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격려와 기부에 의존

2017-01-02     세르주 알리미

2015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매출액은 전년도(1,071만 4천 유로)에 비해 7.3% 증가한 1,149만 9천 유로를 기록했다. 특집호가 발간됐던 2014년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이와 같이 재무성과를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기구독 수입의 급격한 증가(+15.7%) 덕분인데, 사실 최근 몇 년 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구독자 수는 꾸준한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2014년 12월 기준 7만 3,590명이었던 구독자 수는 2015년 12월 8만 3,12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러한 증가 추세는 2016년에도 계속돼 현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정기구독자 수는 8만 7,801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재정수익을 거둔 것은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우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다른 대다수 매체들과 달리 출혈 경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매체들의 경우, 광고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신문을 염가 처분해 인위적으로 판매량을 높임으로써 마치 매체의 인기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기에 여념이 없지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런 식의 꼼수는 쓰지 않는다. 또한 가입자 가운데 자동이체를 선택하는 고객의 비율이 높아진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했는데, 이로써 요금 고지서를 송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매체들의 판매부수가 거의 대부분 눈에 띄게 감소하는 가운데, 그와 정 반대 추세를 보이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국내외 평균 판매량은 2014년 6만 1,702부에서 2015년 7만 3,591부로 늘어났다. 2015년에는 기존 발행본을 볼 수 있는 전자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가입자 수 또한 크게 증가해 2014년 말 1만 3,620명이었던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2만 1,489명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이후로도 계속돼 2016년 10월말 기준 전자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가입자는 2만 7,337명에 이른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다양한 수입원 중에는 (2014년 31만 4천 유로에서 2015년 26만 7천 유로로 감소한) 해외 발행본의 판권 및 기부 캠페인에 따른 기부액(27만 6천 유로), 그리고 매체 지원금 등이 주를 이룬다. 독자들의 성원 덕분에 매체 지원금도 결국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수익 구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광고 수입이 낮은 매체에 대한 광고비 명목으로 31만 4천 유로의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르디플로의 광고 수입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2015년 기준 광고수익은 8만 7천 유로였는데, 이는 독자 기부액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발행부수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지출 항목도 늘어났으나, 지출이 늘어난 이유는 대개 물가 상승을 크게 상회하는 우편 요금 인상 때문이었다. 영업비용의 경우는 오히려 15% 감소했는데, 영업 수단의 합리화 및 우편을 통한 가입자 모집 방식의 지양, 재가입 권유 비용의 감소 등이 이에 기여했다. 전체적으로 2015년에는 판매부수의 증가와 독자들의 지지 덕분에 재무성과가 크게 신장된 셈인데, 이러한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더욱 탄탄한 독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외부의 도움 없이 발전 사업(박스기사 참조)을 진행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신중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도 이렇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적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 반대의 성과를 거둔 적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황이 역전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프랑스의 선거 기간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발행 부수를 늘리는 데에 긍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그 때가 되면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할, 새로운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글·세르주 알리미 Serge Halimi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

번역·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