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권력지도의 변화가 세계를 뒤흔든다

자본의 새로운 지정학이 펼쳐지는가

2008-10-29     마르틴 뷜라르

 점점 더 고용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르노자동차에서는 6,000명이 해고되고, 니산 자동차와 다임러 벤츠에서는 각각 1,600명과 3,500명이 직장을 잃었다. 지난 9월에는 미국에서만 15만9,000명이 일자리를 떠났다. 반면 중국에서는 미국의 돈줄로서 국제 경제의 균형추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자본의 새로운 지정학이 펼쳐지고 있는가? 2009년 말까지 2억1천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오는 11월15일, 선진국 및 개발도국들로 구성된 G20 국가들은 긴급 회동하여 세계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그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물론 워싱턴은 뜬 소문이라 일축했고, 베이징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여하튼 패니매이와 프레디맥은 파산을 면했고, 5천 959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융자를 보장받았다. 사실이든 아니든 이 얘기는 자본의 지정학이 변하고 있다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미국은 이제 단독으로 세계의 금융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 오히려 피고로 전락해 심판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지난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부시는 다른 국가 수반들로부터 "과거에는 전 세계 국가에게 자유 시장의 이점을 강의하던 미국 정부가 이제는 자유 시장을 부인하며 파탄에 빠진 금융 기관들을 구해주자고 법석을 피운다"고 질책하는 비난을 홀로 들어야 했다.1)
그로부터 며칠 후에는 세계 금융계의 거물들이 중국 텐진에 모였다. 이 '중국 다보스' 회담에서 지역 지도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금융 제도를 완전히 자유화해야 한다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들이 옳았다고 천명했다. 특히 중국 은행규제위원회의 리우 밍강 위원장은 "미국의 규제 기관들이 개인의 출자 수준을 제로까지 낮추고, 더구나 역모기지론까지 고안해냈을 때 우리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2)

달러 체제 '흔들', 미국 남의 돈으로 연명?…'자본의 지정학' 변동
중, 미공채 최다 구입 '미국의 자금줄', 경제·정치적 영향력 행사도


 미,양극화·시장방임주의 속'흥청망청'
오히려 리우 위원장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란 환상을 버리고 시장을 신중하게 관리하는 동시에, 취약한 금융 기관들의 체질을 강화시키는데 힘썼다며 "결국, 우리가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배웠던 많은 것이 틀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얄궂게도, 이제는 현역 은행가들마저 금융계의 '태두'를 죄인으로 꼽았다. 예컨대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지역 사장 스티븐 로치는 미국을 '소비의 향연'으로 몰아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난하며 "우리는 통화 정책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 '향연'을 즐긴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미국인의 상위 1%가 국가 총소득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역사적 기록을 남긴 반면, 평균 임금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연간 평균 0.1% 올랐을 뿐이다. 따라서 소득에 비해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주거와 교육비 및 진료비 등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예컨대 건강보험료는 같은 기간에 무려 68%나 올랐다. 게다가 부자와 대기업이 산업 역량을 키우는데 투자하지 않고 다른 곳에 투자하면서, 더 수입하고 덜 수출하는 구조가 돼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또 북아메리카는 더 부자가 되면서 적정한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남아메리카를 금융 기관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남아메리카가 부채를 청산했다.3) 1980년대만 하더라도 북반구 국가들로부터 남반구 국가들로 흘러가던 자본이 그때부터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주로 신흥 국가들이 미국의 재무성 채권을 구입하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를 메워주었다. 실제로 미국이 발행하는 채권의 80~90%가 외국에 팔렸다.

 중국, 자국 이해 따지며 미국에 협조
물론 일본이 여전히 재무부 채권의 가장 충실한 구매자이고,(현재 1조 1천970억 달러) 4) 중국이 9천220억 달러로 2위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만이 아니다. 어느새 미국의 은행가가 됐다. 그 밖에 미국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한 홍콩, 한국, 싱가포르까지 포함하면 아시아는 미국이 외국에 판매한 공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큰 자금줄인 석유 수출국들과, 멕시코와 브라질 등과 같은 신흥 국가들까지 포함시키면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부시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헐뜯는 러시아도 어느새 미국 공채를 보유한 20위 권 국가가 됐다. 만약 그들이 미국에 복수를 선언하며 서랍을 연다면 어떻게 될까.
무도회비를 낸 사람이 춤을 추는 법이고, 자신이 춤을 주도하고 싶어 한다. 만약 중국이 융자금을 낮춘다거나, 재무부 채권의 구매를 거부한다면 월스트리트에 어떤 혼란이 닥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다행히 중국 당국이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힘을 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무척 어려운 시기를 맞아 중국은 미국과 손을 잡았으며, 이번 공조로 세계 경제와 금융이 안정되고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 생각에 협조 체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5)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자본주의 지지자들 간의 이념적 연대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원자바오 총리가 "미국 금융계가 불안해지면 중국 자본의 안전도 불안해진다"고 말했듯이, 중국의 협조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미, 국제 자본 메커니즘 예외적 특권
사실 재무부 채권의 구매는 미국의 적자를 메워주고 저렴한 중국 상품을 사도록 미국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채권 보유액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달러 보유국이기도 하다(약 2조 달러).6) 중국 연간 생산액의 3분의 2를 넘는 액수다. 따라서 미국 금융계에 쓰나미가 몰려와 달러를 폭풍에 날려 버린다면, 중국에겐 부의 원천인 미국이 풍선처럼 터져 버리는 셈이다. 그럼 중국도 공장을 멈출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은 미 재무부가 차후에 발행할 채권을 외면할 수는 없는 처지다. 또한 달러의 가치가 폭락하면 위안의 가치가 상승하고, 보유한 달러의 가치도 덩달아 폭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의 운명에 무관심할 수 없듯이, 미국도 중국의 출자 없이 견디기는 힘든 처지가 됐다. 이처럼 얽히고 설킨 관계는 세계 2위의 달러 보유국인 일본과 3위인 러시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제 교역에서 달러가 갖는 특별한 위치의 몸값인 셈이다. 이것도 2차 대전의 유산이다.
당시 미국은 전쟁으로 부자가 된 유일한 국가였다. 영국은 빚더미에 짓눌려 힘이 크게 약해졌다. 프랑스는 겨우 숨을 쉴 정도였고, 소련은 핏기조차 없었다. 당시 유명한 협상가였던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미국, 즉 달러의 독점적 위치에 맞서기 위해, 실질적인 국제 통화인 방코르(bancor)를 바탕으로 한 통화체제를 제안했다.7) 하지만 역학 관계로 케인즈의 제안은 실현되지 않았다. 달러가 강요됐고, 그와 더불어 서구 세계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도 커졌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그 대가는 다른 나라들이 치러야 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미국은 게임의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었다. 존 코널리 당시 미국 재무 장관은 "달러는 미국 통화지만 당신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예컨대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미국 통화를 더 이상 금으로 교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달러가 종잇장으로 전락하면서 달러는 시장 상황과 미국의 정책에 따라 요동쳤다. 드골이 1960년대 중반부터 경고하던 '달러의 과도한 특권'이 더욱 강화됐다. 모든 나라가 달러의 위세에 굴복했고, 상거래가 거의 달러로 이루어졌다. 중앙은행들은 달러를 확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달러 중심 체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덕분에 미국은 빚을 늘려갈 수 있었고 '우호국'에게는 빚을 탕감 받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미국의 산업화를 촉진시키고 자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본을 미국 땅으로 끌어들였고, 반대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서 쉽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본을 수출했다. 2007년을 기준으로 세계에 직접 투자된 액수를 조사해보면 미국은 최대 수혜국인 동시에 최대 투자국이기도 하다.8) 미국은 자본의 지정학에서 예외적인 특권을 누려왔다.
 
유로·위안, '아직은 달러에 역부족'

달러 중심 체제는 여전하지만 이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달러 보유를 늘려오던 국가들이 달러를 은행에 쌓아두고만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1970년대 석유 수출국들이 그랬던 전례가 있기는 하다.
당시 석유 수출국들은 약 4조 달러의 '소버린 펀드'(sovereign funds)를 조성해 대대적인 개발 계획에 투자하거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9) 그야말로 서구 국가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무서운 무기였다. 세계의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사이에 거의 10% 가량 떨어졌다. 2000년 말에는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통화의 71.2%를 차지했지만 2008년 1/4분기 말에는 62.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유로의 비중은 18.3%에서 27%로 증가했다.10) 반면에 1970-1990년에 일부 학자들이 성급히 '미국의 몰락'을 예언하게 했던 일본의 위력을 상징하는 엔의 비중도 6.1%에서 3.4%로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로나 위안이 달러를 대신할 수는 없다. 굳건한 경제력과 강력한 정치적 비전이 확인될 때에야 달러 중심 체제를 무너뜨리거나, 달러와 동등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연합은 그 동안 미국식 탈 규제에 따른 단맛에 취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힘들다. 게다가 낙관적 전문가들도 내년의 평균 성장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 예상한다. 달리 말하면, 실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기업의 도산이 줄을 이을 것이란 뜻이다. 정치적인 면에서 연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에서 꾸며낸 얘기와는 달리, 위기 상황에서 연합은 '관심거리'가 아니다. 신성 불가침한 원칙으로 삼았던 원칙마저 위반되지만 누구도 그것을 불평하지 않는다. 재정 적자 수준에 제약을 두었던 마스트리히트 조약도 '안녕'이다.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의 지원도 서슴지 않는다.

 절대적 행동 지침은 있을 수 없다. 실제로 유럽 각국이, 가장 비유럽적이며, 유로를 통화로 채택하지 않은 나라의 지도자인, 영국의 노동당원 고든 브라운 총리가 처음 제안한 은행의 국유화 계획을 받아들인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럼 중국은 어떨까? 상하이 푸단 대학교의 셴 딩리 국제학 연구소 소장은 "아직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심점의 상대적 변화로 중국의 신뢰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11)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도 금융 위기의 소용돌이에 깊이 말려있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중국의 경제학자들은 "모든 대규모 해외 투자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평가하는 실정이다.12) 중국의 세계 금융계 진출의 상징인, 모건 스탠리(50억 달러)와 블랙스톤(30억 달러)에 대한 투자액 가치가 크게 추락하기도 했다.
 중국식 금융규제·통화관리, 금융위기 '방파제'
그래도 중국은 광란의 투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입장이다. 2000년 초 주룽지 수상은 새로운 형식의 투자 방식을 찾기 위해 경제학자, 공무원, 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결성했다. 당시 주룽지는 세계의 투자 방식을 '거울을 무한히 마주보게 놓은 모습'이라 말했다. 투기를 부르는 투기 상품인 '파생상품'을 적절하게 정의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파생상품이 1천 조 달러에 달해, 전 세계가 20년 동안 생산해야 얻을 수 있는 돈이 모래 위에 근근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이해되지 않는 것으로는 장난치지 말라"는 중국 속담을 받아들여 주룽지는 판을 크게 벌리지 않았다. 그의 후임들도 마찬가지였다. 상하이 중국공상은행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처럼, 중국이 내놓고 자랑할 수 없는 문제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중국 은행의 투자는 상당히 제한적인 듯하다. 하지만 일부 서구 국가에서는 투기를 부른다는 이유로 제한적으로 허용된 선물거래가 중국 증권시장에서 허용된 최근 결정엔 의문이 따른다. 그래도 중국은 전 방위적으로 보호막을 유지해 왔다. 양바오윤 북경 대학교 교수의 진단에 따르면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아직 정부 관리 하에 있다. 국제 기구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전반적으로 국유화된 은행 체제를 고수하고 외환 거래를 관리하며, 통화 관리도 신중한 편이다.13) 모순되게도  진작 IMF는 중국의 이런 규제를 비난하는 성명을 10월에 내려고 준비 중이었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현 금융위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지, "(자국의 통화를 지나치게 낮게 관리하고 금융 규제를 풀지 않는) 중국의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14)
물론 중국의 성장 동력은 수출이다. 미국과 유럽 연합 국가들에서 소비가 현저하게 줄면 중국 상품의 판매가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생산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15) 2008년 초, 많은 전문가가 선진국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무역의 60%가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 침체에서 안전할 순 없다. 일본은 이미 경기 후퇴의 문턱에 들어선 듯하고, 한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도 좋은 상태는 아니다. 게다가 아시아권내 무역의 절반 내지 3분의 2가 G3(미국, 유럽 연합, 일본)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판로가 막히면 그 결과는 즉각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월스트리트의 신화가 붕괴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요약해주었다. 그 결과 세계 무역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한 이 신문은 특히 "장기적으로 중국 상품의 상대적 이점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면서 "게다가 세계의 지정학이 점점 복잡해질 것이며, 신보호주의가 도래하고, 무역 장벽이 낮아지기는 커녕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16)

 중국, 조건 달며 미국에 돈 빌려주는 그날?
요컨대 중국 당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아 다른 방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양 교수는 "내수 시장을 키우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오래 전부터 예고해 왔던 일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도시와 농촌 간의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식료품 생산이 증가하면서 2008년 상반기에 농촌 소득이 17.9% 증가하기는 했지만,17) 소비를 촉진시킬 만큼 구매력이 향상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저축률이 증명하듯이 소득의 상당 부분이 저축되고, 치료비와 은퇴 후의 삶을 위한 돈도 준비해 둬야 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하는 동시에 소득을 증대시키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대외적으로 중국은 달러의 구속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아프리카에 투자했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이 과거에 강요하던 방식이 아닌, 다른 조건으로 차관을 제공했다. 에너지 확보를 위해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라크, 이란 등과 쌍무 무역을 체결하고,. 일본과 인도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데 주력해왔다. 또한 2007년 5월에는 한국, 일본과 손잡고 아시아통화기금을 설립했다. 800억 달러로 출범한 아시아통화기금은 동남아시아에 아픈 기억을 안겨준 IMF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도 아세안 10개국의 금융 연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른바 '브릭스',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와 중국 간에도 긴밀한 관계가 맺어졌다. 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졌다. 단순히 원자재 때문만은 아니다. 브라질은 미국의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남남무역도 괄목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미국의 하수인인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과 달러를 밀어내고 새로운 국제 질서를 강요할 만큼의 힘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교수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말했듯이, 18) 중국이 국제통화기금처럼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며 미국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컨대 은행을 규제한다는 공적인 기준과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라는 사회적 기준을 미국에 강요한다면 "그야말로 중국은 초강대국 위치에 서게 된다." 지금은 중국이 그런 조건을 내걸 입장도 아니고 마땅한 수단도 없지만, 앞으로는 가능하지 않을까?

 번역 | 강주헌 2nabbi@ilemonde.com

 


 

1) 닐 맥파르카(Neil MacFarquhar), '월스트리트의 혼란에 유엔이 분노하다'(Upheaval on Wall Street stirs anger in UN),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파리, 2008년 9월 24일.
2) 이 구절과 이 후의 구절은 얀 루소(Yann Rousseau)의 '북경이 미국에 자본주의를 강의하다'(Quand Pekin donne des le먫ons de capitalisme a l'Ameriques), <레 먫제코>(Les Echos), 파리, 2008년 9월 29일.
3) 남아메리카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군사비를 지불했다. 예컨대 2007년에만 6천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4) 미국 재무부 홍보국, '외국의 미국 국채 보유 현황'(Foreign Holdings of US Secirities), 워싱턴, 2008년 2월 29일.
5) 패리드 재커리아(Fareed Zakaria)와의 인터뷰, '우리는 손을 잡아야 한다'(We should join Hands). <뉴스위크>, 뉴욕, 2008년 10월 6일.
6) '세계의 현황'(The World Factbook),   미국 중앙정보국(CIA), 워싱턴.
7) 케인스는 하나의 국제 기구, 즉 하나의 무역 기구와 하나의 중앙은행을 두는 국제청산동맹을 제안했다. 수전 조지(Susan George), '다른 형태의 무역 기구가 가능했다'(Une autre organisation du commerce etait possible),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7년 1월.
8) 2007년 말 현재, 미국에 직접 투자된 해외 자금은 2천 375억 달러이며, 미국이 해외에 직접 투자한 자금은 3천 333억 달러다. <세계투자보고서'(World Investment Report)>, 유엔 무역개발회의, 뉴욕, 2008년 9월 24일.
9) 이브라힘 워드((Ibrahim Warde)의 '소버린 펀드, 약탈자인가 구원자인가 아니면 사기꾼인가'(Fonds souverains, Predateursm sauveurs ou dupes?)와 아크람 벨카이드(Akram Belkaid)의 '걸프만의 생태적 진열장 뒤에'(Derriere la vitrine ecologique du Golfe),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5월과 8월.
10) <외환보유고의 통화 구성(Currency Composition of Foreign Exchange Reserves)>, 국제통화기금, 워싱턴, 2008년 9월,
www.imf.org.
11) 데이비드 필링(David Pilling), '아시아 중독을 끝낼 미국의 기회'(America's chance to end its Asian addiction), <파이낸셜 타임스>, 런던, 2008년 10월 2일.
12) 자밀 안덜리니(Jamil Anderlini), '중국의 앞날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Prudence guides China's outlook), <파이낸셜 타임스>, 런던, 2008년 9월 24일.
13) <중국, 인도, 용과 코끼리의 경쟁>(Chine Inde, la course du dragon et de l'elephant), 파야르, 파리, 2008.
14) 'IMF, 중국 보고서를 연기하다'(IMF delays China Reports),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홍콩, 2008년 10월 1일.
15) 중국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수출의 19%가 미국, 20%가 유럽 연합에 집중돼 있다.
www.stats.gov.cn
16) '월스트리트의 소동이 중국의 무역을 시련에 빠뜨리다', <인민일보>, 북경, 2008년 10월 6일.
17) 중국 통계국, 2008년 10월,
www.stats.gov.cn.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도시인의 구매력이 줄어들었다.
18)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 연구원. '중국이 미국에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마스터 플랜'(A Master plan for China to bail out America), <파이낸셜 타임스>, 2008년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