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협하는 미군기지

2017-01-02     에밀리 기요네

“밀려드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어 섬이 뒤집혀 버릴까봐 두렵습니다.” 

오키나와에 주둔한 8천 명의 미 해병대가 괌(마리아나 제도에 속한 미국령)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하원의원 핸크 존슨이 2010년 의회에서 던진 말이다.(1) 그의 우려에 조롱이 쏟아졌지만, 환경영향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그렇게 많은 수의 인원을 괌이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방부 펜타곤이 욕심의 수위를 낮췄다. 미군기지가 차지하는 영토 면적에서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괌(1945년 이래 60%까지 갔다가, 현재도 30% 이상)은 환경오염도 매우 심각하다. 전체면적의 약 1/5이 미군기지로 채워진 오키나와,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파나마도 마찬가지로 상황이 심각하다. 미국 국방부는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에 속한다. 

데이빗 바인(2)은 미군기지 설치의 원칙과 방식, 미군의 해외기지 증가(과거 약 30개였던 전 세계 미군기지는 800개로 증가)를 설명한다. 바인은 특히 냉전시대에 출현한 기지촌(리틀 아메리카)의 수가 감소하면서 오히려 소규모 임시기지(릴리 패드)가 더 많은 나라에 은밀하게 퍼져나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략이 달라졌어도 방식은 그대로”라고 바인은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임시기지는 대부분 ‘경제상황 및 정치상황이 열악하고 환경보호법이 비교적 느슨한’ 국가들에 진출해 있다. 즉, 미국 국방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가 있다면 괌, 푸에르토리코, 북마리아나 제도를 중심으로 한 ‘섬나라’가 오랫동안 당하고 있는 식민지에 가까운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다. 실제로 약 4백만 명의 주민이 있는 이들 섬나라는 민주적 권리(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 의회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어서 전략적인 군사기지로 쉽게 이용된다. 이러한 불평등한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안을 찾아보려는 공동저서(3)도 있다. 이 책은 의회가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개혁을 완강히 반대한다.(4)

국제 환경법에 호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에르베 레마나 랄망 모(5)는 사람이 살 수 없어진 곳(핵실험 이후의 산호초 비키니 섬) 혹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 등 남태평양에서 가장 취약한 공동체나 국가와 관련된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주며, 이를 해결할 메커니즘을 검토한다. 그리고 이들 공동체나 국가가 힘을 갖추고 환경법을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국제 재판소에 소송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새로운 방식으로 도와야 한다고 제안한다. 


글·에밀리 기요네 Émilie Guyonnet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역서로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 제국>(2016) 등이 있다. 

(1) Stephanie Condon, ‘Hank Johnson worries Guam could "capsize" after marine buildup’, CBS 뉴스, 2010년 4월 1일
(2) David Vine, <Base Nation : How US Military Bases Abroad Harm America and the World>, Metropolitan Books - Henry Holt, 뉴욕, 2015년
(3) Gerald L. Neuman, Tomkio Brown-Nagin, <Reconsidering the Insular Cases. The Past and Future of the American Empire>, Harvard University Press, 캠브리지, 2015년.
(4) 참고할 기사 : James Cohen, ‘À Porto Rico, un “oui” pour un “non”’(“예스”와 “노” 사이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3년 5월호
(5) Hervé Raimana Lallemant-Moe, <Assistance environnementale et change ments climatiques dans le Pacifique Sud>(남태평양의 환경 원조와 기후 변화), L'Harmattan, 파리,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