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순실 대행사’에 돈 입금 위해 ‘뒤탈 없애기용’ 중장기 계획 문서 작성

2016-12-22     최주연 기자
   
▲ 지난해 9월 정유라 씨의 해외 승마훈련 지원을 명분으로 78억 원 송금 시기에 맞춰, 삼성이 뒤탈 없애기용으로 추정되는‘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따른 후원사 지원요청 기본계획(후원사 지원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이 22일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 6일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뉴스1)
 
삼성은 뇌물을 할 때도 용의주도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세운 현지법인인 코레스포츠인터내셔널을 전문대행사로 맺고, 승마훈련‧말 구입비 200억, 컨설팅 비용으로 20억 총 2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지난 21일 보도된 바 있다. 그에 따라 삼성전자의 최순실 씨 지원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깊게 관련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지난해 9월 정유라 씨의 해외 승마훈련 지원을 명분으로 78억 원 송금 시기에 맞춰, 삼성이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따른 후원사 지원요청 기본계획(후원사 지원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이 22일 밝혀졌다. 최 씨 모녀에게 돈을 지급하는데 근거를 만들기 위한 뒤탈 없애기용 문서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2일 ‘후원사 지원계획’에 대해 경향신문은, 지원계획에는 전문 대행사를 활용해 삼성이 총 257억여 원을 승마 유망주 육성에 후원한다는 내용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전략 종목인 장애물, 마장마술 분야 선수단 창단 추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스트 올림픽을 위한 선수단 창단’ 항목에는 “승마협회와 삼성/한국마사회가 협의해 선발위원회(가칭)를 신설하고 심사를 거쳐 장애물, 마장마술 선수를 각각 4인 선발한다”고 적혀 있는데, 이는 삼성이 ‘선수 선발권’을 임의로 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 문서에는 ‘독일 베이스 캠프(Base-Camp)’ ‘훈련마필(3필/인) 및 예산 확보’ 등의 내용이 있는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씨의 대행사 지원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무분장 기본 방향’ 항목에는 “올림픽 PJ(프로젝트) 추진단을 구성하고 이에 공식 운영 ‘전문 대행사’를 활용해 선수단을 운영·관리한다”는 내용이 적혀있고 문서 다른 부분에도 강조돼 있는데 이는 최 씨의 대행사를 염두하고 이미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검은 21일을 기점으로 공식적으로 수사를 시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따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집무실 압수수색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