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서평]

2010-02-04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민주주의, 하나의 민주주의 혹은 여러 가지 민주주의?   엘리자베트 브리송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 역사와 그 위기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아테네부터 시작해서 로마를 설명하고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살펴본다. 특히 잠자고 있던 해방 사상을 다시 떠올려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즉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상가, 사회계약설 이론가 혹은 권력분리 이론가인 마키아벨리, 스피노자, 루소, 몽테스키외가 부르짖던 사상을 소개한다. 저자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정부가 요구되던 시절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언제나 변하는 법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보편적 인권선언과 사회운동이 민주주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든다. 그리고 오늘날 유럽 건설과 자유주의가 민주주의에 새로운 도전을 던진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그 전에 먼저 진정한 국민주권과 평등한 권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감옥 속 노동   공자그 랭보·나탈리 로메르 지음
 ‘감옥 속 비즈니스에 관한 조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까, 아니면 감옥에 외주를 줄까?’ 마케팅, 자동차, 코스메틱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앞에 놓인 잔인한 딜레마다. 시급 3유로를 받는 프랑스 수감자들은 루마니아나 폴란드 노동자만큼 경쟁력 있는 인력이다. 음지에서 일하는 이 재소자들은 계약서도 쓰지 않고 열악한 노동조건과 쥐꼬리만 한 노동비를 군말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다. 그래야 좀더 쉽게 감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감자들을 노동력으로 쓴다면 기업에는 얼마나 유리한가. 두 저자는 감옥의 민영화 움직임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감옥이 민영화되면서 일부 다국적기업은 이익을 얻고 있다.
 
TV 드라마의 신화   장피에르 에스크나지
 영상 문화를 전공한 사회학자인 저자가 집필한 이 책은 명확한 메시지를 전할 뿐만 아니라 자료조사도 꼼꼼하게 돼 있다. 저자는 미국 드라마에 호의적이다. 우선, 이 책은 미국 드라마 마니아인 젊은이들이 왜 <형사 콜롬보> <ER> <로스트> <프렌즈>에 열광하는지를 조사한다. 그리고 엘리트문화와 대중문화가 구분된 프랑스와 달리, 왜 미국에서는 누구나 드라마를 즐기는지 문화적 배경을 분석한다. 저자는 미국 드라마의 완성도가 높은 이유는 풍부한 창작 세계와 캐릭터의 복잡다단한 면 덕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