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가 감시하는 동남아의 지난한 민주주의

2016-10-31     에릭 프레콘

 

건국 이후, 미국은 군사개입주의와 고립주의의 시대를 번갈아 경험했다. 이 두 가지 전략은 겉으로는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예찬하는 이른바 민족주의 이념과 맥을 같이 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늘 같은 역사가 되풀이된다. 초기에는 모든 국가의 언론이 “자유진영 후보가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문을 퍼트린다. (학식 있고, 서로 안면이 있는 국가 엘리트층이 퍼트린 소문은 서구로 건너가 크게 확산된다.) 2014년 인도네시아에서 바로 그랬다. 일명 ‘조코 위도도’라고 불린 조코 위도도는 파벌 정치가 득세한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혁신적인 정치력을 지닌 새로운 인물에 대한 열광은 조코 위도도가 주지사로 재임 중이던 자카르타의 상류사회에서 불기 시작해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2015년 11월 미얀마 총선에서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당의 승리도 군부독재의 종식을 알리는 듯했다. 물론 헌법에 의해 아웅산 수치는 대통령 직에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측근 틴 초가 3월 15일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수치는 외무부장관으로 임명됐으며, 국가안보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직책인 국가자문역으로 위촉됐다.
 좌우대칭의 법칙에 따라 비 엘리트층 출신이 높은 권력에 도전하기도 하고, 서구는 이를 추종하려는 듯 보인다. 9월 11일 총선을 앞둔 2015년 여름, 싱가포르의 청년층과 지식인들의 공명상자인 소셜네트워크에는 2011년 선거와 전혀 다르게 변화하길 희망하는 글들로 넘쳤다. 2011년 선거에서는 87명의 의석 중 야당이 차지한 것은 6석에 불과했다. 싱가포르 독립의 주축이었던 리콴유 전 총리는 2015년 초 사망했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가 된 것이다. 

미디어 속 진실과 투표함 속 진실

 같은 시기 말레이시아의 총리 나지브 라자크는 말레이시아국부펀드 1MDB에서 7억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깨끗한’이라는 의미의 베르시 운동은 2007년 첫 항의시위가 조직된 이후, 이 사건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시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로부터 유례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통일말레이인국민조직(UMNO)에서 니자브의 멘토였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이제 그의 반대파가 됐다. 니자브 라자크가 총리직을 수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마지막으로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 후보로서 그의 발언은 서구의 지식인들과 빈번이 충돌했다. 그는 마초적이고 반인종적이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발언들로 미국 대통령 후보 로날드 트럼프에 비유되기도 한다. 두테르테는 선거 캠페인용 엄포에 그치지 않고, 당선되자마자 가차 없이 엄청난 수의 범죄자들을 처형했으며 국민들에게 마약 밀매상 사살을 독려했다. 2016년 6월 30일 취임한 두테르테의 표현을 빌자면, “언론인도 ‘개 같은 XX'임이 드러날 경우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이 위협에 유엔은 즉각 경계심을 내비쳤다.(1) 9월 초, 두테르테 대통령은 저속어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두테르테가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바로 취소했다. 그러자 두테르테는 “필리핀의 남부지방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했다.
 요약하자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지도자들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전망도 부정적인 반면,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후보들은 신뢰도와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미디어세계에서 말하는 진실과 투표함 속 진실은 같지 않다. 도시는 소셜 네트워크 같은 거대한 공명상자를 소유하고 있지만, 투표에 있어서는 농촌의 비중이 더 우세하다. 동남아시아의 도시화 비율은 2015년 기준 47%에 불과하다. 또한 농촌에서 중요한 것은 도시 엘리트충이 아니라, 사회정치 시스템을 지배하고 지역의 특성을 특징짓는 ‘보호통제주의’다.
 2014년 7월 조코 위도도가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기대만큼 농촌지역에서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 2014년 4월 9일 총선에서는 과반의석을 빼앗겼다. 조코 위도도는 라이벌인 프라보워 수비안토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끌어들이고, 보수주의 세력의 힘을 얻기 위해 담론을 강화했다. 7월 후 그는 합법적인 소송을 통해 마약 밀매상을 처형하고, 불법어선을 추격해서 2014년 말 이후 210여 척을 침몰시켰다. 그는 1965~1966년 반공산주의 학살(2) 사실을 부정했다. 현재는 조코 위도도가 두테르테의 마약밀매상 유혈퇴치방식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점 찾기

  마찬가지로 미얀마 선거의 승리자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당은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3)을 비롯한 소수민족 문제를 안고 있다. 9월 초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로힝야족 문제를 돕기 위해 미얀마 동부지방에 방문했다. 오솔로국제평화연구소(PRIO)의 연구원의 설명처럼 이번 선거는 군부세력만 쫓아낸 게 아니라 소수민족정당들도 소외시켰다. 미얀마 인구의 40%가 소수민족임에도, 의회는 6%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투표방식의 이점을 톡톡히 활용했다. 2015년 말, 처지가 비관적인 카친족을 비롯한 일부 소수민족은 NLD에 표를 던지며 효과적인 방식을 찾으려 했다. NLD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구 의회의 정당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농촌지역은 공무원과 고령인구로 구성돼있으며 대부분은 정치적 침묵자다. 그들은 1959년부터 집권 중인 인민행동당을 계속 신뢰하고 있다. 2015년 싱가포르 유권자 중 70%는 여당 후보자를 위해서 투표했으며, 전체 89개 중 83개의 의석을 안겨줬다.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강렬했던 목소리와는 반대의 결과였다. 이러한 성향은 2016년 봄 보궐선거에서 확인됐다.(4) 
 연쇄적인 부패 스캔들로 추락을 예상했던 말레이시아 니자브 총리와 여당은 2016년 5월과 6월 주 의회선거와 두 번의 보궐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AFP통신은 ‘니자브 총리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선거전망이 이처럼 좋았던 적이 없다’고 전했다.(5) 더불어 그는 인터넷 통제를 비롯한 자유권 침해 법안을 도입했고, 야당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은 2015년 2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는 금기사항인 동성애 혐의로 수감됐다. 세계 언론의 부정적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봄 38.5%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한 두테르테는 경쟁자보다 500만 표 이상을 더 얻었다.(6)
첫 정책들의 결과물에서 대립이 야기될 때,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타협과 합의가 가장 먼저 대두된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동남아시아 국제정세에서 정부는 신중하게 균형점을 찾는다. 취임 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투쟁민주당(PDI-P)의 중산층, 그리고 서구나 싱가포르에서 교육받은 부유한 젊은 지식인들에게 조금씩 등을 돌리기로 결심했다. 이론의 여지없이 위대한 지도자였던 초대 대통령 수카로느의 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의 영향력 하에서 조코 위도도는 사실상 임명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의회 내 야당연합의 힘을 이용했다. 프라보워를 지지했던 많은 정당들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 캠프에 합류했다. 현재 조코 위도도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정당 중 하나인 골카르당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정책방향을 세우고 있다. 골카르당은 판차실라를 열렬히 지지하는 중도정당이다. 판차실라는 인도네시아 건국 5대 원칙으로서 민주주의, 사회 정의, 유일신에 대한 믿음을 포함하고 있다. 
마약밀매에 맞서 사회질서를 유지하며 6월에 일어난 중국 침입에 대항하고, 인니 반도의 해양 정책을 개척하는 등 여러 임무를 수행하면서 조코 위도도는 국가재정 적자를 타개하길 원했다. 이를 위해 조코 위도도는 지난 여름 개각에서 경제계에서 호평 받는 세계은행의 스리 뮬랴니 인드리와티 집행이사를 장관직에 재임명했다. 또 군 출신이자 전 골카르 당원이며 대통령의 가까운 조언자인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을 해양조정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 에너지와 관광 인프라 등 민감한 주제들을 다룬다. 파푸아뉴기니 문제는 조코 위도도의 변덕스러움을 잘 보여준다. 조코 위도도는 파푸아뉴기니에 도로개선을 위한 원조를 제공하는 동시에 군대도 배치했다. 또한 동티모르 독립 당시 양민을 학살한 혐의가 있는 위란토를 정치치안담당조정장관에 임명하며 반발을 낳고 있다.(7)
 미얀마 선거에서 승리한 당은 처음 목표대로 소수민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활동 중인 분석가 겸 자문가인 로맹 카이요드는 “많은 소수민족 출신 유권자들은 단일화와 개혁이라는 목적을 위해 아웅산 수치의 정당에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2015년 10월, 당시 정부는 단 8개의 소수민족 반군단체와 휴전을 맺었다. 1년 후인 2016년 9월 초, ‘21세기 팡룽 회의’가 개최됐다. 이는 1947년 수치의 아버지가 버마연방 통합을 위해 첫 발을 내딛었던 1947년 팡룽 협정을 이어받은 것이다. 21세기 팡룽 회의에는 중요한 교섭대상인 와(Wa)주 연합 반군만을 제외한 모든 소수민족 반군 단체들이 모였다. <미얀마 타임스>는 “이 회의가 국가평화를 위한 중요한 첫 발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향후 6개월 안에 새로운 회의도 개최될 예정이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완곡한 그들의 정책들

  전통이 깊은 강성 정당이나 민족주의 정당이 정권을 잡았을 경우에도, 그들의 정책은 애초의 우려보다는 완곡해 보인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정부는 엘리트층의 쇄신과 사회정책에 전념하려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간호사, 경찰 등의 임금을 인상하면서 부를 재분배하려 노력했고, 대화를 위한 기관도 만들었다. 노년층에 대한 원조도 확대했다. 2014년 9월 헌법 위원회는 대선 때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에 맞서 소수민족(말레이시아, 인도, 유라시아)의 대표에게도 신경을 쓰도록 평결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6월 말 정부를 개편했다. 그 목적은 임명이나 승진을 통해 잠재적인 지지자들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총리가 말한 표현 그대로 ‘국가의 우선 과제인 경제적 번영, 사회 복지, 모든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이 점이 바로 핵심이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까지 독재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야당이 전통적으로 판단을 그르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인권주의 연설은 유권자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는 반면, 소비력 같은 물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다.
야당연합은 결집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야당연합은 여론을 움직여 총리에게 더 많은 권력을 쥐어줄 국가비상사태 발의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최근 마하티르 모하마드는 오랜 숙적인 안와르 이브라함과 회동을 가졌으나, 현재 지지자들의 힘은 비조직적으로 보인다. 수감 중인 안와르 이브라함은 최고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외출이 허락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누군가를 불안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두테르테다. 필리핀판 마약 및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은 확실히 비난받을 만하다. 두테르테의 취임 이래 9월 중순까지 3,426명의 사람들이 사살됐다. 그 중 1,491명은 경찰에 의해, 나머지는 시민에 의해 살해당했다. 현재 독재 가능성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4년 간의 임기가 끝나거나 탄핵소추 시에는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헌법적 보호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탄핵 절차는 미국보다 간단하다.(8)
무엇보다 두테르테의 정책은 많은 대중의 환심을 사기에 좋다. 두테르테는 오랜 전통의 가족파벌을 해체하기 위한 시도를 마닐라에서부터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의회의 공식적인 선언문도 무시했다. 그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분리주의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남부 섬들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연방주의를 권장하고 있다. 그는 남부지방에 위치한 치안이 불안정한 다바오의 사장으로 그리고 30년 넘게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과 중앙권력 사이의 분쟁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농촌지역에서는 여전히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잊어버리면 곤란하다. 
“두테르테는 동남아시아의 트럼프가 절대 아니다”라고 마닐라 라살 대학교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 교수는 말한다. 리처드 교수는 두테르테를 정밀함, 우유부단함과는 반대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민감한 영토 분쟁에 관한 그의 통찰력과 외교력, 중국에 대한 열린 태도와 더불어 남중국해에 대한 그의 지정학적 정책을 설명했다. 그리고 로맹 카이요드는 “두테르테는 경제적인 문건으로 둘러싸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슬림을 비롯한 분란의 위험 요소들

반면 지정학적 문제에 분란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관계자들이 있다. 첫째로 무슬림이라는 요인을 등한시 할 수 없다. 말레이시아는 극동아시아 IS 내부에 군대를 설치했다. 말레이시아는 2016년 1월 자카르타에서 일어난 테러에서 용의자 5명을 포함해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또 다시 6월 27일 테러를 당했다. IS는 재정 확충에 유리하도록 과장해 칼리프의 영토를 설정했고, 그 중 한 지방이 필리핀에 위치한다. 2000년대 알카에다 황금기에 ‘테러의 제2 전선’이 문제였던 것처럼 오늘날 IS는 동남아시아의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바로 필리핀이 그러한 경우다. 필리핀과 시리아와의 관계는 범죄집단과의 관계보다 더 불확실하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8월 초 바탐 섬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계획된 로켓발사 테러 계획을 인도네시아 당국이 좌초시켰다. 사회협정을 공고히 하기 위해 늘 적을 찾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해결이 힘든 사건”이라고 평가했고, 이 사건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의심을 낳았다. 싱가포르에서 체포된 지하디스트와 이슬람 극단주의 용의자들은 유럽의 테러 용의자들과 프로필이 일치하지 않는다. 유럽의 테러 용의자들은 더욱 극단적이며,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며 시리아와 연결되는 점이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 정치 전문가 듄칸 맥카르고 교수는 태국 남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말레이시아 무슬림과 태국 불교도간의 분쟁에 있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무슬림 문제가 아닌 현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9) 아직 원인이 전부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난 8월 태국 남부 지방에서 일어난 테러는 국경을 마주한 말레이시아인의 폭동 또는 의회에 대한 정치적 반대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군대에 대해 더 염려할 필요가 있을까? 태국의 군부는 ‘국가의 안정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2014년 권력을 잡았다. 권력을 잡기 위해 자유주의자와 민족주의자, 기득권층과 서민층, 도시와 농촌, 노란 셔츠(군부와 왕권 등 기득권층-역주)와 붉은 셔츠(친 탁신계-역주)가 서로 싸우고 죽였다. 의회는 8월 7일 신헌법초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군 출신 총리 프라윳 찬오차는 60%의 찬성표를 얻고 자축했다. 이 법안의 목적은 2017년 총선의 개최함과 동시에 상원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상원은 군부 권력에 의해 지명되는 지명직으로 바뀌어 더 이상 선출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다음 선거까지 불복하지 않는 한 체념하고 받아들일까?
 미얀마에서의 변화는 좀 더 수월할 것인가? 수치는 일명 그의 ‘아버지의 군대’와 타협해야한다. 아버지의 군대는 의회의 25%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헌법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75%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은 단기적으로 꼭 필요한 관계자에게 최소한만을 양보하기 위해 교묘하게 배분했다. 특히 팡룽회의에서 이러한 점이 현저하게 드러났다. 와(Wa)와 샨(Shan) 반군 자치행정부의 요구를 강력하게 거부한 군부는, 다른 모든 반군이 참여하는 이 역사적인 만남에 와 반군과 샨 반군의 참여를 금지시키며 미얀마의 영토임을 확인시켰다. 
 인도네시아 군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지난 봄 발행된 국방 백서는 외국인의 유입,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토탈 국방, 그리고 민병대 창설에 대한 생각을 던지고 있다. 게다가 테러리스트의 등장은 보호라는 명분 하에 군대가 드러날 기회를 제공해주며 경찰과 군대의 경쟁을 낳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장관은 조코 위도도, 루훗과 경쟁하기에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조코 위도도와 루훗이 계속 정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가 육해군 장성 출신들로 구성된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의 장관들은 민주주의로 향하는 발걸음을 감시 중이다.   


글·에릭 프레콘 Eric Frécon 
해군사관학교 교수 겸 연구원, 아시아센터 연구원
주요 저서로 <인도네시아 해적에 대해(Fayard, Paris, 2011)>등이 있다. 

번역·김영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공역서로 <22세기 세계>가 있다.


(1) 알파 디알로, ‘필리핀 : 유엔은 언론인에 대한 두테르테 당선인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유엔 라디오, 2016년 6월 6일 
(2) 레나 비쥬르스트롬, ‘1965년 인도네시아, 처벌 받지 않은 기억’,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5년 12월
(3) 와르다 모하마드, ‘로힝야라는 이름의 무국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4년 11월
(4) 야당은 2016년 5월 7일 부킷 바톡에서 역사적인 야당의 치 순 쥐안을 61.5%로 누르고 승리했다. 
(5) ‘A year after 1MDB. Najib takes hardline turn', Agence France-Presse, 2016년 6월 27일
(6) 두테르테를 지지하는 정당 연합이 238의석 중 112석을 차지했다. 자유당은 115석을 차지했다. 
(7) 1999년 선거 다음 날 학살 혐의로 고발 당했다.
(8) 하원의 1/3만 찬성하면 곧바로 상원으로 절차가 넘어간다.
(9) 듄칸 맥카르고, Tearing Apart the Land Islam and Legitimacy in Southern Thailand, Cornell University Press, New York, 2008년, & Mapping National Anxieties. Thailand's Southern Conflict, NIAS Press, Copenhagen, 2011년


동남아시아 선거 결과


인도네시아
국가형태 및 정치제도: 공화국, 대통령제
2014년 4월 9일 총선 결과
PDI-P(투쟁민주당, 사회-민주): 18.95% 
Golkar(골카르당, 자유-보수): 14.75%
Gerindra(그린드라당, 대인도네시아운동당, 민족민중좌익): 11.81%
2014년 7월 22일 대선 결과
조코 위도도 (투쟁민주당): 53.15%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46.85%

미얀마
국가형태 및 정치제도: 공화국, 의회제
2015년 11월 8일 총선 결과
NLD(민주주의만족동맹, 사회-민주): 상원의 60.27%, 하원의 57.95%
USDP(통합단결발전당, 민족) : 상원의 4.91%, 하원의 6.81%
대통령: 틴 초 

싱가포르
국가형태 및 정치제도: 공화국, 의회제
2011년 8월 27일 대선 결과
토니 탄 (무소속): 35.2% 당선 
탄청벅 (무소속): 34.85%
2015년 9월 11일 총선 결과
PAP(인민행동당, 3번째): 69.86%
WP(노동당, 사회-민주): 12.48%
총리 : 리센룽 (인민행동당)

말레이시아
국가형태 및 정치제도: 연방 군주제, 의회제
2013년 5월 5일 총선 결과
Barisan Nasional(민족전선, 민족-보수) : 
50.87%
Pakatan Rakyat(야당연합 인민 동맹, 사회-민주) : 47.38%
총리 : 니자브 라자크(민족전선)

필리핀
국가형태 및 정치제도: 공화국, 대통령제
2016년 5월 9일 대선 결과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민주당) :
 39.01%
마르 로하스(필리핀 자유당) : 23.45%
2016년 5월 9일 총선 결과
필리핀 자유당 : 하원의 41.73%
NPC(민족인민연합, 보수) : 하원의 17.19%
대통령 :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