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검찰, 여야 ‘가리지 않고’ 부패 수사 돌입

2016-05-04     조도훈
브라질 검찰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드리고 자노 브라질 연방검찰총장은 이날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약 30명의 용의자를 수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여기에는 지우마 호세프 정부의 현직 장관 3명과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 소속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의원도 포함됐다. PMDB는 브라질 집권 연정에서 탈퇴한 후 탄핵을 이끌었다.
 
AFP통신은 이번 수사가 오는 2018년 대선 출마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초점이 맞춰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미 페트로브라스 스캔들과 관련한 다른 안건으로 기소에 직면해있는 상태다.
 
이번 조사는 그를 '중심'으로 두고 다른 정치인들을 조사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신에 "이번 수사 요청은 범죄 단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노 총장은 현지 언론인 폴랴(Folha)에 "룰라 전 대통령가 포함되지 않고서는 수년간 광범위하게 확대된 페트로브라스의 부패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로브라스 부패안은 브라질 쿠리치바 하급법원 주도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당국은 페트로브라스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관 혹은 고위 정치인들이 연루된 형사 사건의 경우는 대법원에서 수사 여부를 결정한다.
 
연방검찰이 이번에 수사 선상에 올린 인물들 가운데는 룰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자스크 와그너 비서실장, 리카르도 베르조이니 정무장관, 에딩요 실바 사회소통장관 등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에드아르도 쿠냐 하원 의장과 데르 바르발로 PMDB 상원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상원 표결은 다음주로 예정되어 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돼 대법원이 탄핵재판에 들어가면 호세프의 대통령 직무는 정지된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검찰은 전날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제1야당 사회민주당(PSDB)의 대표인 아에시우 네비스의 부패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 수사권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