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에 맞선 야니스 바루파키스

2016-10-31     앙투안 슈바르츠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대중에게 2015년 1월에서 7월까지 그리스의 채권단에 맞선 재무장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학교수이기도 한 그는 경제와 게임이론에 관한 저서를 다양하게 집필했다. 제목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는 저서 <그러면 약자들은 의무를 감수한다?>(1)에서 바루파키스는 유로의 위기와 그 여파를 다룬다. 일례로 브레튼 우즈 체제 종식에 대해 언급한 다음, 단일화폐 도입을 위한 유럽연합 국가들의 시도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흑자의 정책적 재활용’ 매커니즘의 필요성, 특히 국가 간 무역 불균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통화관련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화된 금융자산 이전 형태의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유로는 이런 매커니즘의 부재를 겪고 있다. 단일통화가 환율변동의 불안감을 가라앉혀줬지만, 회원국들은 부채의 재정지원이라는 또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루파키스는 이 문제를 자유화와 금융규제 철폐 같은 구조 과정과 연결하지 않는다. 대신 바루파키스는 경제와 통화연합은 다양하게 해석되는 일련의 이론을 기본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2008년 위기 당시, 회원국들은 자유공정경쟁의 법칙을 준수하는 척하며 민간은행들을 돕기 위해 한층 꼼수를 부렸다. 특히 저자는 회원국 정부들에게 직접 대출해 줄 수 없게 돼있는 유럽 중앙은행이 교묘한 술책을 부린 것에 분노한다. 회원국 정부들이 보증하는 부채가 인정되면 지불불능 상태의 은행들도 유동자산을 얻을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공공병원, 학교, 혹은 연금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필요한 수억 유로를 모으지 못했으나, 내 서명은 언제나 민간은행의 부채 5백억 유로 이상을 보증해줬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의 설명이다.
바루파키스는 그리스의 부채 재협상과 관련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정부가 유로그룹(프랑스와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NATO 가맹국 국방장관그룹)의 방향을 문제 삼았으나 어떻게 거부당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유럽 중앙은행의 금융제재 협박을 평가하며 프랑스 좌파를 대상으로 한 다른 저서에서 ‘이것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힘이다’라고 설명한다.(2) 그리스 정부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고자, 그리스 정부를 모욕하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유럽대륙의 진보단체들에게 많은 교훈을 줄 듯하다. 유럽의 진보단체들은 ‘유럽중앙은행, 유럽위원회, 국제통화기금’의 트로이카가 삼켜버린 그리스 정부 조직의 모습을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루파키스는 정부의 소극적인 저항에 부딪쳐 필요한 자료를 볼 수도 없었다.
유럽건설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는, ‘멋지게 손을 잡았던 유럽 국민들이 단일 통화로 분열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루파키스는 “유로 탈퇴는 유럽의 분열을 앞당길 수 있는 위험한 후퇴”라며 반대한다. 주권을 가진 유럽 국민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유럽통합 지지자인 바루파키스는 유럽을 민주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이 목표로 가는 길에는, 브뤼셀 기구들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경제 민주주의에 투쟁해야 한다는 두 가지 장애물이 있다. 



글·앙투안 슈바르츠 Antoine Schwartz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1) Yanis Varoufakis, <Et les fables subissent ce qu'ils doivent? Comment l'Europe de l'austérité menace la stabilité du monde> (그러면 약자들은 의무를 감수한다? 긴축 정책의 유럽이 세계의 안정을 어떤 식으로 위협하는가), Les Liens qui libèrent, 파리, 2016년
(2) Yanis Varoufakis, <Notre printemps d'Athènes> (우리 아테네의 봄), Les Liens qui libèrent,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