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2010-08-06     편집부

<다시 생각해보는 개발> 질베르 에티엔

지역, 국가, 세계기구, 단체별로 시행하는 개발 정책을 실용적으로 분석해보는 이 책은 현지에서 미시경제가 어느 정도로 실현되는지를 연구한다. 저자 질베르 에티엔은 탁상공론만 하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언제나 직접 현장으로 가서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연구하기를 즐긴다.

저자는 다양한 여행을 통해 정치·경제 인사, 대학교수, 엔지니어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농부, 마을 학교 교사와 만나기도 하고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트럭운전사와 토론도 한다. 아울러 이 책은 ‘개발’ 문제를 좀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

명확하기 그지없는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중국이 겪은 50년간의 변화도 이야기한다.
 
<그리스: 12월의 폭동> 2008년 총서

올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적용한 경제부양책은 마침 그리스의 사회가 불안한 가운데 나왔다.

2008년 12월 비정규직 젊은이들이 폭동을 일으킨 그리스는, 2010년에도 여전히 그 여파로 몸살을 앓은 것이다. 경찰의 발포로 사망한 소년 알렉시스 그리고로풀로스의 사건이 불씨가 된 폭동은 특히 아테네와 테살로니카로 번져 한 달 동안 도시 소요 사태를 낳았다.

폭동 당시 전단지 내용은 이랬다. ‘선전으로 전락한 우리의 꿈, 정부의 정책 방향과 선거에 지배된 우리의 사상, 계속 나빠지는 우리의 생활을 살리기 위해서’. 폭동은 경제 질서, 정부, 언론, 기존 정치·노조 세력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

무정부주의적 느낌을 주는 이 총서는 폭동을 일으킨 주요 인물이 작성한 사건일지와 전단지, 성명을 보여주며 대학생·비정규직 노동자·실업자·이민자 등이 참여한 폭동을 분석하게 도움을 준다. 
 
<벨기에의 인권 국가> 2009~2010년 보고서

지난 40년 동안 기술, 사회·경제, 지정학이 급변하면서 국가의 성격도 바뀌었다. 이 보고서의 서문을 작성한 올리비에 드 슈터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은 벨기에에서 “보호주의 국가 성격이 뚜렷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슈터는 “벨기에가 과거 복지국가였다가 신자유주의 국가가 되었는데 조만간 보호주의 국가가 될 것 같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보호주의 국가란 치안에 강박관념을 갖고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이며 사회정의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성격의 국가를 뜻한다.

이 보고서에 짧게 글을 쓴 저자 15명은 이런 벨기에 상황에 경고를 보낸다. 2009년 주요 사건일지를 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가령 새로운 수사 방식과 형벌 정책이 도입되었고, 망명자는 입국을 거절하고 있다. 지금 벨기에는 기본권을 어설픈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실패작이라 여기며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