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판하다 보복당한 언론인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블로그]
미국 영공비행 금지 일쑤…표현의 자유 탄압해 테러를 막겠다고?
2009년 4월 18일, 멕시코 행 에어프랑스 438편은 “미국의 안전상의 이유”로 미국 영공비행을 금지 당했다. 미국을 우회할 연료가 없었던 프랑스 항공기는 카리브해에 착륙했다. 전투준비를 연상시키는 소란이 일어난 비행기에는 콜롬비아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고가이기도 한 헤르난도 칼보 오스피나가 탑승하고 있었다.
칼보 오스피나와 뒤프레의 공통점은 미국의 남미 정책을 비판하고, 남미 진보 정부들을 지지하며,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국정을 냉정하게 분석한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미국의 치부 ‘CIA 특수 작전단’>
언론인 루이스 에르네스토 알마리오가 11월 26일 로스엔젤레스에서 체포된 것도 아마 그와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콜롬비아 출신인 그는 카페 스테레오 라디오 방송사의 특파원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고 있는데, 자신이 소속된 볼리비아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카라카스로 가는 델타에어라인 항공기로 갈아타다 구금됐다. 24시간 동안 억류돼 미국 이민국과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심문을 받고 바로 오스트레일리아로 추방됐다.
12월 25일, 노스웨스트에어라인 A330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로 아무 문제 없이 비행했다.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는 동안,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밝힌 23살의 나이지리아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는 폭탄테러를 시도했다. 승객들이 그를 덮쳤고, 도착과 동시에 심문을 받게 됐다. 11월 10일, 그의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아부자 주재 미국대사관에 자기 아들이 과격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이 정보는 9∙11 테러 이후 창설된 국가 대테러센터(NCTC)에 전달됐고, 압둘마탈라브의 이름은 미 정보데이터에 저장됐지만 미국행 항공기 탑승이 금지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공항특별검색 대상자로 간주되지도 않았다.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수억 달러가 공항과 항공기 안전을 위해 지출되고 있다. NCTC, CIA, FBI 직원들이 위험하지 않은 시민들에 대한 감시- 어쨌든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것이 아니다 - 와 표현의 자유 탄압을 우선과제로 삼지 않는다면, 아마 이 돈은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번역·김계영 canari62@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