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임원 공식석상서 ‘예쁜 여자 하룻밤’ 갈망 발언 논란
2016-11-22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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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과 9일 울산과 부산에서 있었던 ‘리테일 쇄신 태스크포스(TF) 설명회’에서 하이투자증권 임원이 직원 100여명이 모인 공식석상에서의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여의도에서 있었던 하이투자증권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조 결의대회 모습(사진제공=뉴스1) |
“예쁜 여자 보면 하룻밤…하는 생각이 든다”…이틀연속 발언
하이투자증권, 노조 주장일 뿐 사실관계 파악 중?
여성혐오(misogyny)는 성차별을 기반으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성적 조롱‧폭력 등을 포괄하는 말이다. 일반적인 혐오(disgust)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으며, 이것은 한국 사회에서 일상적이고 관습적이며 ‘장난처럼’ 행해져 왔다.
최근 하이투자증권 임원 Y전무가 직원 100여명이 모인 공식석상에서의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Y전무는 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지난 5월 현대중공업에서 자리를 옮겼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각각 울산과 부산에서 ‘리테일 쇄신 태스크포스(TF)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이투자증권이 리테일 부문 적자 해결을 위한 TF팀을 꾸렸고 수익개선을 위해 논의된 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Y전무가 2시간동안 이 설명회를 진행하게 된다.
구조조정이 아니라 턴어라운드(기업회생) 전문가라고 스스로 소개한 Y전무는 리테일 영업을 어떻게 활성화 시키고 변화시킬지에 대한 내용보다는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설명회 2시간을 채웠다고 당시 설명회에 참석한 노조원은 전했다.
이날 Y전무는 “내가 변해야 다른 사람도 변한다. 나부터 변화를 믿어야 한다. 당신들은 얼마나 믿냐. 나도 나 자신을 못 믿는다”며 문제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어떤 때는 마누라에게 당신밖에 없다고 하고, 지나가는 예쁜 여자 보면 ‘하룻밤…’하는 생각이 든다”며 맥락상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설명회 주제와도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 당시 자리에는 여성 참석자가 30% 가까이 됐으며, 이 설명회가 끝나고 조합원의 6~70%가 이 성희롱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며 내부 징계를 요구했다.
문제는 Y전무가 8일과 9일 울산과 부산 설명회에서 이틀연속으로 이 발언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준비된 멘트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Y전무는 성희롱 발언뿐만 아니라, 사원들에 대한 비하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적자내는 리테일 사업부 언제까지 회사가 지켜줘야 하나. 적자내는 ‘암 덩어리’일 뿐”이라며 “(암을 제거하는데) 환자가 죽게 되면 돌팔이 의사일 뿐”이라고 구조조정의 근거를 합리화 시켰다. 현재 하이투자증권 TF팀은 리테일 수익 개선을 위해 직원 90%의 임금을 대폭 깎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사측에서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며 “‘구조조정 전문가’도 바깥에서 붙여진 이름일 뿐”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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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전무는 8일과 9일 울산과 부산 설명회에서 이틀연속으로 성희롱 발언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준비된 멘트라고 밖에 볼 수 없다. |
본지는 하이투자증권 관계자와의 질의응답이 불충분해 하이투자증권 노조 간부와 22일 접촉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8일과 9일 모두 같은 발언을 반복해서 했으며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6~70% 노조원이 설명회가 끝나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지난 금요일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며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하겠으며 만약 ‘인사처벌’하지 않고 형식적 절차에 머무른다면 노동자 방법대로 대응하겠다”고 강력하게 입장을 밝혔다.
인사처벌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으니, 노조가 원하는 처벌은 Y전무의 해고라고 답변했고 “알고서도 어떻게 얼굴을 봅니까”라고 답했다.
평소 Y전무는 성희롱 발언뿐만 아니라 안하무인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이 2008년 CJ투자증권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현대중공업 계열 금융회사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1조 원의 현금 확보를 위해 매각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인수후보의 제시가격이 낮아 잠정 중단된 상태다.
Y전무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출신으로,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구조조정을 위한 구원투수로 파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