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사립학교의 그늘

2016-07-29     아크람 벨카이드

올해 32세의 파이살 아타피르는 알제에서 부동산중개업자로 일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그는 새로운 범주의 고객층을 상대하게 됐다. “빌라나 건물을 사립학교로 변경하려는 사업가들이 꽤 있다. 거액이 오가고, ‘바가라(Bagaras)’라고 불리는 가축 매매업자들(2000년대 졸부의 상징)도 끼어들고 있다.” 
알제리 교육 시스템은 오랫동안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무상의무교육의 공립학교 원칙에 입각해왔다. 10여 년 전부터, 후아리 부메디엔 대통령(1965~1978년 재임)이 사용한 “혁명적 사회주의 원칙”이라는 뜨거운 용어가 사라지고, 민간 영역에 교육의 문호를 개방하기에 이르렀다.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가가 “알제리 교육 체계를 조직”한다면 사립학교는 정세나 상황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법률적으로 여전히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에 창설된 공인사립학교연합에 의하면 320개 학교(2008년에는 119개)에 15만 명의 학생이 등록돼 있고 4만 명의 교사가 일하고 있다. 물론 알제리 전체 학교 인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임에 틀림없지만, 평등의 이상이 지속되고 있는 나라에서 사립학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사실은 알제리 교육시스템의 한계와 사회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립학교의 학비는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평균 수준의 사립학교에 보내려면 매달 1만 2천-1만 6천 디나르(99~131유로)(1)를 내야한다. 1만 8천 디나르로 책정되어 있는 알제리 최저임금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다. 특권층과 비즈니스계에서 대단히 높이 평가되고 있는 알제의 프랑스고등학교에 보내려면 돈이 더 든다(매월 5~6만 디나르). 사립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입학시험을 봐야하는데 많은 초등학교에서 입학시험을 준비시킨다. 오랑 시의 영국학교 여교사인 나피사 다우디 씨는 “돈, 그것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 공립학교도 무상이 아니다. 사립학교에 보낼 경제적 능력이 안 되는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과외, 특히 바칼로레아를 통과할 목적의 과외를 시키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출한다.”고 설명하다. 
대개의 경우 학교 교사가 방과 후에 자기 집에서 학생들을 맞는다. 학부모회는 이런 식의 과외를 통한 특혜를 비난한다. 이런 현상이 확대되자 누리아 벤가브리트-르마운 교육부 장관은 교사의 과외를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교사들이 원치 않은 방침이다. 중등 기술 교육 교사 자치 위원회(Cnapest)의 한 회원은 “벤가브리트-르마운 장관은 교육 개혁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교사 월급 개선에도 신경 써주기 바란다. 그래야 과외라는 파행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차례 임금이 인상됐지만(때로는 소급적용 식으로) - 특히 2011년 아랍의 봄 민중운동 이후 정권이 모든 종류의 항의를 예방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했을 때 - 교사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교사들이 사립학교로 옮길 방법을 찾고 있다. 중간정도 경력의 중고교 교사의 월급은 6~7만 디나르(초등학교 교사는 3만5천~4만2천 디나르). 알제의 공립 고등학교의 한 물리 교사는 “이 월급으로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다. 저축을 하거나, 튀니지나 터키에서 바캉스를 보내거나,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아이들의 교육비를 내려면 추가 수입이 있어야 한다. 그 중 과외는 그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주 3회, 저녁에 자신의 집 주방에 고3 학생 4명을 모아 가르친다. 이 과외로 4만5천 디나르를 “직접” 받는다. 달리 말하면 그의 월급의 2/3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득신고 없이 받는 것이다. 
처음에 사립학교는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어로 수업을 하고 프랑스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따른다는 점이 주요 성공 요인이었다. 2007년에 당국에서 법 - 즉 고전아랍어 사용과 알제리 교육 프로그램 적용 - 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 - 로 여러 사립학교에 제재를 가하고 폐쇄하기도 했다. 이후 인가 받은 학교들은 이 의무사항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다르다. 알제의 명문 사립중학교 교사인 소피아 카름 씨는 “많은 사립학교들이 알제리와 프랑스의 프로그램을 이중으로 적용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식 프로그램이고 두 번째는 비공식적인 것이다. 프랑스어를 교육어로 사용하면서 아랍어를 소외시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한다. 행정당국도 이런 실태를 알고 있지만 거의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2007년의 엄중 조치 이후 사립학교 책임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적 지원을 찾아냈고 카름 씨의 지적대로 “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많은 감독관들이 자기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중 교육 프로그램의 결과로 학생들은 과중한 시간표에 허덕이고 공립학교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알제리 바칼로레아(아랍어)와 프랑스 바칼로레아(프랑스어) 철학 논술 시험을 준비시키고 있는 교사 아메드 라누아리 씨는 “학생들이 대견하다”면서 중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수학을 하고 제3외국어 기초를 마스터하는, 완벽하게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어린 엘리트의 탄생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혹시라도 감사를 받을 경우 자신이 소속된 학교를 난처한 상황에 빠트리지 않으려고 그는 두 개의 수행평가 노트를 소지하고 있다. 하나는 행정당국용, 다른 하나는 프랑스어 수업의 향상과정을 기록한 개인용이다. 
사립학교는 공교육의 모순과 편협함을 무마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한다. 그들은 종교교육이 행해지지만 귀찮은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그 예로 든다. 다른 학부모들은 공립학교에서 여전히 흔한 체벌이 사립학교에서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예로 든다. 전국 학부모협회의 할레드 아메드 회장은 2016년 3월에 “법규상 육체적·정신적 폭력이 명백히 금지되어 있지만 하루에 열 번씩 체벌 신고가 접수된다”고 한탄했다. 라누아리 씨는 “우리 학부모들은 만일 우리가 잘못하는 것이라면 우리 행실을 고쳐달라고 교사들을 격려해 왔다. 이제 사람들 생각이 바뀌었고, 사립학교는 학생들이 더 잘 교육받고 학생 존중이라는 문제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폭력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립학교에도 있다”고 말하면서 “더 전반적인 사회 문제”를 언급한다.   
사립학교가 훌륭한 학생들을 양성해내지만 이것이 알제리에 득이 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수많은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해외에 보내 고등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카름 씨는 “사립학교는 세계화 추세를 따르고 있고, 그들의 판촉 논리는 자기 학생들이 프랑스 그랑제꼴 시험을 준비할 능력을 갖추거나 북미 대학에 등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현상은 알제리가 국가장학생들을 해외에 보내 고등교육을 받게 하던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알제리 대학생 4명 중 한 명만이 알제리에 완전히 정착한다고 한다. 알제리에 위치한 응용경제개발연구센터(CREAD)는 대학교육을 받는 알제리 학생 23%가 현재 알제리를 떠나 외국에 있으며, 주로 프랑스, 미국, 캐나다에 있다고 한다. 이것이 알제리의 특성 중 하나다. 나라는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알제리 엘리트의 상당수는 외국에 나가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계속될 듯 보인다는 것이다.  


글·아크람 벨카이드 Akram Belkaïd

번역·김계영

(1) 현재 공식 환율은 1유로에 122디나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