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골드러시
다국적기업의 주인 행세

2010-08-06     로랑스 마쥐르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최근 “볼리비아가 천연자원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라고 자문해보았다. 1차 원료의 시세가 상승함에 따라 라틴아메리카 정부는 비난을 무릅쓰고 자본 축적 모델을 거침없이 강화하고 있다. 몇몇 국가의 목표는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지만, 콜롬비아 같은 국가는 특히 다국적기업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콜롬비아 북서부의 안티오키아주와 초코주의 경계에 위치한 알토 구아야발에서 지난 1월 30일 콜롬비아 군대가 엠베라 카티오 종족 원주민 가족의 전통가옥에 폭격을 퍼부었다. 18개월 된 어린이 1명과 성인 4명이 다쳤고, 경작지가 파괴되었으며, 가축들이 토막나버렸다. 군대는 곧바로 콜롬비아해방군(FARC) 전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책’이라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원주민 단체가 볼 때, 이 사건은 콜롬비아의 다국적 광산 업체들이 벌이는 2차 공세에 불과하다. 폭격에 의해 ‘신성한’ 산인 카레페로를 둘러싸는 원주민 공동체 중 하나가 파괴되었다. 이 산은 금광석이 매장되어 있어서 미국 다국적기업인 ‘뮤리얼 마이닝’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폭격은 과연 실수로 벌어진 것일까?

원주민 거주지역 폭격은 실수?

2000년 내부 군사 분쟁 때문에 강제 이주된 엠베라 카티오 종족은 1991년 헌법이 보장해주는 대로 이제 자신의 조상 땅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들이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정부기구인 콜롬비아 지리광산연구소는 공동체에 대한 법률적 자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뮤리얼 마이닝에 9개 탐사 개발권을 허가해주었다. ‘안티오키아 인디언 단체’(OIA)의 대변인인 윌리엄 카르피아에 따르면 원주민 공동체가 2년 전부터 ‘다시 강제 이주’(1)를 당하고 있다.

법원이 너무 자주 권력자의 통치를 인정해주는 이 나라에서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29일 초코와 안티오키아의 원주민과 아프리카계 콜롬비아 공동체에 유리한 중재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공동체의 특별한 헌법적 권리를 인정하고, 다국적기업을 포함한 모두가 생물 다양성 보호와 법적 절차 준수 의무를 진다는 판례를 내린 것이다.(2) 엠베라 카티오 종족의 반대편에 내무부, 법무부, 환경부, 국방부, 사회부, 에너지광산부의 대표뿐 아니라 군부까지 합세해 행동을 통일했는데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은 놀라운 진전이었다. 그런 정부 대표단이 우연히 꾸려지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1999년 9월 21일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콜롬비아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대통령은 ‘국가의 평화, 번영, 증강을 위한’ 콜롬비아 플랜을 시작했다. 이 플랜의 목표는 마약 밀매 근절이었다. 이들은 또 영토의 일부를 점거하는 게릴라를 소탕하려고 3년간 16억 달러를 들여 콜롬비아 군대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3)

1999년 10월 20일 이 플랜을 강화하는 수정안이 마련되었다. “콜롬비아 경제를 외부 투자와 무역에 완전히 개방하는 긴급 개혁을 콜롬비아 정부가 완수하기 위하여”(4)라고 주장하면서 외국의 투자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입안자들이 볼 때, 이 두 가지 목표는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특히 광산 분야에서 그랬다. 몇 년 뒤 에너지광산부의 ‘2019년 국가광산개발계획’(2006년 발간)이 “민간 분야만이 콜롬비아 광산업을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콜롬비아가 필요로 하는 기업에 ‘투자 보장’을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콜롬비아 광산업연합’(Aonmians) 회원인 아르투르 키로스는 “오늘날 우리는 세계적 기업을 유인하는 역동적인 분야를 보유하고 있다”(5)며 즐거워한다. 남아공의 앵글로골드 아샨티, 영국·오스트리아계 BHP 빌링턴, 캐나다의 그레이스타 리소스, 미국의 드루몬드, 미국의 MMC가 참여함에 따라 광산 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IDE)(6)는 1999년 4억6300만 달러에서 2009년 30억 달러로 640% 증가했다. 2009년 광산업은 콜롬비아 경제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했다. 앞으로 10년간 칠레나 페루처럼 국민소득의 6%를 초과하는 것이 목표다.

영토 40%에 접수된 채굴권 요청

정부는 에너지 광산 분야와 연관된 인프라 개선을 위해 5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 액수는 운송 분야 인프라에 대한 지출보다 2.5배, 주택에 대한 지출보다 10배, 정보통신망에 대한 지출보다 20배 많다.(7) 2002년부터 권좌에 오른 알바로 우리베 벨레스 대통령은 2009년 광산법 규제를 완화해, 광산 채굴권 취득과 등록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채굴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었고, 연간 1ha당 2천 달러에 달하는 토지 사용 세금도 구획에 관계없이 8달러라는 ‘합리적 액수(?)’로 조정되었다.

그러나 키로스에 따르면 ‘광산 추출 활동의 중요 중심지인 콜롬비아에 대한 전세계적 열광’은 무엇보다 우리베 정권의 안전 정책 덕분이다. ‘콜롬비아 플랜’ 덕택에 ‘반란 그룹에 대한 투쟁’(8)은 안전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분쟁 때문에 엠베라 카티오 종족 같은 주민의 이주가 불행하게(그렇지만 매우 적절하게) 이루어졌지만, 광산업체는 박수치며 좋아할 것이다. 이주 종족은 풍부한 광맥 위에 자신의 조상을 그대로 내버려두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굴권 요구 대상 영토의 경계를 설정하는 콜롬비아 환경부의 지도를 훑어보면 이런 열광의 실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자연 보전 지역을 포함한 영토의 40% 이상이 채굴권 요구 대상이다. 프랑스와 비교해보면 그 면적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역, 랑그도크루시용 지역, 미디피레네 지역, 아키텐 지역, 론알프 지역과 오베른 지역을 합친 면적과 비슷하다.

3대 다국적기업의 나눠 먹기

백금, 우라늄, 몰리브덴이나 콜탄 같은 금속과 희귀토(稀貴土) 같은 모든 탐욕거리가 거기에 있다. 온라인 경제지인 <포르타폴리오>는 그곳의 금을 노리고 몰려드는 골드러시에 대해 ‘열광적 쇄도’(9)라고 표현했다. 이런 현상은 수치로 뚜렷이 드러난다. 2006~2009년 콜롬비아의 금 생산은 3배 증가해, 2009년 175만 온스에 달했다. 세계 시장의 가격이 연간 30% 이상 폭등하는 가격 추세가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2012년 예상되는 생산량은 300만 온스에 이른다.

그러나 광산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콜롬비아 지리광산연구소 소장인 마리오 발레스테로스는 현재 개발된 전체 면적이 169만ha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비정부기구인 국가건강환경노동센터의 전문가인 안드레스 이다라가는 “현재 실질적 개발 상태에 들어간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고 평가한다. 그에 따르면 현재 ‘열기’는 투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소기업이 광석을 발견하면 가격이 폭등할 것을 기대하고 거대 다국적기업에 자신의 채굴권을 재판매할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10) 이미 등록된 1만9800건의 채굴권 요청은 결과적으로 거대 ‘메이저 기업’과 연관되어 있다. 현재 남아공의 앵글로골드 아샨티, 캐나다의 그레이스타, 미국의 뮤리얼 마이닝 등 3개 다국적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광산 분야를 나눠 먹고 있다.

채굴권과 연관된 지역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정부가 채굴권에 대한 접근을 세심하게 걸러내고 있지만(법률상 환경부 지도가 공개되어야 함에도), 채굴 신청 형식을 규정하는 조항(2001년의 법 685호) 때문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모든 채굴권 신청은 자동으로 받아들여져 탐사공사로 이어지며, 여기에는 환경 평가 연구와 관련한 어떤 조건도 붙지 않는다. 개발 대상 지역을 결정짓는 4개의 GPS 좌표, 신분증이나 여권번호, 우편주소와 이름, 전화번호를 온라인으로 기입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약 400달러를 지불하면 모든 등록이 끝난다. 신청자에 대한 은행 보증도 전혀 필요 없다. 과거의 범죄 기록도 요구되지 않는다. 구역이 ‘완전히’ 겹치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여러 건의 신청이 중복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상황이 흔히 벌어지고 있다.

‘외국 투자자에게 유리한 신뢰 분위기’ 조성에 역점을 둔 법률은 환경 문제 같은 전체 이익을 무시해버린다. 지난 2월 9일 새로운 채굴 신청으로 위협받는 50만ha의 산림 보호 구역과 ‘파라모스’(콜롬비아 안데스산맥의 냉·열대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법률 1382호가 통과되었다. 그러나 이 법 조항은 이미 획득한 채굴권에는 소급 적용을 할 수 없다. 지나치게 강제적인 법률이 발전을 저해한다는 다국적기업의 주장에 법원이 손을 들어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법원이 외면하는 환경보호 법률

지난 5월 캐나다의 그레이스타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레이스타는 산탄데르주 산악지대의 안고스투라에 설치할 시설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맞서 승소했다. 정부는 노천의 대형 금광 프로젝트가 해당 지역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안데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될 시안화물 처리 공장들이 파라모스 하류의 수자원망 전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봤다. 파라모스가 냇물과 강물에 물을 보급하는 거대한 천연 스펀지처럼 기능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문제의 프로젝트가 그레이스타에게 1천만 온스 이상의 금을 손에 넣게 해준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판결을 내렸다. 시장에서 금이 온스당 1천 유로 이상인 상황에서,(11) 그레이스타는 당연히 보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투를 벌였다. 그레이스타는 손쉽게 이겼다. 부사장인 프레드릭 펠더는 “소송 기간에 우리는 타당성 조사를 계속했다. (중략) 정부가 결국 우리 서류의 법적 유효성을 인정해줄  거라는 사실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았다”(12)라고 말했다. 

광산업에 연관된 문제들이 환경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레드 콜롬비아’란 단체에서 일하는 아델소 갈로 토스카노는 몇 개의 거대 광산그룹이 콜롬비아 영토를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것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에는 여러 개의 노동조합과 농업협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그는 이렇게 못박는다. “우리는 광산 자체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부가 사회단체와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토론을 수용한다면 광산은 국가발전에 유용한 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자연자원 개발이 대중의 이익을 위해 실행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산업을 국유화하거나 적어도 훗날 외국 자본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기술 이전을 보장하면 된다. 그리고 환경을 존중해야 한다.”

열정적인 갈로 토스카노는 상황이 더 낫게 진행되는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의 예를 든다. 콜롬비아가 자국의 경제발전 축의 하나로 광물 추출을 장려하는 유일한 나라는 아니다. 라틴아메리카는 광산 분야에서 전세계 투자의 약 12%를 받았으며, 지금은 3분의 1 정도 받고 있다.(13) 물론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의 석유 추출 혹은 볼리비아의 가스 추출에 대해서도 일부 주민은 반대한다. 비록 그런 개발이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생활수준 향상에 도움이 될지라도(이 말은 콜롬비아의 상황에는 적절하지 않다), 이런 개발은 적어도 환경 문제, 원주민 권리, 지역 경제의 ‘1차적’ 특성을 강화하는 개발 방식과 연관된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에서는 그럭저럭 (때로는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콜롬비아에서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뿐이다.

개발 반대운동 하던 형제 피살도

앵글로골드 아샨티가 집중적으로 작업하는 수아레스주 카우사 지역에서는 2009년 12월 다국적기업의 개발에 반대운동을 벌인 ‘콜롬비아 노동조합연합’(CUT) 대표에게 협박장이 날아왔다. 지난 2월 13일, 앵글로골드 아샨티를 열렬히 반대하는 오마르 알론소 레스트레포와 그의 동생인 호세 데 제수스가 고문당한 뒤 살해되었다. 도라도 지부의 코뮌행동위원회 위원인 그들은 몇 해 전부터 다국적기업의 환경·경제·사회 파괴를 고발하는 농민·광부단체에서 투쟁했다. 이 암살을 규탄하는 공식 성명서에 서명한 26개 사회단체는 ‘앵글로골드 아샨티 같은 금 다국적기업과 정부 사이의 음산한 동맹’을 강력히 비난하고 ‘민병대 그룹의 활동을 가능하게 해준 지역 군대 조직에 대한 기소’(14)를 천명했다.

콜롬비아의 신임 대통령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는 지난 5월 17일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해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광산 분야에서 우리는 환경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15) 산토스가 자신의 전임자인 우리베 대통령을 모델로 선택했으니, 광산 다국적기업은 산토스에 대해 그리 많은 불평을 하지 않을 것이다.

글•로랑스 마쥐르 Laurence Mazure

번역•고광식 kokos27@ilemonde.com한국외국어대 파리8대학 언어학 박사. 역서로 <카인> <성의 역사> 등이 있다.

<각주>
(1) 비정부기구인 ‘안티오키아 원주민 단체’의 대변인인 윌리엄 카르피아와의 대담, 2010년 2월 20일.
(2) 헌법재판소의 법령 T-796-32009호.
(3) 모리스 르무안, ‘콜롬비아 플랜, 전쟁 허가증’,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0년 8월.
(4) ‘S-1758: 1999년의 콜롬비아와 안데스 지역 동맹(ALIANZA)법’, 106차 의회(1999~2000), 워싱턴, 1999년 10월 20일.
(5) 애덤 톰슨, ‘광산: 거대한 자원이 대부분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런던, 2009년 9월 23일.
(6) 콜롬비아 광산 활동 정보포털(www.imcportal.com). 2009년 수치는 아직 잠정적임.
(7) 나오미 맙스톤, ‘인프라: 분리된 영토를 연결하려는 열정’, <파이낸셜 타임스>, 런던, 2010년 4월 6일.
(8) 애덤 톰슨, 위의 기사.
(9) 리카르도 산타마리아 다자, ‘국가의 다양한 지역에 존재하는 골드러시 유인 요소들’, 2010년 5월 9일, www.portafolio.com.co.
(10) 기자와의 대담, 보고타, 2010년 6월 4일.
(11) 2010년 6월 8일의 시세.
(12) 디아나 델가도, ‘그레이스타는 콜롬비아가 금광 항소심을 받아들일 거라고 말한다’, Reuters.com, 2010년 5월 31일.
(13) 앤서니 비깅턴, ‘새로운 추출: 안데스산맥의 정치·경제 다시 쓰기’, <NACLA의 아메리카 리포트>, 42권, 5호, 뉴욕, 2009년 9월.
(14) ‘콜롬비아: 농민단체에 대한 암살이 계속되고 있다. 볼리바르(Bolivar) 남부에서 농민 2명이 살해당하다’, 2010년 2월 15일, www.biodiversidadla.org.
(15) 야미드 아마트와의 대담, 2010년 5월 17일, Galeriapolitica.com.


[박스기사] 바뀐 건 대통령밖에 없다

“모쿠스와 산토스의 프로그램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두 후보자 모두 경제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이임하는 대통령의 안전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1)라고 지난 5월 26일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요약했다. 이 신문은 지난 6월 20일 2차 투표가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콜롬비아 사람들이 기대할 수 있는 변화의 범위를 단정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녹색당 후보 안타나스 모쿠스와, 이임하는 알바로 우리베 벨레스 대통령의 계승자이며 전국연합사회당 후보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라는 두 주요 후보자 중에서 승리한 사람은 유효 투표의 69.05%를 획득한(투표율 44.48%) 산토스였다.

46.56%의 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확실하게 승리한 산토스는(모쿠스는 21.49% 득표)  전국연합사회당과 경쟁하는 우리베주의 정당이며, 차기 의회 제3의 정치세력인 캄비오라디칼당, 그리고 극히 일부의 자유주의자들과 우파동맹을 맺었다. 한편 모쿠스는 기권자들(1차 투표에서 51%)을 믿고 단독 행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좌파인 ‘대체 민주주의 축’(PPA)과의 동맹을 거부하면서 우파의 정치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립되고 쪼개진 야당에 비해 대규모 의회 연합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산토스는 스캔들로 얼룩진 평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베 벨레스 대통령의 국방장관이던(2006~2009년) 그는 페닉스(Fenix) 작전 때 에콰도르 영공을 침범한 책임자로 지목되었다. 이 작전 중에 ‘콜롬비아 혁명군’(FARC)의 2인자인 라울 레이에스가 사살됐다(2008년 3월 1일). 이 때문에 키토(에콰도르 수도)와 보고타(콜롬비아 수도) 사이에 유례없는 위기가 조성되었다. 게다가 산토스는 ‘거짓 긍정’ 스캔들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 스캔들은 목표 수치를 할당받은 군대가 재판도 없이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선거 얼마 전에 좌파 근본주의와는 무관한 <엘파이스>의 미구엘 안젤 바스테니에르 편집위원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그의 사회 정책 역시 전임 대통령의 정책처럼 아주 간단해서, 워싱턴에 대한 그의 아첨은 세계 신기록이 될 것이다.”(2)

<각주>
(1) 마이테 리코, ‘산토스와 모쿠스의 유대가 콜롬비아 선거를 바꾸어놓고 있다’, <엘파이스>, 마드리드, 2010년 5월 26일.
(2) 미구엘 안젤 바스테니에르, ‘우리베(Uribe)식 사회주의에 투표하다’, <엘파이스>, 2010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