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지하디스트의 위협

2018-06-28     필립 레이마리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자신들의 이민 결심이 옳은 길이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유럽연합을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빈곤과 불안한 치안 때문에 고향을 떠났다. 사헬 지역 국가들의 군사협력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여전히 불안하다. 말리는 7월 말 대선이 예정돼 있지만, 국가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지하디스트 세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헬 지역의 문제는 꽃으로 해결할 수 없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말리 주둔 UN평화유지군 미누스마의 병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누스마는 임무를 시작한 이후 102명의 병사를 잃었다. 다른 UN군 활동과 비교해 볼 때 피해수준이 매우 심각하다. 마키 살 대통령이 염려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쫓겨난 지하디스트들이 아프리카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UN 역시 평화유지군의 임무가 주민 보호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평화정착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평화정착 임무는 아프리카 사헬연합군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해결될 수도 있다. 사헬 지역에서 지하디스트 조직의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모리타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등 5개국 군대로 구성된 G5 사헬연합군이 창설돼 현재 병력 배치 중이다. G5 사헬연합군의 목표는 분명하다. 작전 지역을 제한하고(1차적으로 니제르, 말리, 차드 접경지역), 전투의 목표를 명확히 하며(치안 유지), 최종목표를 정하고(지역 안정), 병력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고(5천 명, 국가당 2개 대대), 개입의 규칙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UN 안보리의 지원을 받은 아프리카연합 평화안보회의가 관리한다.  

2013년부터 니제르와 말리는 공동군사작전 협정을 맺고, 두 국가 접경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같은 해 사헬지역 5개국 사령관들은 2010년 국경 감시를 위해 창설된 차드와 수단 연합군을 모델삼아 접경지역에서의 협력강화에 합의했다.(1) G5 사헬연합군은 일단 프랑스의 주도로 조직됐다. 5개국 군대의 장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고 수송, 보급, 정보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역사가인 로랑 투샤르(2)는 G5 사헬연합군은 ‘순전히 아프리카인의 노력으로 맺은 열매’이고 프랑스가 연합군 결성을 도와준 것은 사실이지만, 설계자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G5 사헬연합군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프랑스뿐 아니라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처음에 산정한 예산 4억 2천 3백만 유로는 2017년 말과 2018년 초 파리와 브뤼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EU,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미국이 분담하기로 약속했다. 사헬 지역 5개국도 각각 5백만 유로를 부담하기로 했다. 올해 중반부터 임무가 시작될 예정인데 임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매년 최소한 7천5백만 유로가 필요하다.

현재 프랑스 바르칸 부대가 사헬 지역에서 지하디스트 세력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G5 사헬연합군이 임무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바르칸 부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바르칸 부대의 병력 4천 명, 수송 차량 200대, 장갑차 200대, 전투기 8대, 수송기 10대, 헬리콥터 20대, 드론 5대는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 배치돼 있다. 은자메나에는 ‘통합군 현장 지휘본부(PCIAT)’, 공지(空地)부대, 병참부대가 주둔해있다.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 있는 공군기지에 요격기, 수송기, 정찰기가 있지만 말리 북부 가오(Gao)에 가장 큰 공지병력이 배치돼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와가두구, 모리타니의 아타르에 소규모 병력이 주둔해있고 말리 북부의 테살리트와 키달, 니제르 북부의 마다마, 차드 북부의 파야라르고와 같은 전진 기지에도 병력이 있다. 이들 병력은 케이타 대통령이 ‘종교의 탈을 쓴 노상강도’라고 부르는, 예컨대 기습공격, 살인, 납치, 그리고 길가에 폭탄 투척을 일삼는 세력과 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페를레 장군은 “이 전쟁은 전선도 없고 피난처도 없고 은신처도 없으며, 곳곳에 위협이 도사리면서 배경 음악처럼 끊임없이 나타나 고통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바르칸 부대는 지하디스트 세력을 약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 지하디스트들은 전투를 피하고 주민들 속으로 숨었다. 그 결과 안전지대가 5백만 ㎢까지 늘어났는데, 이는 EU 회원국들의 총 면적(432만 ㎢)보다 더 넓다. 지하디스트의 세력 ‘약화’로, 하루 유지비만 1백만 유로 이상이 드는, 값비싼 병력을 재조정하자는 요구가 나왔다.

그러나 병력 재조정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해결 노력이 특히 말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UN안전보장이사회는 4월 11일 말리 정부와 북부지역 지하디스트 조직들이 맺은 알제리 조약의 실행을 방해하는 세력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 지식인 그룹은 사헬지역 국가들이 지하디스트를 포함한 무장단체들과 대화 채널을 가동하겠다고 결정한 만큼 표적공격을 유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3) 현장에서 실시되는 군사작전으로 정부의 대화 노력이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몇 지역에서 프랑스군의 병력을 축소하면 알제리와 프랑스군 주둔을 도발로 여기는 현지 일부 주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이 지식인 그룹은 주장한다.


글·필립 레이마리 Philippe Leymarie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번역·임명주 mydogtulip156@daum.net

(1) Delphine Lecoutre, ‘Le Tchad, puissance de circonstance (프랑스의 오랜 동맹국, 차드의 도박)’,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6년 6월호·한국어판 2017년 1월호.
(2) Laurent Touchard, ‘Sahel: quels défis pour la Force conjointe du G5 Sahel?(G5 사헬연합군이 맞닥뜨린 도전)’, <Défense et sécurité internationale>, n°134, Paris, 2018. 3-4. 
(3) ‘La France doit rompre avec la rhétorique martiale qui prévaut au Sahel(프랑스는 사헬 지역을 휩쓸고 있는 호전성과 결별해야 한다.’, <르몽드 아프리카> 2018.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