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반대의 CNN과 RT

2017-04-28     엘렌 리샤르 | 기자

 2016년 12월 14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체제에 대항하는 반군의 보루였던 알레포 지역을 시리아 정부군이 재탈환했다. 국제적인 방송사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다뤘을까?

 RT는 이미 현지에 출동해 있었다. 12월 7일 RT는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 동부에 진입하는 영상을 처음으로 내보냈다. 시리아 정부군 곁에서 취재 중인 RT 특파원 리지 펠란은 잔해들 사이로 걸어 다니며 버려진 바주카포나 화학무기통을 언급했다. RT 사이트에서는 현장영상을 360도 비디오로 공급했다. 360도 비디오에서는 마우스 클릭만으로 현장을 이동하며 상황을 볼 수 있다. 알 라이라문 거리의 건물들에는 멀쩡한 유리창이 없다. “이곳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던 모든 주민들이 떠났다. 군인밖에 남지 않았다.” UN인권고등판문관의 대변인의 고발에 반대라도 하듯이 진행자는 말했다. 같은 날 UN인권고등판문관은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82명이 죽었다고 발표했다. 그 다음날 환희에 찬 군중들 사이에서 특파원 펠란은 알레포가 탈환됐다고 말했다.

 알레포 탈환 이전에 서구 언론들은 민간인 보복을 염려했었다. CNN의 가장 큰 관심은 주민들의 피난 문제였다. CNN은 시리아 정부군의 진격에 공포로 얼이 빠져 맨발로 도망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방송했다. 손수레에 아이를 싣거나 양팔에 안고 도망가는 나이든 여인의 모습도 방송을 탔다(알레포의 대 탈출, 12월 12일). 12월 19일 이전에는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정부가 준비한 버스가 CNN의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방송사의 영상에서는 버스가 등장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나라의 재정 지원을 받는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은 반군 지역인 이들리브로 시민들을 싣고 나르는 버스의 행렬을 방송했다(12월 15일). BBC는 반군 지역으로 도피하는 버스에 오르기 전에 겪은 모욕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활동가들과 이들리브에 도착해서 살아있음을 안도하는 운동가들의 모습을 방송했다(12월 21일).
 
 12월 14일 <France24>의 뉴스는 환희에 찬 알레포 거리의 모습과 반군 지역으로 떠나는 차량 행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 특히 <France 24>는 반군에게 포위당한 카프라이아와 쉬트 드 푸아 마을의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게 허용된 점도 방송했다. “이번에는 피난민들이 알레포로 안내됐다”라고 앵커는 강조했다. 유일하게 <France 24>의 인터뷰에 응한 군인은 자유시리아군의 책임자였다. 이 부대는 이슬람과 자하디스트 군대가 아닌 비종교적인 부대다. 그는 험상궂은 날씨에 대해 불평했지만, 시리아군의 약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서로 정반대의 논조로 방송했지만 CNN과 RT는 공통적으로 반군의 항복 또는 알레포의 탈환을 매우 감정적으로 다뤘다. CNN에서는 “안녕하세요. 아마도 이번이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마지막 순간일 것입니다”라고 생존을 열망하는 10세 고아 야스민 카누의 호소를 방송했다. RT는 “서구 매체는 인간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더 나아가 고통을 비틀어 열강의 이익을 위하여 정치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추구한다”라고 비난했다(2016년 8월 21일). RT는 전쟁의 희생자인 아이들에게 헌정하는 다큐멘터리가 한 주간 하루에도 몇 번씩 방송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글·엘렌 리샤르 Héléne Richard  /  번역·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