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의 불가피한 종교색

2017-01-02     바쉬르 엘 쿠리

시리아 알레포지역에서 내전이 일어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끝은 오리무중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또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시리아 알레포 지역에서 일어난 내전에는 외국 용병을 포함해 수많은 병력이 투입됐다. 그 숫자와 다양성은 시리아 내전의 상황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용어를 단순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즉 반군세력 및 정규군 지원세력을 파악하려면, 먼저 각각의 이념과 정치적 목표를 이해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을 비롯해 현장에 파견된 이들이 제시하는 정보들도 (특히 병력의 숫자와 관한 정보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신중하게 취할 필요가 있다.

시리아 반군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규군과 대치하고 있는 세력이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세력과 여러 조직이 합병된 세력, 그리고 이른바 ‘작전본부’를 통해 공격을 통괄하고 있는 연합세력 등 크게 세 부류로 볼 수 있다. 아직도 약 25만 명의 주민이 남아있는 알레포 동부를 비롯한 인근 반군지역에는 전쟁연구소(ISW)에서 총 1만~2만 명으로 추정하는 (시리아 전문가들과 연합 반군세력 소속원들은 1만 5천~2만 명으로 추정) 2개의 주요 연합세력이 점령하고 있다. 이 중 하나는 자이쉬 알파타(‘정복의 군대’)로, 이 연합은 반군 병력 중 1/3을 차지한다. 특히 여기에는 알누스라 전선(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이 이름을 바꾼 자바트 파테 알샴과 관련 동맹 세력들이 포함돼 있다. 다른 연합은 비교적 온건한 세력인 파타 할랍(‘알레포 정복군’)으로, 여기에는 무슬림형제단과 가까운 여러 급진 세력들과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세력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파브리스 발랑슈 리옹2대학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알레포의 반군 인원 중 절반이 파타 할랍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연합을 제외한 나머지 15~20%의 인원은 특정 이념 없이 두 연합 주위를 맴돌고 있는 10여 개 독자적 군소그룹에 속한다.(지도 참조)

한편 120만 명 정도의 주민들이 남아있는 알레포 서부 및 인근 지역은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대부분 시아파에 속해 있는 여러 민병대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었다.(1)

가장 활발한 3개 민병대의 각기 다른 성격

총 7개의 민병대 중 지난 9월 초부터 지속돼온 동부지역 역습에 대거 투입된 3개 민병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하라카트 헤즈볼라 알누자바(‘신의 귀족 정당 운동’)로, 이념적인 면에서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가까운 이라크 민병대다. 시리아 국방 전문가인 스테판 망투에 의하면 4천~7천 명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라크 모술지역에서 일어난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는 전투에도 참여하고 있다.

둘째는 시아파 파티미드 왕조(909~1171)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의 리와 파테미욘(‘파티미드 여단’)이다. 이 민병대는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의 하자라 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시아파 민족으로 이란 혁명수비대를 통해 훈련받아 무장을 갖췄다. 또한 시리아 전체에서 활동 중인 5천~1만 명의 리와 파테미욘의 대원들 중에는 파키스탄 용병도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 2012년부터 시리아에서 활동을 시작한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파브리스 블랑슈 교수가 “알레포 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표현한 이들은 특히 반군이 정규군의 포위망을 무력화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위의 세 민병대와 함께 비교적 영향력이 작은 나머지 4개 민병대 역시 2013년 이후 지속된 수많은 전투와 출정으로 현재 병력이 크게 약화된 정규군을 지원 중이다. 이들 중에는 알레포 내 팔레스타인 캠프 출신의 수니파 대원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레바논 헤즈볼라의 시리아 지부와 6백~9백 명의 이란 혁명수비대원들로 구성된 2개 조직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2015년부터 라타키아 지역에 배치된 ‘사막의 매’ 여단도 알레포 내 전투에 간헐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스테판 망투는 여기에 ‘승리의 신 아사드’ 여단과 레바논 시리아사회국가당(SSNP)의 병력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명시했다. 한편 인민수비대(YPG) 등 쿠르드 병력도 2011년부터 시리아 정규군과 전략적 협력을 맺고 있으며, 동쪽으로 반군세력이 가로막고 있는 가운데 쿠르드 족의 주요 거주지역인 셰이크 막수드와 아슈라피에 지역을 계속 통제 중이다.

이러한 친정부 세력들의 정치적·종교적 동기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이란과의 종속 여부와 상관없이, 시아파 민병대의 주된 목표는 알라위트파 체제의 붕괴를 막고 살라피즘(2) 또는 타크피리즘(3)로 분류되는 세력이 정권을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반면, 반군 진영의 경우에는 조직 간에 동맹이 체결되고 각각은 물론 연합세력(비록 단 며칠 지속되는 연합일지라도)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지난 9월 휴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급진파와 온건파 간 경계선이 실상 희미한 실정이다.

게다가 기회주의, 전략적 필요, 신념 등에 따라 노선을 바꾸는 반군세력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살라피즘 급진세력들은 서방의 지원을 받으며 반군 내에서 가장 온건하다고 평가되곤 하는 자유시리아군에 소속 및 협력한 적이 있거나, 현재도 협력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그 성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파브리스 발랑슈 교수는 다른 예로 시리아 남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와 슈하다 알야르묵(‘야르묵의 순교자단’)을 들었다. 이들은 자유시리아군에 속해 있어 2014년 여름까지는 미국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현재는 이미 비밀리에 이슬람국가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 상태다.

지하드 살라피즘 연합세력인 자이쉬 알파타의 내부 상황은 알레포 전투와 그에 따른 여러 내전에 참여 중인 세력들을 구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자이쉬 알파타에 속해있는 자바트 파테 알샴(구 알누스라 전선)은 최근 알카에다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알카에다 및 이슬람국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명백한 목적이 존재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해외세력, 특히 일부 페르시아만 왕국으로부터 받는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정당화하려는 상징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마찬가지로 자이쉬 알파타에 속해 있으며 터키와 카타르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아흐라르 알샴(‘레반트의 자유인들’)은 이슬람국가와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으나, 2014년 초 이슬람국가가 라카 지역을 장악하면서부터 적대관계로 돌아서기도 했다.

시리아 북부의 주된 반군세력 중 하나인 아흐라르 알샴은 자이쉬 알파타의 다른 소속세력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자신들이 온건파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노선전환을 꾀하고 있다. 연합작전을 펼치기도 한 자바트 파테 알샴과 아흐라르 알샴은 둘 다 샤리아 법(이슬람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이슬람 국가의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흐라르 알샴은 시리아 병력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글로벌 지하드를 지향하지 않는 반면, 자바트 파테 알샴은 전 세계 출신의 용병들을 수용하며 시리아 무대 밖에서 활동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파타 할랍은 자이쉬 알파타보다 더 온건한 세력으로 간주되곤 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그들이 살라피즘을 표방하지 않고 시리아 밖의 지하드 운동을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파타 할랍은 본질적으로 무슬림형제단과 가까운 관계에 있으며, 소속세력 중 일부는 자유시리아군에 속해있다. 그런데  파브리스 발랑슈 교수는 자유시리아군의 성격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그는 “서방에서는 자유시리아군을 적어도 알레포 내에서 세속주의를 찬동하는 온건세력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유시리아군 소속 반군들이 지하드 세력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은 샤리아 법의 도입을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국가’를 원하는 
반군세력도 존재한다

발랑슈 교수는 또한, 자유시리아군 소속 세력 중 더욱 강력한 민족주의 노선을 추구하지만 알레포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일부 파벌이 있고, 그들 중 대부분이 오늘날 ‘정치적 이슬람’에 속해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리아가 종교적 색채가 깊이 배어있는 이슬람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종교와의 연계성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시리아 전문가인 라파엘 르페브르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파타 할랍 주변 세력들이나 자유시리아군에게서 본질적인 급진주의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록 일부 세력은 우리가 이슬람주의라고 규정할만한 이념적 요소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해도, 이들은 종교적 차별 없이 누구나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있고 의회제를 따르는 이른바 ‘시민국가’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와드 푸라티라는 이름을 가지고 파타 할랍 소속 자이쉬 알무자히딘의 정치국 대원으로 활동했던 아마드 알하즈 하미드는 ‘특히 서방이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각 세력에 대한 낙인’에 비판을 가했다. 그는 각각의 미묘한 이념적·종교적 차이를 무시한 채 여러 세력들을 뒤섞어 생각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리고 자바트 안사르 알딘처럼 지하드 살라피즘에 속하지만 타크피리즘은 아니며, 알 아사드 대통령만을 유일한 적으로 삼고 있는 반군세력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들이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수사법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필요에 의한 것이다. 자유시리아군 소속 세력의 지휘관들은 각각의 대원들에게 종교적인 사상을 심어준다. 이들에게는 정치적인 혁명의 신념 외에도 종교적인 버팀목이 반드시 필요한데, 종교가 전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줄 뿐만 아니라 혹시 맞게 될 죽음과 나아가 사후세계관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방사회가 지닌 고유한 특징이다. 반군세력이 모두 급진적이거나 샤리아 법의 지배를 받는 이슬람 국가의 건설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심지어 시리아 정부조차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군도 전투 중에 시아파 또는 수니파의 이슬람 노래를 합창하곤 한다.”

무슬림형제단처럼 해외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비종교주의를 표방하는 반정부 진영 및 인물들은 공식적인 핵심 세력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반면 다원적이고 온건한 주요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의 경우, 일부 소속 세력이 현재 실제로 비종교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자유시리아군과 협력하고 있다. 시리아 국가 전체를 고려한다면 이처럼 현대적인 시민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하는 파벌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하마와 이들리브 지역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시리아 북부를 장악한 터키 군과 함께 다수의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렇게 불분명하게 퍼져있는 반군세력 중, 미국이 발표한 테러단체 명단에는 이슬람국가, 자바트 파테 알샴 (구 알누스라 전선,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했으나 완전히 새로운 세력으로 보기에는 불충분하다), 호라산 (일정 시기 이후로 감시망에서는 사라진 상태임), 그리고 준드 알아크사(‘알아크사의 전사들’)의 4개 세력만 올랐다. 유럽에서 발표한 명단에서는 알누스라 전선과 2014년 이후 사라진 모로코 조직만이 언급됐으나, 반대로 시리아의 친정부 매체, 기업, 기관들이 제재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연합이 발표한 테러단체 명단에는 시리아 쿠르드군과 가까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헤즈볼라가 이름이 올랐다.
 
한편 러시아는 보다 확장된 기준을 보여주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 대한 정책적 결의안의 준비단계로 미국과 공동으로 테러단체 명단을 작성하여 러시아와 동맹관계인 알 아사드 정부에 반대하는 무장단체들을 더 많이 추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는 자유시리아군이나 파타 할랍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반면, 자이쉬 알파타 연합 전체를 테러단체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러시아의 주장은 이념에 따른 구분이라기 보다는, 군사적 관계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바쉬르 엘 쿠리 Bachir El-Khoury
언론인

번역·김보희 sltkimbh@gmail.com
고려대 불어불문과 졸업,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역서로 <파괴적 혁신>등이 있다.


(1) 알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의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에 속해 있다.
(2)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종하는 살라피즘은 예언자 무함마드와 그를 따르는 독실한 선조들(알살라프 알살리흐)의 종교만이 유일하고 진정한 종교라고 주장한다. 나빌 무린느, ‘지하디즘의 기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5년 12월.
(3) 무슬림형제단에서 출발하여 알타크피르 왈히즈라 운동의 영향을 받은 타크피리즘은 코란의 문자 그대로의 해석을 따르지 않는 모든 이들을 죽이거나 처단해야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