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쟁에서 잊혀진 사람들

2016-07-01     안 마티유

“스페인으로 떠나자 비로소 내 자신이 됐다. 그 전까지, 나는 테닌의 누이거나 알베르의 아내였다.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됐다. 나는 스페인 전쟁에 대한 멋진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주느비에브 드레퓌스 아르망과 오데트 마르티네 말레의 저서(1)가 지닌 큰 장점은 바로 개인적인 기록이 공식적인 자료와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지식인들에게서 나온 언론 기사와 몽트뢰유의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에서 발간된 사진이 잘 어울린다. 정기간행물의 ‘1면 기사들'과 엽서, 편지, 사진 앨범이 잘 어우러진다. 쥘리에트 테닌의 저서는 국제여단에 지원한 어느 공산주의자 치과의사를 등장시킨다. 치과의사는 행복해하고(무엇에 행복해하는 것인지 불명확) 이 책의 중심에 놓인 스페인에 대한 ‘프랑스적인 열정'을 표현한다. 알리송 타이요의 에세이(2)번 각주는 연기 들어가야 할 듯합니다. 원문확인 요. 에도 스페인 공화국을 지지하는 유럽인 지식인 열 여섯 명이 등장하며 세계주의적인 연대가 이야기된다. 이 지식인들 중 프랑스 여성으로는 클라라 말로, 시몬 베이유, 앙드레 비올리(2)가 있다. 그들은 모두 이렇게 외칠 수 있었다. “내게 휴식은 끝이야!”

뿐만 아니라, 세 여성은 1939년 ‘집단 이주' 때 스페인들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 이 집단이주는 <스페인, 프랑스의 열정>에서 쇼뱅 기금의 사진들을 통해 그려진다. 한편,  아르젤레스 기지에서 처형된 프란시스코 미로 이포마레스의 데생은 고뇌를 마음속에 삭히는 느낌을 줄 만큼 매력적이다.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자인 타이포그래퍼 루이 보네(3)는 생 시프랭에서 구금됐던 일에 대해 증언하고 어떻게 해서 스페인 사람들이 일단 프랑스 땅을 밟으면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는지를 들려준다. 인권의 나라 프랑스가 환영해줄 것이라는 믿음…그러나 프랑스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모욕, 배고픔, 추위, 가혹함, 억압, 영원히 머릿속에 각인될 헌병들의 말 한 마디, “꺼져! 꺼지라고!”를 안겨줄 뿐이었다. “박애라는 단어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예시.” 보네의 냉소적인 표현이다.
수용소를 피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부대를 택하는 사람들, 프랑스 외인부대를 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다. 전자 그룹의 많은 사람들은 레지스탕스에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에는 이민 노동력 협회(MOI)의 회원인 루이 보네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푸아 도시는 호세 안토니오 알론소 알칼데가 이끄는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해방된다. 후자 그룹에서 일부는 1944년 8월 24일에 르클레르 장군의 제2사단 기갑 부대 ‘누에베'의 탱크를 타고 파리에 첫 입성하게 된다. 해방자들은 몇 시간 동안 스페인 억양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 해방자들은 그 다음에 망명이라는 감옥을 겪게 된다. “도착과 동시에 우리의 문화를 잃게 되는 곳의 문화를 흡수할 수는 없다.” 레지스탕스이자 라벤스브뤼크 강제 수용소에서 나오게 된 메르세데스 누녜스 타르가의 말이다. 그리고 삶이 이어진다. 교수형 등 끔찍한 억압이 스페인에서 일어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와 함께 전투는 계속됐다. 독재자로 악명높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은 1975년에 세상을 떠났고 이후 민주주의 과도기가 다가온다. 프랑수아 고디쇼는 잡지 <20세기>에서 이렇게 밝혔다.
“독재는 화해의 신화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그 신화는 ‘두 개의 스페인이’라는 또 다른 신화를 바탕으로 했다. 모든 것은 동족상잔으로 구체화돼 나타났다. ‘동족상잔’이라는 표현은 분쟁의 정치색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었다.”(4)
점점 희미해지는 ‘패자들’의 말, 프랑코 장군 지지파의 상징, 공동묘지…여전히 스페인에는 후유증이 많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에서는 수용소에 어떤 자리를 부여할 것인가? 레지스탕스 소속 외국인들의 역할에는? <스페인, 프랑스의 열정>은 1936년과 1957년 사이에 ‘피레네 산맥을 경계로 양쪽이 주고받는 연대’를 강하게 보여준다. 배신과 은폐 앞에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용감한 이상주의자들이 하나가 된다. 이러한 정치적이고 박애에 기반을 둔 열정을 깨우는 것, 그것이 이들의 존엄성을 되살리는 길이 되리라. 


글·안 마티유 Anne Mathieu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Geneviève Dreyfus-Armand, Odette Martinez-Maler, <L'Espagne, passion française>(스페인, 프랑스의 열정), Les Arènes, 파리, 2015년
(2) Allison Taillot, <Les Intellectuelles européennes et la guerre d'Espagne>(유럽의 지식인들과 스페인 전쟁), Presses universitaires de Paris-Ouest, 낭테르, 2016년
(3) Luis Bonet, <Une Auberge espagnole>(스페인 여관), Agone, 마르세유, 2016년
(4) ‘스페인 기억의 역사와 전투’, <20세기>, Les Presses de Sciences-Po, 파리, 2015년 7-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