 에세이), Démopolis, 2015년
(5) Antoine Prost, Pascal Ory, <Jean Zay, le Ministre assassiné. 1904-1944>(암살당한 장관 1904-1944년), Taillandier, 파리, 2015년 / Alain Chatriot, <Pierre Mendès France. Pour une République moderne>(피에르 망데스 프랑스. 근대 공화국을 위해), Armand Colin, 파리,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