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제조자에서 소금 농부까지 : 재생가능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여성들
평소 다큐멘터리와 같은 매체를 통해 아프리카 여성과 어린이가 얼마나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접할 수 있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오랜 노동 시간에 비해 일당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또 물을 뜨기 위해 반나절을 무거운 물통을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여성의 인권 또한 무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혼, 여성할례, 교육 차별이 대표적인 예다.
아프리카의 실태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선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져야 하며 존경을 받는 환경이 형성돼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지구에 해를 끼치는 자원을 최소화하고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아프리카의 ‘솔라 시스터 프로그램’을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이 지난 7월 9일에 소개했다.
바구니를 만드는 탄자니아의 여성부터 소금 농사를 짓는 구자라트(Gujarat)의 여성까지 사회적 기업들은 여성들이 청정에너지 사업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솔라 시스터(Solar Sister)의 사업가 힐라리아 파스칼(Hilaria Paschal)은 “사람들은 우리를 태양의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파스칼과 동료 바구니 제작자들은 고향 탄자니아에서 솔라 시스터로부터 태양빛과 안전 취사용 스토브(Clean Cookstoves)를 사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 사는 친구나 이웃에게 되판다. 솔라 시스터는 시골 아프리카 마을에 청정에너지를 전달하도록 여성에게 권한을 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여성들은 모아둔 돈, 다른 일로 번 수입, 기금, 솔라 시스템의 초기 자금을 이용해 상품을 산다. 파스칼은 1,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물건을 팔았고 수입으로 자녀 학비를 대고 바구니 제작 사업을 넓혔다. 현재 파스칼은 다른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돕기 위해 멘토를 자청하고 있다.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s Industrial Development Organisation)의 연구는 개발도상국 여성이 가정과 사회의 에너지 공급에 큰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등불을 켜기 위해 값비싼 등유를 사기도 하고 연료를 구하기 위해 먼 거리를 걷기도 한다. 여성과 어린이는 또한 대부분 집에서 전구에서 흘러나오는 유독가스를 흡입해 고통을 받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배우고 그것의 확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부족하다. 개발도상국에서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확산할 수 있도록 시골 여성의 기업가적 잠재력과 공동체 지식을 일깨우길 희망하고 있다.
여성 기업가 정신
솔라 시스터는 탄자니아, 우간다, 나이지리아 전체에서 약 2,000여명의 여성이 기업가가 되도록 도왔다. 여성들은 공공시설이 미비한 지역에 거주하는 300,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태양빛, 휴대전화 충전기, 안전 취사용 스토브를 판매했다.
솔라 시스터는 국가 지도자와 사업을 지원하는 사업개발팀과 함께 여성 주도 직접 판매망을 조직해왔다. 상품 판매를 진행한 여성들은 5~10% 정도의 수수료를 이용해 면화 농장 같은 다른 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여성이 중심이 되는 청정에너지 사업 모델은 단지 아프리카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청정에너지 제품을 보급하기 위해 인도에서 여성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인 프론티어 마켓(Frontier Markets)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아자이타 샤(Ajaita Shah)는 “우리의 경험은 지배적 편견과 대조적으로 여성이 특히 태양과 같은 기술적 해결책에 가장 뛰어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그들은 수입을 얻는 것에 열정적이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뛰어난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라자스탄의 시골에서 한사 쵸드리(Hansa Chaudhary, 20세)는 학업을 계속 이어나가길 꿈꾸면서 가족의 농작물과 가축을 돌봤다. 프론티어 마켓에 소속된 쵸드리는 공공시설이 부족하고 외진 곳에 있는 가정에게 청정에너지 기술을 전해주고 있다. 일을 완수하기 위해 쵸드리는 최소한 1마일 이상을 걸어 소매업자를 만난다. 그렇지 않으면 소매업자가 쵸드리에게 닿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쵸드리는 태양빛과 시장의 장점을 설명하는 법을 배우고 태양 전등을 팔았다. 자세한 고객정보를 관리했고 수리와 서비스 요청도 정리했다. 첫 해 쵸드리는 275파운드를 벌었는데 이는 라자스탄 여성이 버는 한해 평균 수입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쵸드리는 가정을 돌보는 것에 더해 학사 학위를 위한 돈까지 모음으로써 프론티어 마켓에서 더 중요한 직책을 맡거나 자이푸르(Jaipur)에서 공무직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프론티어 마켓은 라자스탄에서 250명이 넘는 판매원을 고용하고 훈련시켜왔다. 프론티어 마켓은 또한 밤에도 가축을 돌볼 수 있는 긴 횃불 같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사회의 통찰력을 이용하고 있다. 이 사회적 기업은 5년 동안 12만 7,000개가 넘는 제품을 팔았고 그 중 30%가 판매원을 통한 것이다. 가정에서 화석 연료 대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게 한 결과, 거리에서 자동차 127,000대가 내뿜는 양인 600,000톤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된 것으로 측정됐다.
비슷하게도, 글로벌 페어니스 이니셔티브(Global Fairness Initiative, GFI)의 소금 노동자의 경제력 강화 프로그램은 인도 수렌드라나가르(Surendranagar)의 소금 생산지에서 30,000명의 여성을 도와주고 있고, 디젤 대신 태양열을 이용하게 해 소금물을 끌어올려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GFI에 따르면 여성들은 생활비와 연료비에서 매년 평균 45%를 아끼고 있다.
소금 생산자이자 다섯 아이의 엄마 바브나벤 망갑하이(Bhavnaben Mangabhai, 40세)는 “태양열 펌프에 투자함으로써 매달 100파운드를 저축했고 그 돈으로 가족을 위해 소금 농장의 2에이커를 샀으며 자식을 교육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망갑하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여성들은 보통 수입의 90%를 가족에게 투자하며 효과는 단순히 가정에 머물지 않는다. 국제여성연구소(International Center for Research on Women, ICRW)의 앨리슨 글린스키(Allison Glinski)는 “여성 기업가가 그들의 사회에서 청정에너지 사용을 옹호하게 되면 보다 큰 공동체적 관점에서 건강, 교육, 경제적 이익을 촉진하는 상승효과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ICRW의 연구 결과 솔라 시스터에 소속된 여성은 경제적 자립, 자신감, 사회에서의 고양된 존경심을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그들은 가정에서 연료비를 아끼고 지속적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서 저축을 해 전체 사회의 경제적 이익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에서 솔라 시스터의 고객들은 기름값을 79% 절약해 매주 2.50파운드를 저축하고 있다. 모은 돈은 더 영양가 있는 음식과 학비, 교과서 구입, 의료 서비스와 같은 것에 사용될 수 있다.
믿을 만한 태양빛은 또한 아이들이 밤에도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음을 뜻하고 사람들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음을 말한다. 가정 내에서 유독 가스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도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특히 여자 아이들의 학교 출석률도 높일 것이다.
장애물
솔라 시스템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협력팀장 네하 미스라(Neha Misra)는 “여성이 이끄는 사업체가 늘고 있지만 가치 사슬 측면에서 제한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우리는 혁신의 가능성을 현재 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문제 중에는 시골 지역의 사회적 보수성과 재정과 교육에 대한 접근의 부족이 있다. ‘맨발대학(Barefoot College)은 기술 격차를 줄이는 것을 도와주는 단체다. 최소한 개발도상국이 회복력과 자급자족 능력을 갖출 수 있게 시골 지역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됐다. 맨발대학은 80개국에서 784명의 여성이 태양 엔지니어, 선생님, 청정에너지 옹호자가 되기 위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졸업자들은 5억 2,000리터의 등유를 대체하며 550,000명의 사람이 무공해 전등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왔다.
여성 청정에너지 사업가들을 잇고 더 많은 여성이 청정에너지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13년에 ‘wPower Hub’를 도입했다. 나이로비 대학에 기반을 둔 ‘wPower Hub’는 2018년까지 아프리카에서 8,000명의 여성을 도와 기업가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안전 취사용 스토브 보급을 위한 국제연맹(Global Alliance for Clean Cookstoves)’, ‘케어(CARE International)’, 솔라 시스터를 포함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wPOWER’의 완지라 마타이(Wanjira Matai)는 이미 여성의 수가 4,00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마타이는 “만약 이산화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80% 감축하고 싶다면 비효율적인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조리기구와 전구를 친환경 기술로 대체해야 한다.”며 “여성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마타이는 “우리는 우리가 성공할 것임을 알고 있기에 여성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https://www.theguardian.com/sustainable-business/2016/jul/09/women-leading-clean-energy-r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