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평

2017-07-31     르몽드디플로마티크

<거대한 후퇴>(하인리히 가이젤베르거 외, 박지영 외 옮김, 살림) 

불신과 공포, 분노와 적개심에 사로잡힌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배타적 민족주의, 국가주의, 외국인・소수자 혐오주의 등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크게 후퇴 중인 ‘지금’을 분석한다. 슬라보예 지젝, 지그문트 바우만, 아르준 아파두라이, 폴 메이슨, 판카지 미슈라 등 저자들은 독창적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한다. 현재까지 역사가 걸어온 과정과 예상 가능한 미래의 행보를 논하고, 더 폭넓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재 우리가 처한 난국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해본다.

<동물들의 인간 심판>(호세 안토니오 하우레기 외, 김유경 옮김, 책공장더불어) 
지구상 동물이 밀림에 모여 특별한 재판을 연다. 다름 아닌 동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이 재판장에 섰다. 동물 대표들은 법정에서 인간의 범죄를 증언한다. 과연 인간은 이 재판에서 유죄를 면할 수 있을까? 
모든 생물의 통합된 공동체를 바라는 자연에 대한 통찰이 담긴 책이다. 우화형식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어느 르포보다 현실적이고 환경, 생태학, 동물의 권리에 대해 다루고 있어, 은유보다는 직설에 가깝다.

<기사단장 죽이기-전2권>(무라카미 하루키,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30대 중반의 초상화가인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온다. 나는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하며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수수께끼에 직면한다.
‘상실의 시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작가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작품세계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현세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자, 예술가로서 내면 깊은 곳까지 들어가 농축한 후 내놓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해가 지는 곳으로>(최진영, 민음사)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혼란의 시기. 감염된 사람들은 삽시간에 죽어가고, 살아남은 이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끝 모를 여정을 떠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동생 미소를 지키며 맨몸으로 러시아를 걸어온 도리는 밤을 보내기 위해 머물던 어느 마을에서 일가친척과 함께 탑차를 타고 세계를 떠돌던 지나와 만나게 되는데….모든 감정이 죽어버린 듯 보이는 세계에 두 여자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인물과 사상 2017.8>(인물과사상사)  
인물과 사상 8월호 인터뷰이는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다. 제19대 대선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는 촛불시민혁명이 정권교체를 넘어, 2020년 총선혁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촛불민심이 원하는 개혁을 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그밖에 ‘통증을 강요하는 사회’, ‘자본은 거버넌스를 통해 정치를 잠식한다’, ‘임해군: 소심한 동생을 만난 못된 형’ 등 알찬 글들이 수록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