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상화

2016-05-30     미셸 위송
 
몇 주차의 간격으로 출간된 두 신간은 제목이 서로 통한다. <이윤 해독>과 <기업 청산>. 이 두 권의 책은 관념적은 아니지만 근본을 파고든다. 크리스토프 다르망주는 3개의 에세이를 엮은 선집(1)을 발표해 ‘이윤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상황을 근본적으로 따져본다. 저자 다르망주는 인류학자답게, “자본주의는 아주 최근에 등장한 인위적인 사회 조직이며 자연스러운 면이라고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간파한다. 그는 심지어 이윤의 존재조차도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 다르망주가 이윤의 근원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며 증명하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가정이다. 기존의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혹 이윤에 대한 재검토가 경제원칙을 부정하는 것 아닐까’하고 우려할 사람들에게 논리적인 답변을 제시하며 명쾌한 언어로 증명해간다. 
두 번째 에세이는 생산적인 노동과 비생산적인 노동 간의 차이를 파헤친다. 다르망주는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돼 마르크스주의자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게 된 토론의 계보를 세운다. 그리고 간혹 모순점이 보이는 칼 마르크스의 분석이론을 매우 세세하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현대 자본주의의 구체적인 현실과 현재의 토론 이슈를 연결시키고자 노력한다. 다르망주는 연금을 다룬 세 번째 에세이에서도 같은 방식을 취한다. 어쩌면 토지 연금에 대한 마르크스의 분석을 가장 분명하게 다룬 에세이일 수도 있다. 비록 다르망주는 “우리는 모두 연금 생활자가 될 것이다”라고 한 경제학자 필립 아스케나지의 생각에는 동의하는 것 같지 않지만, 이러한 이론적인 도식들이 석유 연금 혹은 부동산 연금 같은 동시대적인 현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준다. 부제인 ‘마르크스주의 경제의 에세이 세 편’은 색채가 뚜렷하지만 난해한 마르크스 연구서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경제학에 대한 근대 비판을 다룬 귀한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트리스탕 오브레, 토마 달레리, 산드라 리고가 집필한 저서의 제목(2)은 저자들의 중심 생각을 적절하게 요약해서 보여준다. 실제로 이들 세 명은 유동성을 ‘현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 능력, 그것도 즉각 비용이나 리스크가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이러한 정의는 범위를 확대해 프레데리크 로르동이 <연금기금, 뻔히 보이는 계략?>에서 강조한 것처럼 금융시장을 통해 자본이 공급되는 유동성이라는 특징이 노동에도 적용돼 생기는, ‘노동의 비정규직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
<기업 청산>은 총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자금조달에서 자본화로 이어지는 역사를 살펴본다. 금융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점차 ‘뿌리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서 2부에서는 주주의 지배구조가 투자를 불리하게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자본화가 어떤 폐해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분석이 이어진다. 실제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지닌 세 가지 속성 중 하나는 투자 한 만큼 수익을 신속하게 거두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충분히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투자 기회의 수가 감소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기대 수익률의 한도를 정하는 것이 바로 금융이다. 이런 현상을 좀 더 변증법적으로 풀어보면 금융은 수익성 투자의 수를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감소하는 수익성 투자의 수를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분석의 예리함은 3부의 제안들, 즉 “금융을 제자리로 돌려놓자”는 제안들, 그리고 정부의 개입이야말로 생태를 전환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니, 정부의 개입을 부활시켜 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는 제안들 앞에서 무색해질 수 있다. 
 
 
글·미셸 위송 Michel Husson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Christophe Darmangeat, <Le Profit déchiffré>(이윤 해독), La ville brûle, 몽트뢰유 수 부아,  2016년
(2) Tristan Auvray, Thomas Dallery et Sandra Rigot, <L’Entreprise liquidée>(기업 청산), Michalon, 파리,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