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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CEO 동향) 최태원 "재벌이미지 바꾸고 싶다"
(주간 CEO 동향) 최태원 "재벌이미지 바꾸고 싶다"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22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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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본격 가동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를 맞았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어 개최된 이사회에서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1999년 자재본부 구매실장으로 현대차에 입사한 지 20년만에 그룹 경영의 키를 쥐게 된 것.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정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룬다. 같은날 열린 현대모비스 이사회에서도 정 수석부회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 정 회장, 박정국 사장 등과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난달 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전통 자동차 제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발표한 올해의 신년사에서도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2019년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는 원년"이라 선언했다. 

이에 맞춰 공유경제, 모빌리티 등 미래 비즈니스에 필요한 국내외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하고 있으며, 해외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BMW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영입했다. 윤경림 전 KT 미래융합전략실장도 이달 현대차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9일에는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올라에 현대·기아차가 공동으로 3억달러(약 3384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에 2억7500만달러(약 3100억원)을 투자했다. 

 

 "재벌이 왜 저평가됐는지 생각해 보라"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포브스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재벌이 왜 저평가됐는지 생각해 보라"며 "나는 그것을 바꾸는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아시아 전반에서 추진 중인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며 덧붙인 말이다. 

최 회장은 "누군가는 '그냥 돈이나 많이 벌라'고 하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며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해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출범기념 한미중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출범기념 한미중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SK가 아시아 지역에서 시행 중인 사회적 가치 투자의 대표적 사례가 SK동남아투자회사 설립 후 베트남 최대 식음료 기업 마산그룹에 5억달러(약 5700억원)을 투자한 것. 이를 두고 최 회장은 "마산그룹의 포트폴리오보다 협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환경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엔진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포브스는 최 회장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경영인"이라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12년의 하이닉스 인수를 두고 "최 회장의 가장 성공적인 투자"라고 호평했다. 

 

현정은, 국민연금 칼날은 피했지만…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21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안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기권' 의사를 밝혔다. 상호출자기업집단 내의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이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22일 논평을 통해 "수탁자로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회장은 현대상선 경영권 유지를 위해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해 현대엘리베이터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며 "공정위로부터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12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회장의 행태는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의 주주권익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며 "수탁위는 지침을 알고도 기권 결정을 내렸다"고 일침했다. 

경제개혁연대도 같은날 "현 회장은 회사에 대한 지배권 유지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해 손실을 입힌 장본인"이라며 "국민연금의 기권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 회장, 경영권 방어 여부 '촉각'

다음주 열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오는 29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는 당초 회사 측과 사모펀드 KCGI의 표대결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이 한진칼의 항고를 인용하면서 KCGI의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삭제됐다. 

한진칼로서는 큰 부담을 덜었지만 국민연금의 이사 자격 강화 제안은 또 다른 산이다. 국민연금의 제안은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이 재판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이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27일 개최되는 대한항공의 주주총회에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직 선임·해임은 의결권의 3분의2(66.6%)가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다. 현재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33.35%로, 추가로 34%가량의 지분을 확보해야 승산이 있다. 

현재 KCGI를 비롯해 참여연대,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반대를 권고했다. 해외 연기금 중에서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BCI)와 캐나다연금(CPPIB), 미국 플로리다 연금(SBA Florida)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는 22일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사가 담긴 주주들의 위임장을 공개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참여연대가 사기업의 경영 근간 흔들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태는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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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