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의 쇠락을 감추는 완곡어법

2016-05-02     윌리엄 J. 애스토어
9.11 사태 이후, 대 중동(the Greater Middle East)과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워싱턴의 제국주의적 공격에서 미군 부대와 드론, CIA정보원들의 활약상을 논할 때 ‘완곡어법’이 공공연히 사용된다. 이제 이 완곡어법에 대중들이 무감각해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독특한 어법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단어들과 미사여구들은 이제 클리셰가 돼버려, 사람들은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부수적 피해(군사 행동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를 뜻하며, 1990~1991년 첫 번째 걸프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강화취조기술(고문을 뜻하며, 조지 부시와 딕 체니 정부에서 열렬히 도입한 용어다. 이 ‘기술’은 백악관에서 실제로 시전되기도 했다)’ 등이다. 또한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전 세계 거리, 혹은 외딴 암흑가에서 납치해오는 ‘특별 용의자 인도’가 있는데, 이는 종종 미국의 ‘블랙사이트(군사적 목적의 비밀 고문 장소-역주)’나 외국의 비밀감옥에서 강화취조기술을 수반한다. ‘구금자(수감자)’와 ‘수용소(감옥)’는 미국 영토 바깥에 설립한 여러 감옥 중에서도 ‘관타나모(기트모)’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표적 살인’은 대통령령에 의한 드론 암살을 뜻하고, ‘땅 위에 군화’는 우리 군대를 또 다른 위험한 곳으로 파견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부시 정부 시절 대 중동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역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시도로 이름붙인 ‘글로벌 테러와의 전쟁’은 오바마 정부에 들어와, 다시 ‘해외 우발 작전계획’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행해진 이름 없는 전쟁들에 일일이 이름 붙이기를 그만두기 전에 말이다. 완곡어법이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덮기 위해 쓰였다면, 과장된 경칭은 세계 속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일컫기 위해 등장했다. ‘특출한, 필수 불가결한, 최강의’ 이 단어들은 대통령, 정치인, 그리고 열렬한 지지자들에 의해 이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인 세 단어가 됐다. 옛날 옛적에는 미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라도(혹은 생각했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들이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미국이 그만큼 황금기였고 자부심이 넘쳤기 때문이다. 그러니 작금의 이러한 용어 재정립은 미국의 강점과 자신감을 드러낸다기보다는 오히려 의구심과 쇠락에서 나온 자기 방어적인 수단으로 보인다. 
이렇듯 합심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을 괴롭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지 오웰의 1946년 고전적 에세이 <정치와 영어(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에서 그는 그의 시대에 ‘부수적 피해’라는 말의 동의어는 “누군가 그 대상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고도 대상을 이름붙이고 싶을 때 필요했다”고 썼다. 이걸 보면, 지난 70년간 별로 변한 게 없다는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리고 오웰이 직감했듯, 이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온건한 언어로 폭력적이고 살인적인 행동들을 숨기려 하는 것은 몇몇 불안한 공무원들이 좀 더 편히 잘 수 있게 해줄지는 모르나, 그들을 제외한 우리 모두는 뼈저린 불편을 느낀다.  미국 지도자와 공직자들, 그리고 그들을 끊임없이 인용하는 언론들이 그런 완곡어법으로 가혹한 현실을 은폐하려 하면 할수록, 그러한 가혹행위들이 더욱 지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가 완곡어법에 기초한 사고에 안주한다면, 가혹한 정도가 점점 더 심해져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 

약어(略語)의 공허함

미래에는 틀림없이 일부 언어학자나 사전 편찬자들이  영구적인 전쟁과 아마도 (연관이 있으므로) 제국주의의 쇠락에 관한 사전을 편찬하게 될 것이다. 사전의 초점은 언어가 숨길 수 있는 암울한 과정들과 실패의 여러 다른 종류에 맞춰질 것이다. 그 사전은 분명히 전쟁이 조국에 지운 무거운 부담을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21세기 미국에서 어떤 단어들과 수사적 장치들을 사용했는지, 그러한 장치들이 계속적인 작전 실패를 어떻게 용이하게 만들었는지 실을 것이다. 분명 그 사전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가 실패의 순간에 급격히 추가 부대를 전장에 파견함으로써 더욱 실패를 연장시켰던 사실을 흐리기 위해 사용한 ‘급증'이나, 바그다드에서의 무차별 공습으로 수십 명의 시민 사망자(‘부수적 피해')를 냈으나 공격하려던 정권을 ‘파면'시키지는 못한 사실을 덮으려 썼던 ‘충격과 경악’ 같은 고전적인 관용구가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미국 전쟁용어들이 단지 대중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만 쓰인 것은 아니다. 덜 알려진 단어들과 용어들이 군대 내부에서 명령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쓰이는 게 아니라, 분명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눈도 덮기 위해 쓰인다.
비대칭적 전투, 회색 지대, VUCA를 예로 들어 보자. 당신이 국방부 소속이나 군대 내부자가 아니라면 이런 말들을 듣기 어려울 것이다. ‘비대칭적 전투’는 적들이 유니폼을 입고 미국군과 직접 대면해 싸울 만한 용기가 없어, 뒤에서 도사리고 있거나 민간인(‘인질’)을 이용하는 등 공정하지 않고 철저히 비겁한 방식으로 싸운다는 의미로 쓰인다. 당연히 그 결과로 미군은 매복이나 도로변 폭탄 등을 포함한 비밀리의 작전이나 정직하지 못한 무기와, 또한 소프트 타겟(일명 민간인)에 대한 난폭한 공격에 전염된 세상에서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색다른’ 전술에도 대비해야 한다. 또한 민간인들 틈에 섞여 있는 적과의 교전에도 대비해야 하므로 이제는 미국 전쟁의 본질처럼 돼버린 필수 불가결한 부수적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 
이슬람국가(ISIS)같은 단체들이 ‘비대칭적’으로 싸우길 택하는 것은 어릴 적 학교에서 훨씬 강력한 무기를 가진 아이와 맞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속임수, 불시의 타격, 새총쏘기, 심지어 다음의 전투를 기약하며 도망치는 것조차 훨씬 우세한 상대에 맞서는 현명한 ‘비대칭적’ 방법이다. 그 용어는 실세계에서는 새로울 게 없는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그들이 행하려고 하는, 민간인의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우울한 행동 방침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펜타곤과 군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표현 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동 방침이 종종 민간인들에게 복수를 향한 강한 욕구와 분노를 주입시키므로 결국 미국이 의도한 목표와는 엇갈린 방향으로 흘러간다. 
‘회색 지대’는 낮은 레벨의 충돌에서의 혼란스러운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군대 내부에서 쓰이는 불분명한 용어로, 미국 국민이 아닌 사람들이 관여됐거나 제대로 된 전쟁이 아닐 시에 사용한다. 이러한 충돌은 비전통적인 무기나 전략을 사용하는 이른바 사이버 공격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한 테러리스트 모집 선전 등을 포함한다. 이 ‘지대’는 펜타곤 사람들의 신경에 거슬리는데 그 이유는 펜타곤의 막대한 자금은 전통적인 무기 중에서도 고가 상품인 항공모함, 핵 잠수함, 주 전투용 전차, 전략폭격기,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비싼 F-35(수명이 다할 때까지 대략 1.4조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현재 알려진)같은 다목적 전투기같이 망치로 치면 대형 망치에 해당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기들은 워싱턴에서의 예산 전쟁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것들이지만, 그 거대한 크기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최신 무리의 적들을 상대로 효율적으로 쓰이는 데 실패한 것들이다. 그리해 미국 국방 계획과 작전에 해결할 수 없는 회색 지대가 생겨나는 것이다. 
회색 지대가 제기하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는 문제는 왜 미국이 자신이 정의하기에도 최강의, 극강의 슈퍼파워를 자랑하는, 계산될 수도 없을 만큼 큰 차이로 적국보다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는 나라이면서도 전쟁에서 그렇게 죽을 쑤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일어난 9.11사태 때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에 쓴 돈은 50만 달러로 추정된다. 그 금액에 400을 곱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F-35전투기 한 대를 살 수 있다. 
‘회색 지대’가 미국 군대의 딜레마를 설명해주기 부족하다면, ‘VUCA’는 또 어떠한가? 변동적이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nd Ambiguity) 상황을 이르는 약어인 VUCA는 9.11이후의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물론, 어느 곳에서도 실패의 혹독함을 완화시켜주는 데에 약어만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역사책을 아주 많이 읽은 역사학자로서 내 지식을 모두 동원해봤을 때, 세상은 항상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VUCA일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펜타곤 언어를 연구하는 미래의 역사학자에게 나는 이렇게 요약해주고 싶다. 전쟁의 모든 추악함과 불확실성에 대한 진솔한 대화 대신, 우리 시대의 군 전문가들은 전문적 유행어나 선전 구호, 약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물을 흐리기 위함이다. 전쟁의 세계가 심각한 도전을 받지 않고 굴러가게 함으로써 최근 몇 년간 소위 COIN(Counterinsurgency. 대(對)반란 계획)이나 4GW(4세대 전쟁. 사이버전, 미디어전, 테러 등으로 사회혼란을 조성하는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비정규전을 통칭하는 용어-역주)를 논하는 것이 손쉬워진 것이다.
“COIN”은 그 용어를 가장 최근에 열렬히 사용했던 데이빗 페트리어스 장군처럼 다시 한번 군에서 인기를 잃었다. 그러나 4세대 전투는 아직도 잘 나가는 개념으로 9.11 이후 술병에 담은 베트남전 시대의 퀴퀴한 와인 같은 본질에 걸맞지 않게 상쾌하리만치 진보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실상은 중국 공산당 마오쩌둥 주석의 인민전쟁과 믹스매치 된 것 같은 반란과 대반란의 또 다른 반복이다. 4GW 주의자들은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테러리스트와 반란군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확실한 COIN활동)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제안한다(그렇다! 베트남전 당시의 타도 구호와 같다). 다시 말해, 이 신조어들은 “평화 회복”이나 “국가재건” 같은 더 오래된 단어들로 설명하려고 하면 즉시 뒤엉켜버린다. 최신 4GW 용어들은 전쟁을 이기게 도와주진 않지만,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연구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는 도와준다. 
중요한 것은 이런 첨단 신조어나 짧고 강렬한 유행어들은 전쟁에 대한 순수한 사고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앞으로의 전쟁을 이기려 한다면(혹은 더 낫게는, 피하려 한다면), 전쟁 전문가들은 모든 차원에서의 전쟁 현상들을 좀 더 솔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이것은 미국 국민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이 전쟁들이 이른바 그들의 이름으로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미국 전쟁의 ‘진척’에 관한 진실

최근, 미 국방장관 애쉬튼 카터는 이슬람국가를 묘사할 때 암과 관련된 이미지를 자주 언급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은 ‘부모 종양’이다. 이는 테러리즘이, ‘자식’을 생성하기 전에 미국 군대라는 외과의사가 공격하고 파괴해야 하는 ‘암덩어리’에 비유한 것이다(이슬람 국가 지부가 최근 두 배 규모로 성장한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예멘을 생각해보라). 따라서, 드론에 의한 ‘수술공격’의 확산과 특별부대 급습에 의한 ‘수술’은 테러리즘이라는 암에 대항해 싸우는 미국의 백혈구와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테러리즘이 가장 공격적인 ‘움직이는’ 형태의 치료법으로 치유할 수 있는 문명사회의 암일까? 미국은 정말 세계를 암 없는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이 카터의 말이 의미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슬람국가라는 암과의 전쟁에서의 ‘진척’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외부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약 800개 정도의 전 세계 주둔 미군부대의 확산, 그리고 드론 공습, 특별부대 급습, 대량 무기 수출 등도 암적으로 보일 수 있다. 즉 ‘암’을 암적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건강’한 세계에 대한 정의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나의 동료인 마이클 머리는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의 ‘진척’이라는 개념을 최근 비판했다. 미 해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그는 나에게 보내는 글에서 가장 좋아하는 군대적 완곡어법에 관해 “미국 군악대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끊임없이 울려댔던 ‘진척’이라는 용어를 고르겠다”라고 썼다.
“우리는 14년 간 ‘진척’에 관해 들어왔다. 하지만 장군들이 얘기하기를, 미국이 군대를 철수하고 그 지역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놔두기만 하면 곧바로 자취를 감출 단어이다. 언제부터 ‘부서지기 쉬운 개선’이 ‘진척’이란 말과 동의어가 됐는가? 정신이 올바른 사람이라면 누가 피의 강물과 수조 달러의 돈을 ‘취약함’에 투자하겠는가? 생각해보니, ‘철수’라는 말 대신 ‘축소’라는 완곡한 표현이 ‘후퇴’라는 말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 같다. 미국 군대와 미국 군대의 으름장에 힘없이 침묵하는 민간 정부는 그들의 기념비적인 실패의 진실을 차마 마주할 수가 없어서 끊임없이 우리의 언어를 조악하게 만들고 있다. 언어를 진실로부터 한 발 앞서있게 하려는 그 헛된 시도는 눈물겹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데이빗 페트리어스가 2007년 이라크 공습 기간 중 말했던 ‘부서지기 쉽고’, ‘뒤집힐 수 있는’ 전쟁의 이득처럼 진척도 결국 아무 의미가 없다고 머리는 말한다. 페트리우스는 2011년 아프간에서의 미국의 ‘진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위의 두 단어를 반복했고, 오늘날 ‘진척’이 진짜로 얼마만큼 이뤄졌는지는 명명백백해졌다. 이제 정부 공직자들도 있지도 않은 ‘진척’에 관한 전쟁 이야기로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중단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미국이 훈련시킨(그리고 다시 재훈련된) 이라크 치안부대를 떠올려보자. 매년 미국 공식발표는 이라크 군대가 전투준비태세에 거의 다 왔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제논의 역설처럼, 미국의 보호 아래서 내딛는 그 반 발짝으로는 영원히 전투태세에는 이르지 못할 것 같다. 군대가 계속해서 실적을 못 내거나 그 하위조직들이 무너져 미군이 버리고 간 무기가 적들에게 넘어가면서, 영원히 칭송받던 진척이라는 것은 영원히 해명이 끊이지 않는 퇴행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여기 미국이 이라크 군을 훈련시키기 시작한 지 12년 후, 이번에는 이라크의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모술을 이슬람 국가 점유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여정으로 다시 한 번 대대적 공격을 하려는 것 같다. 누구 진척을 찾아낸 사람?
요컨대, 미국 군대가 정기적으로 행사하는 단어의 부정직성은 끝나지 않는 전쟁의 부정직성을 드러낸다. 오랜 시간 동안 결코 이겨지지 않는 전쟁과 리더를 쓰러뜨려도 더 번지기만 하는 테러리스트 운동으로부터의 실패와 좌절을 맛본 지금, 미국도 이제는 ‘부수적 피해’, ‘비전투적 적(敵)’, ‘비행금지구역’(혹은 더 지나치게는 ‘안전지대’), ‘초정밀 공습’ 등의 표현은 버리고, 얼마나 우울하든 간에 우리 시대의 전쟁의 참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표현을 채택할 때가 아닐까? 
어휘는, 특히나 전쟁에 관한 어휘는 중요하다. 그러니 피 한 방울 없는 평범한 완곡어법이나 김빠진 약어보다는, 끝나지 않는 전쟁의 위험과 참상에 대한 충격적이고 끔찍한 진실을 미국인들에게 분명한 언어로 전달하려는 미 정부의 변화가 필요한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글·윌리엄 J. 애스토어 William J. Astore
미국 공군의 은퇴 중령이자 역사학 교수이다. 톰디스패치의 정기기고가로 Bracing Views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번역·이유민 yoomineverything@gmail.com
연세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